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늙어가는 대한민국 빈익빈 부익부
갈수록 늙어가는 대한민국 빈익빈 부익부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09.24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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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한국인의 평균연령이 해가 갈수록 점차 높아가고 있다. 노인들은 평균수명이 길어지는 반면 어린아이들의 출생률은 낮아가기 때문인데 이대로 가다간 10년 후쯤 거리에 노인들이 판을 치고도 남음이 있다.

어제는 보건복지부 산하 중앙자살예방센터 중앙심리 부검센터에서 발표한 2019년 사망원인 통계 중 자살이 차지하는 분포를 밝혔다. 해마다 산출되는 이 통계는 2019년 기준, 2020년 9월경에 발표된다. 한국도 이미 2017년 고령시회에 진입하면서 80세 이상의 사망자가 전체 사망에서 47%를 차지하고 이는 10년 전보다 14.8%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3대 사인은 암, 심장 질환, 폐렴이 전체 사망의 45.9%를 차지하는 가운데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요구되는 상황이다. 반면 10대부터 30대까지는 사망원인 1위가 자살이었고 40대부터는 암이 사망원인 1위로, 자살이 2위로 손꼽혔다.

극단적 선택은 남자가 여자보다 2.4배나 많았다. 하루 평균 37.8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는데 20대 전체 사망자의 절반 이상은 자살에 의한 것이었고, 2030 여성들의 극단적 선택이 크게 늘어 눈길을 끌고 있다.

어제 발표한 집계에 의하면 지난해 자살 사망자 수는 1만3799명으로 2018년에 비해 계속 늘고 있는데 한국은 2018년부터 2년 연속 OECD 회원국 중 자살률이 가장 높은 국가로 나타났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시작된 자영업자와 비정규직 노동자, 식당 일용직 등 비숙련 노동자들의 일감 경쟁은 더 치열해지면서 궁지에 몰린 사람들의 선택이 그러했다. 전문직들도 처참한 도미노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빚으로 연명하다 카드론 연체채권 잔액은 지난 1월 4961억2000만원에서 지난 7월 5139억4500만원으로 178억2500만원 가량 증가했다.

사정이 이러할진대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에게 은행 문턱은 높았다. 대출이라도 해보려면 이것저것 떼 오라는 서류도 많고 그나마 안 받아주는 은행이 태반이다. 결국 선이자를 떼고 지급해주는 불법 대부업에 휘말려 빚독촉을 받다가 또다른 범죄의 피해자로 남게 된다.

최악의 상태에서 소액이라도 빌리기 위해 막대한 이자상환을 하다보면 조금씩 말려들어 종래에는 최악의 길을 선택하게 되는 것이다. 이래서 가난한 사람일수록 빈익빈이라는 말이 생긴 것이었고 법으로 해봐야 답도 안 나온다.

갈수록 심각한 경제상황은 젊은 여성들의 수입단절로 인한 폐단이 곳곳에서 눈에 띈다. 사채를 썼다가 해결되지 않으면 몸으로 때우라며 업자들이 성관계를 요구하고 한번 발 디딘 늪은 좀처럼 헤어 나오지 못하게 되니 사소한 고시원 숙박비에 치여 최악의 결정을 하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다. 자살의 경우 마음은 먹지만 결코 쉽게 선택할 수 없는 경우다.

하지만 대법원 통계자료를 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코로나19가 창궐했던 기간 동안 법원에 접수된 개인 파산 신청은 총 3만 3000건으로 작년 대비 2152건이 증가했다.

세부적으로는 7·8월 두 달 동안 큰 폭으로 증가했으며 9월에도 이미 폭발적인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대부분의 원인이 경제적 이유라는 점은 이들의 돌파구가 없기 때문이며 돈으로 귀결 지어지는 상황을 해소할 방법은 사실상 전무한 실정이다.

반면 국민들의 허리가 휘청거리는 동안 경실련이 공개한 자료에 의하면 국민의 힘 전봉민 의원은 48억 원에서 914억 원으로, 같은 당 한무경 의원은 163억 원에서 542억 원으로 더불어 민주당 이상직 의원도 40억 원에서 212억 원으로, 같은 당 문진석 의원도 28억 원에서 65억원으로 각 당선 전과 후의 재산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다.

돈이 돈을 번다고 있는 사람은 점점 더 늘어나는 게 돈이고 없는 사람은 늘어나는 게 빚이다. 정부는 어제 임시 국무회의 직후 긴급 재정관리점검회의를 소집해 4차 추가경정예산 상에 반영된 각종 지원금에 대한 지급 계획을 추석 전으로 잡고 총 1천23만명에게 6조3천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준비했다.

하지만 정부가 시중에 풀어놓은 재난지원금이 없는 국민들한테는 사용할 수밖에 없는 소비로 이어졌겠지만 어렵지 않은 국민들은 일단 자기 돈은 안 쓰고 재난 지원금을 쓰기 때문에 모든 자금이 소비로 이어진 것은 아니라고 볼 수 있다.

계산적으로 볼 때 지난 1차 때 12조 2천 억원을 풀어도 소비에는 절반도 안 되는 돈이 돌았으며 결국 정부만 막대한 빚을 안게 된 셈이다.

기획재정부 자료를 보면 이번 2차를 포함해 약 20조원의 빚이 생긴 셈인데 지난 2016년 627조원이던 국가채무가 2022년이면 1070조로 늘어날 예정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3년 동안 220조원이 늘었고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220조가 더 늘어난다면 그 빚은 누가 갚느냐가 관건이다.

받아버릇 된 습관은 지속적으로 주지 않으면 자력에 의한 수입구조가 부실해져 재기의 가망성은 더 어려워진다. 5천만 개의 입에 거미줄 치지 않으려면 삼시세끼 한 번도 거르지 말고 배고프지 않게 채워줘야 한다. 가능할까.

한쪽에서는 창고에 금은 보화를 산처럼 쌓아두고 헐벗고 굶주린 백성들에게 서푼 던져주며 달래면 당장은 울음을 그치겠지만 다시 배고프면 그때 어쩔 것인가. 이러다 뭔일 나는 것은 시간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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