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파업과 의대생 국가고시 거부 및 동맹휴학,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의사 파업과 의대생 국가고시 거부 및 동맹휴학, 과연 우리는 제대로 알고 있을까?  
  • 김장운 기자
  • 승인 2020.09.15 11:48
  • 댓글 1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송태홍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송태홍
의학박사,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송태홍정신건강의학과의원 원장 송태홍

지난번 코로나 블루(우울감)에 대한 글을 필자가 쓴 뒤로 코로나보다 필자를 더 우울하게 만든 일이 있다. 그것은 바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아는 ‘의사파업’과 관련된 것이다. 8월 초부터 지금까지 한 달이 넘도록 전공의 파업, 의사파업, 의대 본과 4학년 국가고시 거부, 의대생 동맹휴학 등 여러 가지 일이 있었다. 자세한 내용을 잘 모르는 사람들은 이게 무슨 일인가? 결국 의사들 밥그릇 때문이 아닌가? 했을 것이다. 하지만 또 아직 젊은 의사인 전공의들과 의사도 아닌 의대생들은 왜 그러는지 의아해 했을 것이고 공공의대 만들어서 의사 수 늘리고 의료 낙후지역에 의사 배치하면 좋은 게 아닌가 생각을 해 봤을 것이다. 

정부는 우리나라의 인구대비 의사 수가 다른 OECD 국가들에 비해 적고 수도권 및 대도시에 비해 지방의 의료접근성이 떨어지며 의사 인력이 부족하다며 공공의대를 만들어 공공의대를 졸업한 의사들을 10년 동안 의무적으로 정부가 필요한 곳에 배치하겠다고 하는 이 법안을 굳이 코로나 때문에 힘든 이시기에 통과시키려고 했다. 또 한방첩약을 급여화하여 건강보험에 포함시켜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첩약을 값싸게 받을 수 있게 하고, 원격의료 비대면 진료를 확대시키려고 한다. 언뜻 보기에 다 괜찮아 보이는 이 정책들에 왜 의사들은 반발하는가? 

먼저,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현재 OECD 평균 보다 적지만 국민들의 접근도는 OECD 최상위권이다. 게다가 급히 의사를 봐야하는 경우 타 OECD 국가들이 수일이 걸려도 의사를 못 볼 확률이 높은 반면 우리나라는 거의 100프로 당일에 의사를 볼 수 있다. 굳이 유명 대학병원의 교수나 명의로 소문난 유명한 의사를 만나려고 고집하지 않는 이상 누구나 쉽게 의사를 만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무엇이 문제인가? 수도권과 지방의 의료 인프라 차이 및 흉부외과, 외상외과, 산부인과, 감염내과 등 필수과의 부족이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정부가 나서서 이미 존재하는 지방의료원의 의료 질 개선 및 지방병원 설립하며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전공과의 진료를 하여도 해당 병원에 적자가 나지 않는 수익구조를 만들어 주고 의료 사고에 대한 특수보험 등의 제도적 보완을 해 주는 것이다. 실제로 필자가 생각하기에 정말 좋은 산부인과 병원들이 몇 번의 의료소송으로 인하여 폐업하거나 신생아 분만을 포기하는 경우를 종종 본다.  이대로 가다가는 우리나라에 분만할 수 있는 산부인과 병원은 갈수록 줄어들 것이며 심장 수술, 외상에 대한 수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거의 남아나지 않을 수 있을 것이다. 공공의대를 설립 한다 해도 그러한 의사가 나오기에는 지금으로부터 15년이란 세월이 걸리며 대학 외의 지방의료에 대한 다른 인프라 구축 없이 그 의사가 면허 취득 후 5~10년 그곳에 의무복무를 한다고 해도 투자에 비해 우리가 받을 수 있는 그 성과는 매우 미미할 것이다. 물론 그 막대한 투자는 국민 세금에서 나온다. 만약 공공의대가 정부의 뜻대로 설립되고 유지된다면 이러한 재정을 채우기 위하여 국민 개개인의 건강보험료는 상당히 오를 것이며 다른 꼭 필요한 곳에서의 건강보험 예산이 빠지면서 국민건강과 가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둘째, 한방 첩약은 과학적으로 성분을 알 수 없고 의사들이 처방할 수 있는 다른 약들과 달리 효과나 안정성에 대한 대규모 연구가 부족한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첩약이 효과가 있을 수도 있겠으나 그것보다는 이미 효과가 입증되었으나 비용이 너무 비싸 투약하기 어려운 항암제 같은 약들을 급여화해서 해당 환자를 살리는 것이 훨씬 국민을 위하는 일이지 않을까? 

