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대차 3법에 묶인 홍남기 부총리... 의왕시 아파트 처분 ‘난관’
임대차 3법에 묶인 홍남기 부총리... 의왕시 아파트 처분 ‘난관’
  • 김균식 기자
  • 승인 2020.10.16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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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기획재정부)

(경인매일=김균식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임대차 3법'에 의해 의왕시 아파트를 팔지 못할 상황에 놓였다. 홍 부총리는 현 정권에서 부동산 대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왔기에 이 상황이 더욱 모순적이라는 평이다.

홍 부총리의 의왕시 아파트가 묶인 것은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새 집주인의 재산권이 과도하게 축소된 탓이다.

현재 홍 부총리는 의왕시 아파트가 9억원이 넘는 상황이기에 전세자금대출을 받지 못할 상황에 놓였으며 서울 내 전세대란이 극심해져 본인이 실 거주할 전셋집도 구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자신이 주도해온 정책으로 인해 본인이 피해를 보는 웃지 못 할 상황은 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얼마나 허점 투성이었는지를 잘 보여주는 단면이다.

기획재정부와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홍 부총리는 현재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 매각과 서울 전셋집 계약 모두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임대차 3법의 여파다.

다주택자 논란을 피하기 위해 의왕시 아파트를 처분하고자 한 홍 부총리는 기존 세입자의 계약 갱신청구권 행사로 인해 아파트 매각이 불투명해졌다. 매수자와 매매계약까지 맺었으나 현 세입자가 계약갱신청구권 행사를 밝혀 매매계약이 파기될 상황인 것이다.

기존 세입자는 주변 전셋값이 급등해 이사할 곳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기에 2년 더 전세를 연장할 수 있는 계약갱신청구권을 행사했다. 이 결과 홍 부총리에게서 의왕 집을 사려던 매수자는 6개월 내 전입을 할 수 없게 됐다. 결국 그는 주택담보대출을 받지 못했고 홍 부총리에게 잔금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 놓였다.

결국 이 거래에 연관된 3인이 모두 임대차3법의 피해자가 된 상황이다. 의왕시는 6.17 부동산대책에서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되어 담보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사는 사람은 6개월 내에 전입해야 하기에 매수자 또한 발만 동동 구르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 가운데 홍 부총리 또한 기존에 거주하던 마포구의 전세집을 비워줘야 하는 상황에까지 놓였다. 마포구의 집주인이 실거주하겠다며 전셋집을 비워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 아파트의 전세보증금이 2년 사이 2~3억 가량 오른데다가 매물조차 없어 홍 부총리는 아직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 홍 부총리가 새 전셋집을 구하기도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12.16 부동산 정책에 따라 시세 9억원 이상의 주택을 가진 사람은 전세자금대출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홍 부총리는 의왕시 아파트를 9억 2천 만 원에 팔고자 했으나 상기한 이유에 거래가 완료되지 못해 여전히 등기상 아파트 소유자로 되어 있는 상황이다.

종합적으로 홍 부총리가 마포구 인근에서 전셋집을 구하기 위해서는 전세대출 없이 수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그러나 홍 부총리는 이런 상황 속에서도 임대차 3법이 세입자 주거안정에 기여한다고 발언해 논란이 되고 있다.

홍 부총리는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8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전세대출 공적보증' 분석 결과 기존 임차인의 주거안정 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임대차 3법 제도가 정착될 경우 주거안정 효과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현실과 동떨어진 발언이라는 평가다.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10월 2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8% 오르면서 68주 연속 상승했다. 전월세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 시행, 가을 이사철 영향으로 역세권 단지 위주로 전세가격이 올랐다.

서울 아파트 전세대란은 경기권으로 번지고 있다. 경기 성남시 분당구 판교역 인근 백현마을휴먼시아 6단지는 지난 8일 전용 84㎡ 전세계약이 10억원을 훌쩍 넘겨(10억8000만원) 이뤄졌다. 전세대란이 발생하자 수요자들의 '패닉 바잉'(사재기)으로 집값은 더 오르는 추세다.

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이번주 0.01% 상승해 19주 연속 올랐다. 시세 9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고가 주택'으로 분류하는 정부 잣대로 본다면 서울 아파트의 절반은 이미 고가주택에 들어섰다.

KB국민은행 부동산 리브온이 발표한 월간 KB주택가격동향 자료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0억312만원으로 집계됐다.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한 것은 KB국민은행 집계 이후 처음이다.

서울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도 지난 7월 9억2787만원으로 9억원을 넘어섰다. 중위가격은 주택 매매가격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때 중간에 있는 가격을 뜻한다. 

현재 부동산업계와 전문가들은 이러한 전세대란과 집값 폭등의 근본적 원인이 '임대차 3법'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제적으로 실시하는 '계약갱신청구권제'와 '전월세 상한제' 등의 무리한 규제 결과 임대차시장이 왜곡됐기 때문이다.

계약갱신청구제를 통해 집주인기 기존 세입자를 내보내지 못하면 시장에는 필연적으로 전세가 줄어들게 된다. 

시장에 새로 진입한 임차인은 살 곳을 찾기 어려워지고, 역세권이나 입지 좋은 지역 전셋값은 폭등하는 현상이 벌어진다.

기존 세입자도 계약기간이 끝나갈수록 불안한 상황에 놓인다. 전세품귀로 집주인의 협상력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또한 임대인은 저금리 상황에 전세금을 받느니 월세를 받는 게 유리하다. 정부가 임대차 3법을 시행한 탓에 무주택 서민이 더 힘들어지는 것이다.

임대차 3법에 대한 헌법소원도 진행 중이다. 헌법소원은 공권력으로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이 침해된 경우 헌법재판소에 제소해서 그 침해된 기본권의 구제를 청구하는 제도다.

대한주택임대인협회는 임대차 3법에 대한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 청구인은 등록임대사업자 및 일반임대인이다. 협회는 이석연 전 법제처장(법무법인 서울 대표변호사) 등을 변호사로 선임했다. 이 전 법제처장은 행정수도를 이전하려는 노무현 정부를 상대로 헌법소원을 내고 위헌결정을 끌어냈던 인물이다.

협회는 "계약갱신청구권제, 임대료증액 상한을 골자로 하는 주택임대차보호법은 국민의 계약의 자유와 재산권, 사생활의 자유, 거주이전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적 요소를 담고 있다"며 "임대인과 임차인의 기본권 침해를 구제받기 위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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