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맞고 사는 여성들이?
아직도 맞고 사는 여성들이?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11.10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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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아직도 맞고 사는 여자가 있다. 그것도 엄청 많다. 요즘 누가 그러고 사나 싶지만 가정폭력은 여전히 근절되지 않고 있는 후진국형 범죄다.

과거 일제강점기에 시작해 조선에 남았던 말 중에 여자와 북어는 패야 한다는 말이 있었다. 말도 안 되는 말을 전해오면서 가정폭력의 주범인 남자들의 범죄행위가 미화되던 시절, 일각에서는 부부싸움은 개입하는 게 아니라며 아내를 때려도 경찰이 수수방관하던 시절, 가부장적 풍습과 여성들에 대한 폄하와 편견이 자연스러운 시절이 확실히 있었다.

과거에도 이름 있는 사대부 집안이나 고관대작들이라 온갖 폼을 잡으며 부인에게 정중하기도 했지만 일반 백성들 중 파렴치한 인성이나 못 배운 불한당 같은 가장들은 가족을 마치 종 다루듯 하는 경향이 적지 않았다.

언제부턴가 연애 시절 감금당하다시피 강제성을 가진 소유욕의 연장선상에서 부부가 되고 권위를 가장한 가장들이 힘으로 가정을 다스리던 시절 또한 분명히 존재했었다. 세월이 지나 남녀 간의 다툼 끝에 손찌검이나 협박성 발언은 데이트 폭력으로 형사 처벌 감이 되거나 접근 금지 가처분의 대상이 되기도 하고 결혼한 부부도 아내가 원치 않는 성관계는 성폭력에 해당하니 점차 남녀평등의 시대는 무르익어가고 있다.

통상 요즘 세상에 맞고 사는 여자가 어디 있겠냐며 가정폭력이 근절되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그럴까. 아니다 경제적 이유와 참고 살아보자는 인내와 좋아지겠지 라는 기대와 그래도 장점이 더 있는데 아이들 아빠라는 이유로 견디며 사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간밤의 전쟁터는 다음 날 아침 언제 그랬냐는 듯 빌고 빌어 다시 회복되고 이러한 악순환은 쉽게 근절되지 않는다.

지난 5일 경기도 안산의 단원병원에 해바라기가 피었다. 신관 7층에 문을 연 해바라기 센터는 지난 2013년 7월부터 한도병원에서 출발했다가 7년 동안 약 5천1백 명의 피해자에게 8만9천 건의 상담, 의료, 수사, 법률서비스를 제공하는 성과를 올렸다. 경기도 서남부권을 담당하는 해바라기센터는 단원병원 신관 7층에서 운영되고 있다. 세월이 흘러 이제 맞고 살지 않고 성폭행을 당해도 수치심보다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는 시대에 봉착했다.

과거 자식들의 장래를 생각해서 이혼만큼은 안 하려 했는데 시대가 변하고 나니 자신의 삶에 대한 회한과 얼마 남지 않은 미래에 대한 미련이 생기는 것이며 그러한 이유로 황혼 이혼이 급증하고 있다.

가정폭력은 대물림되는 경우가 많다. 성장하는 시기에 보고 배운 것이니 자연스레 답습하는 것이고 반대로 나는 절대 저러지 말아야지 하는 반대급부적인 반항심으로 다음 세대에서는 어금니 물로 질색하지만 잠재된 폭력의 각인된 모습들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것이다.

사실상 가정폭력은 시대와 무관하다. 조선 시대에도 가진 건 없으나 성실하고 자상한 가장이 자식들을 애지중지 키우며 도란도란 행복하게 사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작금의 시대에도 더 잔인한 방법으로 성적학대 및 간접적 방법으로 가족들을 괴롭히는 인간들이 존재하는 것이다.

특히 술과 도박이 결부되면 상태는 더욱 더 악화일로다. 통상 상식적인 판단으로 성폭행 피해를 보면 경찰에 신고할 것 같지만 여성으로서의 수치감이나 조사 과정에 발생하는 2차적 스트레스는 아무리 여경이 살펴도 당사자가 아니고서는 감당하기 힘든 요소들이 산적하다. 더구나 영상 촬영을 당했거나 경제적으로 엮인 경우 신고 이후 감당해야 할 일들이 결부되기 때문이다.

사회적 위치로 갑의 입장이거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경우, 업무적 편의를 미끼 삼아 성관계를 요구하는 등 다양한 방법이 동원되는 복잡한 사회 구조는 피해자냐 합의하고 맺어진 관계냐가 매우 애매한 실정이다. 처음 관계할 때는 반 강제성이라도 막상 지속해서 이어지다 보면 뿌리치지 못할 이유가 발생하고 종래에는 연인 관계로 발전하는가 하면 연인 관계에서 어떠한 이유로 이별을 통보하면 보복성 대립 관계로 변하는 것이 남녀 관계라 할 수 있다.

그래서 나온 말이 남자는 허리띠 아래에 대해 논하는 것이 아니라든지 누구든 자유롭지 못한 자신만이 아는 비밀이 있기 마련이라는 말도 있는 것이다.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식물에게 신이 주신 번식의 과정에 쾌락이라는 선물이 덤으로 더해진 것도 남녀 관계의 성숙한 배려는 참으로 아름답고 중요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빗나간 감정은 사랑을 빙자한 범죄라는 것과 조화롭게 서로 잘 어우러졌을 때 사회는 더욱 행복한 나라를 이뤄 가는 것이다.

남녀의 정상적인 교합 과정에 발생하는 일련의 과정들을 무조건 범죄라 한다면 국내 그 많은 숙박업소는 폐업해야 하며 술집, 식당, 기타 짝짓기 수단에 활용되는 업종은 사라져야 한다. 그렇게 맺어지고 발전해 가는 결론에 결혼이라는 축복의 순간도 있는 것이며 장차 이 나라를 이어갈 다음 세대도 있는 것이다.

그러기에 무조건 적인 여성 중심의 편파적 견해도 문제지만 여성을 잘 보호하고 위해주는 것이 사회가 건전하고 건강하게 무르익는 과정이다. 젊은 남녀가 서로 사랑을 하고 건전한 관계를 통해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것, 국가가 권장하고 주인공들도 건강해야 가능한 일이다.

성 문제는 발생한 다음에 비극적 사회 문제로 대두되는 것 자체를 사전에 예방하고 사후약방문이 되지 않도록 무조건적인 형사처벌 보다는 직장이든 학교에서든 인성 교육이 실행된다면, 그리고 그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당연시 되는 날, 그늘진 사각지대에서 매 맞고 사는 여성들이 자취를 감출 것이다. 밖에서 짹소리도 못 하는 남자들이 힘없는 가족들에게 큰소리치는 경향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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