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미향 국회의원의 무죄를 기대하며
윤미향 국회의원의 무죄를 기대하며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9.16 09: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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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검찰이 지난 14일 기소한 윤미향 국회의원의 범죄 혐의에 대해 당사자인 윤 의원이 즉각 반발에 나섰다.

정상 등록 박물관으로 속여 문체부나 서울시 등 18개 사업에서 약 3억 원을 부정 수령했다는 부분에 대해 절차대로 서류를 제출했으며 요건을 갖췄다는 것인데 검찰이 찾아낸 혐의가 영 헛다리를 짚은 게 아니라면 윤 의원의 답변을 감안할 때 둘 중 하나는 문제다.

검찰이 죄 없는 윤 의원을 과잉수사한 것이거나 윤 의원이 빤히 드러난 혐의에 대해 거짓말을 한 것이다.

다음 여성가족부 7개 사업의 인건비 6520만원을 부정한 방법으로 수령했다는 것인데 활동가들이 자발적으로 인건비를 기부했다고 주장했다. 기부금은 관련법에 의거하여 해당 지역 기관에 등록해야 하지만 이를 어기고 41억 원이나 모금했는데 이 또한 정대협 정관상 후원회비로 운영되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고 김복동 할머니 장례비를 개인계좌로 받은 것 또한 통상적인 기부금과 다르기 때문에 위법이 아니라는 답변이다.

검찰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개인계좌로 3억 3천 만원을 모금한 뒤 개인용도로 사용한 점과 법인계좌에서 2098만원도 개인 용도로 사용했다는 것, 마포쉼터 운영비 계좌에서 2182만원을 이체 받아 쓴 것도 포착됐다고 한다. 물론 윤 의원은 모금된 모든 돈을 공적으로 사용했으며 사적으로 유용한 바 없다고 한다. 윤 의원의 답변대로라면 아무 죄 없는 자신에 대해 이용수 할머니는 용서할 수 없다고 했고 검찰은 무리한 기소를 한 것이다.

도덕적으로 논란의 도마위에 오른 준사기 혐의는 더욱 첨예한 소재로 떠올랐다. 중증치매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총 9차례에 걸쳐 7930만원을 기부, 증여케 했다는 것이 검찰의 조사결과지만 윤 의원은 할머니가 자발적으로 기부한 걸 검찰이 할머니의 의사도 무시한 채 자신이 증여케 한 것으로 표현했다는 것이다.

점점 둘 중 하나는 돌아오지 못할 강을 건너는 형국이다. 특히 안성쉼터의 부동산은 시세보다 비싼 7억 5천 만원에 매수하여 해당 기관에 손해를 끼쳤다는 것인데 좀 더 명확히 표현하자면 사법기관의 견해에서는 서류상 해당 기관이지만 언론의 시각에서 보자면 한푼 두푼 기부한 자들의 마음이 모인 것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특히 할머니들이 기거해야할 쉼터를 50여 차례나 대여해 미신고 숙박업을 운영한 공중위생관리법 위반 혐의까지 받고 있다. 이 또한 숙박 시설로 치부한 검찰의 시각이 참담하다며 부당성을 주장했다. 고유의 매수 목적이 아니라 일반인이 숙박한 걸 숙박했다고 표현해도 윤의원 입장에서는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위의 것만 나열하자면 검찰이나 윤미향 의원 둘 중 하나는 분명히 국민 앞에 상과 벌을 나눠 받아야 한다.

필자는 윤미향 국회의원과 일면식도 없거니와 편을 들어야 할 어떤 이유도 없지만 윤미향 의원의 무죄를 기대한다.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인해 아무 죄 없는 해당 단체의 장이 국민들에게 파렴치한으로 몰려 그동안 노력해온 모든 것이 물거품이 되는 걸 원치 않는다.

윤미향 개인의 안녕을 바라서가 아니라 현역 국회의원으로서 대한민국 의정 사상 최악의 흔적으로 남을 것이 안타깝고 검찰이 부정수급으로 치부한 만큼 여가부나 서울시 관련 공무원 또한 관리 감독 소홀과 업무상 과실을 피해 갈 수 없는 만큼 누군가는 책임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윤미향 국회의원의 답변에 타당성이 있어서 아무도 다치지 않길 바라지만 결과는 두고 볼 일이다. 반대로 검찰의 기소내용이 맞다면 그때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까. 검찰의 기소내용대로 재판부에서도 범죄 혐의가 인정되어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라도 유죄 판결이 난다면 사태는 일파만파다. 단순히 윤미향 국회의원의 당선무효가 중요한 게 아니라 공천을 준 뒷배가 누구이며 당선 이후 4개월이나 수사를 질질 끌어온 원인과 이를 방패 하려던 세력들도 모두 지탄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

여당은 국민 앞에 석고대죄 해야 하고 이를 견제하지 못한 무능한 야당도 반성의 여지가 있어야 한다. 물론 필자의 바람 일 뿐 어느 당도 멀뚱히 딴 데 보는 척하는 태도가 예상되지만, 이 또한 어제오늘일 인가. 이제 둘 중 하나는 엄청난 짓을 한 것으로 종결난다.

전자라면 천하에 둘도 없이 나쁜 범죄를 찾아낸 사법부의 훌륭한 족적으로 남을 것이고 후자라면 검찰의 무리한 기소가 얼마나 남용되었는지 증명될 것이지만 어중간하게 넘어갈 것이라면 검찰의 명예나 정의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 추락은 피할 수 없게 된다.

제발 그러지 말아야겠지만 검찰의 기소내용이 맞다면 그러면 한국을 보는 외국의 시각은 어떨까. 자국의 치욕을 수습하는 단체가 엄청난 고통을 감수한 할머니들을 악랄하게 이용했다는 점 자체가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역사적 오점으로 남게 될 것이며 같은 국적이라는 점 하나만으로 창피해서 살 수가 없게 될 것이다.

최근 방탄소년단이나 골프의 박세리 선수, 축구의 박항서 감독 등 국가를 빛낸 인물들이 많은데 비해 한 방에 국격 추락을 가져온 것이라 치부할 수 있다.

뿐인가 기부금은 단순한 돈이 아니라 할머니들을 돕고 싶은 애국심에 학생들의 호주머니 까지 털은 돈이며 이로 인한 기부자들의 상처는 훗날 어떤 열악한 환경에도 동정심이 회복될 수 없는 여지를 남기는 것이기에 가장 잔인하고 악랄하고 천벌이 더해져야 할 범죄인 것이다.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며……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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