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되찾아야 할 것들
코로나19 이전과 이후에 되찾아야 할 것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10.26 09: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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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전 세계적으로 재앙이 된 코로나19, 서방 국가들의 초미의 긴장이 러시를 이룬 것과는 달리 한국은 전 국민들의 철저한 협조와 의료진들의 노력으로 인해 진정국면으로 들어섰다.

돌이켜보면 한반도에 닥친 재앙은 이미 역대 과거를 거슬러 볼 때 파란만장한 전력이 있었다. 조선 현종 재위 기간인 1670년과 이듬해 1671년에 있었던 경신대기근은 조선 인구의 1,200~1,400만 명 중 약 90만에서 150만 명이 사망하는 피해를 입었다.

온갖 자연재해가 집중해서 일어났으며 숙종 21년 때인 1695년부터 25년인 1699년까지 있었던 을병대기근에도 7년 만에 당시 인구의 19.7%인 141만 6,274명이 희생됐다. 물론 자연재해도 있었지만, 역병의 창궐로 인해 그 피해는 극심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의 인구로 비교하자면 1,000만 명 정도가 사망한 것이나 진배없다. 어쨌거나 그러한 시련을 겪고도 다시 끊임없는 외부의 침략과 동족상잔의 비극까지 견뎌낸 민족이다.

광복이후 너무나 안정된 시대적 흐름 덕분에 전 세계인들의 평가 속에 한강의 기적이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이번 코로나19는 다행히 정부의 신속한 대처와 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큰 피해 없이 소강상태를 보인다. 사망자나 확진자의 발병률을 보면 타국의 어느 국가보다 매우 낮은 점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피해가 적다 하더라도 감염된 환자보다 일반시민들이 겪어야 할 경제적·정신적·문화적 변화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피해를 입었다. 혹자는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말과 함께 달라진 새로운 문화에 적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자조의 목소리가 설득력을 얻고 있다.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두기로 달라진 문화 중 가장 큰 것은 인륜지대사인 결혼식과 장례식이다. 하객을 부를 수 없고 부모의 초상에 문상할 수 없는 최악의 사태로 이어졌다. 감염 확산 우려로 가게들이 문을 닫고 연차적인 도미노 현상으로 경제는 사상 초유의 바닥을 쳤다.

뿐인가. 모임을 안 하고 노래하고 춤추고 놀아야 신명 나는 분위기, 모임에 빠지면 사회생활에 문제가 생길 것 같았던 분위기들이 막상 중단되고 보니 나름 개인적인 시간과 금전적 여유를 갖게 되었으며 굳이 모이지 않아도 사는 데 지장 없음을 알게 됐다.

2020년 2월 발병이후 10월 현재까지 정부는 나름대로 재난지원금으로 급한 불을 끄고 어려운 와중에도 마스크 쓰기나 거리두기에 따지지도 않고 무조건 협조하는 국민성이 우수한 방지 역할을 했음을 평가받고 있다.

초기에 특정 종교단체가 비난의 대상이 되었으며 국민들 간의 이념 갈등으로 빚어진 집회나 시위가 해당 질병으로 인해 동결되기도 했다. 자칫 정치화 이슈가 될 뻔했던 코로나19, 이제 조금씩 해제되는 분위기가 무르익으면서 과거처럼 다시 거리가 붐비고 하나 둘씩 마스크 착용을 내려놓는 시기가 오고 있다.

다행히 민심도 흉흉해지지 않고 밑바닥까지 가지 않은 실물경제가 재생되기를 바랄 뿐이다. 이보다 더한 일도 다 이겨낸 민족이다. 돈이 부족하더라도 서로 돕는 훈훈한 이웃사랑으로 다가오는 겨울 추운 날씨에 더 이상의 불행이 중단되길 기대한다. 이제 막혔던 소통을 다시 열어 이웃집의 안부도 물어보고 나만 살 것이 아니라 모두가 같이 살아야 한다는 마음으로 이웃의 불행을 강 건너 불 구경 할 일이 아니라는 점이다.

관공서마다 어려운 이웃을 응급 구제한다는 문구가 있고 위급할 때 솟아나는 우리 민족 특유의 훈훈한 민족성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관심이 우선이다. 죽을 만큼 힘든 이웃이라도 안부를 물어보고 작은 정성이라도 전한다면 살아갈 용기를 얻을 것이며, 세상은 결코 혼자만이 살 수 없다는 것이 사람 사는 이치다.

서로를 아끼는 인애정신으로 물질보다 사람이 소중하며 작은 관심이 큰 재앙을 막을 수 있음을 전제한다. 하지만 말로는 무슨 짓을 못할까. 중요한 건 실천이다. 내가 먼저 주변 사람에게 안부를 물어보는 것과 혹여 절망적인 징조가 보이면 차 한잔 술 한잔, 밥 한번 카톡 한건이라도 먼저 보내는 행동이 중요하다.

여의도를 누비며 안산을 떠올리면 한번쯤 봐야지 하는 인사를 자주 듣는다. 언제 밥 한번 먹자는 제안도 자주 받는다. 그렇게 숙제처럼 쌓아둔 밥 약속 술 약속이 이제는 실천해야 할 때가 왔다.

내가 먼저 실행에 옮길 때 너도나도 우리도 다 같이 다시 기지개를 켜는 것이고 잠시 숨죽였던 사회 전반의 생명력이 재활하는 것이다. 그제는 주민자치협의회 회장을 만나 민심을 들었고, 어제는 여의도 국정감사에서 핏대를 올리던 모 국회의원을 만나 주변 상황을 들어보기도 했다.

국회는 단순한 말싸움의 전쟁터가 아니라 각 정당별 주장과 상대 당의 독주를 견제하는 역할을 해야 하는 무대이기에 피할 수 없는 정쟁이다. 이미 남인·서인·북인이 그래왔었고 온갖 당파로 나눠 조선왕조 오백 년이 그래왔다.

국민이 국회에 대한 편견을 가져왔다면 그 의원을 선택한 사람은 국민이다. 코로나19가 특정 정당의 실정에 면피 역할을 했다면 그 또한 보는 자의 견해에 따라 그럴 수도 아닐 수도 있기에 긍정적 사고와 정치에 대해 간섭이 아니라 관심을 두는 열정도 필요하며 무대에 올라가 싸우는 의원들에게 힘내라는 응원의 배려도 필요하다.

그 어떤 것도 이유가 있는 것이며 정확히 알지 못하고 함부로 말할 일이 아니다. 주민자치 협의회 회장님도 국민들의 현 상황을 면면이 알려왔다. 이제 남은 건 우리를 지키는 일은 국회도 국방도, 그 누구도 아닌 우리 자신이라는 점을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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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규 2020-10-27 10:10:35
힘내세요

주엽 2020-10-27 09:15:44
화이팅 하세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