오른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하라
오른손이 하는 일을 오른손도 알게 하라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9.07 09:0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사회복지에 대한 관심을 증진하기 위해 제정된 법정기념일. 2000년 개정된 ‘사회복지사업법’에 의해 매년 9월 7일로 지정되면서 20년 째를 맞이하고 있다.

이날은 사회복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사회 복지사 등 관련 종사자들의 활동을 장려하기 위해 만든 기념일이고 해당 분야에서 노력해온 이들에게 각종 시상이 주어지는 등 관련 행사로 이어진다.

물론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상당부분 축소되겠지만 국민으로서 알고는 있어야 하기에 그 뜻을 새겨본다. 본디 도움 이라는 게 어려운 이웃이나 사회구조상 나눔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인류 최고의 도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성경의 마태복음 6장3절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내용이 있다.

말 그대로 하자면 나누고 봉사하고 베품에 있어 생색내거나 돌려받을 생각하지 말고 본심에서 우러나야 하는 것이며 겸손 하라는 뜻이지만 작금의 상황을 보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한 둘이 아니다.

어려운 이웃의 사정을 돈 걷는 소재로 활용하여 불특정 다수로부터 금품을 챙겨 본래의 목적과는 달리 일부만 전달자들이 생색을 내고 대부분을 인건비나 기타 유지관리비 명분을 탕진하며 아예 직업적으로 종사하는 자들까지 늘어나고 있다.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이 같이 반사회적 파렴치한 행위는 입·출금에 대한 공개나 감사의 대상에서 제외되는 등 자선이라는 명분으로 누가 감히 파헤칠 수 있는 대상에서 벗어난다.

어쩌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죄다 까발려야 되는 상황에 직면했는지는 해당분야의 오욕으로 점철된 과거의 발자국들이 원죄겠지만 그나마 공개를 거부하는 단체들의 거부형태를 보면 자신들이 저지르고 있는 행위들이 단순히 금전적 이득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기부문화를 훼손하고 종래에는 정작 도움을 받아야할 수혜자들에게 간접적으로 피해를 준다는 점이다.

복지가 사회적으로 삶의 가치와 행복의 척도가 된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고 그러한 측면에서 정부는 세금 걷어 해당분야에 지출하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정책의 실행과정에서 누수가 많다는 점이다. 일단 예산의 크기부터 알아보면 기획재정부가 취합한 관계부처의 2021년도 예산 요구현황을 보면 총지출 기준으로 542조9000억 원이며 이 중 36%인 198조원이 고용·보건·복지예산이다. 사회안전망 확충에 사용될 예산은 현재 상황을 감안할 때 코로나로 인해 복지예산 지출은 더 늘면 늘었지 줄진 않을 것이다.

국민취업지원제도에 1조2000억원이 들어가고 실업급여 지급액은 평균임금의 50%에서 60%로 높아져 일하지 않고도 버틸 수 있는 지수는 상향된다.

실업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부담은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으며 내년 일자리예산이 30조원을 넘어설 것이며 예상이 아니라 현실이다.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지급되는 기초연금 예산도 15조원으로 늘어나고 일괄적으로 월 30만원을 지급하도록 하는 제도에 노인 인구의 증가로 2년 만에 단일 사업 예산이 4조원 가까이 불어났다.

기초생활보장 예산 역시 내년 15조원 정도로 증가하고 한번 늘리면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예산으로 이미 받아 버릇된 국민들 입장에서는 결코 외면할 수 없는 솜사탕의 달콤함이다. 이래저래 퍼준 예산이 적시적소에 쓰이면 다행인데 예컨대 어린이집 일부 원장들의 지원금 횡령은 이미 국민 누구나 다 아는 비밀이다.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인해 급한 불 끄듯 이러저러한 자금들이 쏟아지는 와중에 누구는 당장 죽어도 못 받고 누구는 웬 떡이냐며 요령껏 받아 챙기는 얌체족들도 있다.

현실적으로 볼 때 당정청이 6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경제위기 극복에 있어 피해가 큰 계층이나 저소득층을 우선 지원하는 선별지원 기조를 공식화했다.

청년, 특수형태근로종사자, 실업자 등 고용취약계층,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저소득층 등 피해가 큰 계층을 중심으로 사각지대 없이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상황이 곤궁하고 생활이 어려워 결혼 이후 산 결혼기념일 기념 패물과 생일 때 선물로 받은 패물을 팔고 하루 종일 울다가 잠들었다는 어느 젊은 부부의 고백에 이재명 경기지사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나아가 국가와 공동체에 대한 원망과 배신감이 불길처럼 퍼져가는 것이 제 눈에 뚜렷이 보인다고 제동을 걸었다.

이 지사는 재난지원금을 선별 지급할 경우 기존 소득이 산정 기준에 들어가는 등 지원금 수령에 제한이 있을 수 있으며 엄밀한 심사로 불만과 갈등, 연대성의 훼손이 우려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모두가 어렵고 불안한 위기에 대리인에 의해 강제당한 차별이 가져올 후폭풍이 너무 두렵다며 백성은 가난보다도 불공정에 분노하니 정치에선 가난보다 불공정을 더 걱정하라는 말을 인용했다.

전제한 부부의 넋두리처럼 결혼반지를 팔았다면 젊은 부부에게는 최악의 상황이다. 일단 사람이 살아야 하니 반지 판돈으로 당분간 급한 건 해결하겠지만 더 팔게 없게 되면 그때는 어쩔 것인가.

제때 월급 받는 사람들이 일괄적으로 다 줄까 더 어려운 곳에 나눠줄까 판단의 카드를 만지작거릴 때 어렵다는 기준은 서류상 부동산이 있거나 선정 기준에 도달하지 못하는 사람들 중 당장 끼니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대상자는 되지만 이래저래 먹고 살만한 자들도 있을 것이다.

마치 굶주린 사육장에 사료 통 들고 나타나 줄까말까 망설일 때 사육되는 가축들이 눈치 보며 서로 먹겠다고 아우성벌이는 형국이다. 진정한 복지국가는 천심이 담겨 있어야 한다.

 

김균식
김균식 다른기사 보기
kyunsik@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