이번 의사들의 단체행동은 의사 개개인의 이권 때문이 아니다. 눈앞의 환자를 치료하고 미래에 내가 맡을 환자의 치료를 위해 의학에 대해 공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못된 정책이 국민들의 건강에 해가 되는 것이 뻔히 보이는 데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이다. 그리고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으로 비상사태이니 당장 급하지 않은 공공의대 등의 법안은 일단 철회하고 코로나가 잠잠해지면 다시 논의하자고 의사 측에서 몇 번이나 부탁을 했는데도 정부가 끝까지 철회하지 않고 밀어붙였기 때문에 파업이라는 결과에 이른 것이다. 그리고 많은 국민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다르게 파업 중에도 응급실 진료와 코로나 선별검사는 지속하였다. 그렇게 양측이 서로 대립을 하고 있던 중 지난 9월 4일, 의사협회 회장과 민주당 당대표의 의정합의문이 발표되었다. 합의문에 ‘해당 정책철회’ 란 문구가 포함되길 원했지만 그 차선책으로 ‘코로나19 안정화 이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대한의사협회와 협의한다’라는 문구가 있었으며 대한의사협회의 집단행동은 중단되었다. 하지만 합의문 문구 자체를 비판적으로 보면 정부의 정책 강행을 막을 수 없는 법적인 강제력이 전무한 내용으로 볼 수가 있다. 심지어 합의문에 서명한지 하루 만에 여당 및 정부 관계자가 '코로나 이후 원점 재논의가 철회랑 같은 의미란 표현은 의협 회장의 주장이고 공공의대는 반드시 추진할 것' 등의 발언을 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젊은 의사인 전공의들과 의대생은 많이 당황했으며 의사협회와는 달리 단체행동을 지속했다. 특히 의대생들은 전공의가 단체행동을 1단계로 낮추고 병원으로 돌아간 시점에서도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가장 강한 수단인 국시 거부와 동맹 휴학을 계속적으로 지속해왔으며 합의문 작성 후 10일 뒤인 9월 14일 단체행동을 유보하기로 결정했다. 합의문의 내용과 작성 후의 정부 태도가 미심쩍지만 그럼에도 합의문은 '약속'이기에 그것을 존중하고 지키겠다고 약속하고 동맹휴학을 유보하고 원래의 자리로 돌아갔다. 그들은 제자리로 돌아가 학업에 충실함과 동시에 정부가 합의문을 어기지는 않는지 지켜볼 것이며 또다시 이번과 같이 엄중한 시국을 틈타 졸속으로 법안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주저 없이 다시 행동을 재개할 것이며 그때는 선배의사들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정부는 추진하던 잘못된 의료 정책을 철회하기 바라며 국민 건강을 위한 정책은 반드시 전문가의 의견을 꼭 반영주길 바란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파업지지 2020-09-16 14:50:26
나라 생각 안하고 표심 얻으려고 하는 정부 정책라는게 눈에 뻔히 보이는데.. 밥그릇 타령만 하는 사람들 보면 한심합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리안 2020-09-16 14:44:56
언론에서는 대부분의 논조가 의사들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집단이기주의로 보더라구요. 핵심은 그게 아니라고 봅니다. 진짜 문제는 무엇인지, 정말 필요한것은 무엇인지 글쓴이처럼 이해당사자의 의견도 같이 듣고 균형잡힌 시각을 견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동백이 2020-09-15 23:18:36
정말 의사의 밥그릇 싸움으로만 보였는데, 정부와 언론의 무서움을 알게 해준 사건이였네요..그래도 많은걸 내걸고 싸운 젊은 의사들을 보며 아직 더 공평하고 합리적인 정책이 실행되는 나라가 될 수 있으리라 희망합니다

얌냠 2020-09-15 22:49:07
공감합니다ㅠㅠㅠ 파업 중에도 코로나로 고생하는 의사들인데 정부는 이걸 기회로 보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응 1 합니다 2020-09-15 20:45:29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