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과 민주노동당은 19일 야당대표들과 국회의장과의 회동을 통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추진하고자 하는 이명박 대통령의 제안을 거부했다.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쇠고기로 정국이 들끓고 있는데 왜 자꾸 FTA문제를 꺼내느냐"며 “이렇게 불쑥 FTA를 처리하자고 야당 대표 회동을 제안하면 받아들일 수 없고 오히려 불쾌지수만 증폭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최 대변인은 “쇠고기 문제에 대해 국민이 응답하라고 했는데 자꾸 FTA를 처리하려는 꼼수만 부리면 국민들은 더욱 분노할 뿐"이라며 “왜 통합민주당을 자꾸 막다른 골목으로 모느냐"고 비난했다. 그는 또 “쇠고기 문제가 아니더라도 FTA 국회 비준은 미국 의회의 상황과 맞물려 결정해야 하며 피해 분야와 보완책을 적극 강구하면서 비준해야 한다는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며 “미 의회가 움직이지 않는 한 국회가 서둘러 비준할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그는 ‘멕시코도 먼저 FTA를 비준했다가 설탕 문제로 미국으로부터 압력을 받았다"며 “광우병 발병시 수입중단 명문화 정도로 FTA를 처리한다는 정부의 입장은 국민이 걱정하는 지점을 한참 잘못 짚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들은 광우병으로부터 보호받는 협상을 원한다"며 “쇠고기와 FTA를 엿 바꿔먹듯 하는 정부의 자세부터 고치라"고 주문했다. 차영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청와대에서 야당 대표 회동과 관련한 공식 요청이 오면 FTA와 함께 쇠고기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도 야당 대표들과 논의할 의지가 있는지를 확인한 이후 제안을 신중하게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동당 박승흡 대변인은 “미국 쇠고기 재협상을 원포인트로 하는 회동이 되어야 한다"며 “청와대가 FTA 강행 처리를 갖고 야당 대표들과 회동을 갖자고 한다면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거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박 대변인은 “국정이 혼란스럽고 온 나라가 뒤숭숭한 상황에서 대통령이 야당 대표들과 만남을 갖고 의견을 수렴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당연히 심도 있게 의논해야 할 것은 ‘미국 쇠고기 재협상'에 대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