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식별은 국민의 기본이다
피아식별은 국민의 기본이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0.11.23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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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집안에 강도가 들면 누가 지킬까. 112? 아니면 가장인 남편이 몸으로 싸워서라도 흉기를 든 상대방을 제압해야 할까.

혹시 다 큰 아들이라도 있다면 같이 합세해서라도 가정의 위기를 막아 낼 수 있을까. 야밤에 침입한 강도는 이미 단단히 마음먹고 준비한 상태지만 마른하늘에 날벼락처럼 자다가 놀란 피해자들은 속수무책 떨고만 있어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나마 돈이나 귀금속이라도 털어서 조용히 나간다면 사람은 다치지 않겠지만 강도 입장에서는 자신의 안위를 위해 사람을 다치게 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혼자 사는 여성이거나 강도의 인원이 다수라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이처럼 한 집안의 몰락은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고 현재도 강력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지만 먹고 살기 어렵거나 이미 직업으로 전락한 자들의 범죄는 누구든 그 피해대상이 될 수 있다. 운이 좋아 나만 괜찮으면 다행일지 모르지만 가능성은 모두에게 적용된다.

좀 더 폭을 넓혀 대한민국을 상대로 총칼을 휘두르며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상대가 누굴까.

밤낮없이 대화, 평화, 운운하지만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이다. 그래서도 안 되고 그럴 리야 없겠지만 이미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높은 것이 남과 북의 피할 수 없는 운명이자 현실이다.

1950년 6월 24일 밤에도 대한민국의 사회적 분위기나 국민들의 마음에는 3년 간의 피비린내 나는 동족상잔을 상상도 못 했다. 설마하며 현실에 안주하다 양측 모두 엄청난 피해를 기록하며 휴전에 들어갔지만 정작 남긴 상흔에 대해 책임지거나 향후의 재발 방지보다는 아직도 이산가족들이 살아 생전 상봉을 못 하는 게 현실이다.

같은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글로벌 세계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면야 그만한 경사가 없겠지만 이미 70년이라는 공백 속에 각기 다른 체제와 이념의 대립은 결코 쉽게 풀리지 못할 숙제로 남아있다.

지금처럼 대한민국 정부 내에서도 여아가 있고 기득권과 중산층과 서민층이 있어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은 물론 고소·고발이 갈수록 증가하는 치열한 사회구조가 형성됐는데 남과 북이 하나가 되면 지금의 대립과 갈등은 거론의 여지조차 없을 것이다.

점점 멀어져가는 남북통일의 꿈이 문화예술, 스포츠, 관광, 경제 분야에서 부분적으로나마 교류되는 듯하나 국운이라는 것이 그렇게 장밋빛 청사진처럼 우리 민족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 그래왔듯 강대국들의 이해타산에 맞춰 언제든 남과 북은 적과 아군으로 총부리를 겨누는 표적이 되고도 남음이 있다. 해볼 건 해봐야지만 아닌 건 아니라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남북한의 모든 군사전략이 전술, 훈련, 표적을 보면 대부분 서로를 겨냥하고 있다. 북한이 남한을 넘어 일본을 공격할 것인가, 아니면 중국과 한판 맞짱을 뜰 것인가. 반대로 대한민국이 외침에 대해 방어하기 바쁘지 언제 누굴 공격할 마음을 감히 먹을까.

지리적으로 보나 현실적으로 보나 남한의 국방력은 북한을 주적으로 삼고 훈련이나 사격을 하는 게 목적이다. 마음 같아서는 오랜 기간 우리 조상들을 괴롭힌 중국이나 러시아, 또는 일본을 향해 미사일 발사 타깃을 삼아야 하는 게 맞다.

같은 민족끼리 한번 대판 싸웠으면 같은 일을 반복해서야 되겠는가. 남과 북이 하나 되기 위해 정부는 통일부도 마련하고 기업과 협력하여 관광도 추진했으며,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대통령과 북한의 책임 있는 인사들이 나란히 등장하는 모습도 보였다.

여야나 보수·진보를 떠나 적과 아군은 구분하자.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2010년 11월 23일 오후 2시 30분경 인천광역시 옹진군 연평면에서 발생한 포격사건으로 아군 2명 전사, 16명 부상, 민간인 2명 사망, 3명 부상이라는 피해가 발생했다.

의문이고 자시고 할 것 없이 북에서 날아든 포탄으로 아군과 국민이 사망한 것이 분명하고 천안함 침몰 사건 발생 8개월 만에 벌어진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이었다.

10시 15분부터 14시 24분까지 4시간 동안, 연평도 주둔 해병대가 3,657발의 사격 훈련을 했고 10분 뒤 34분에 조선인민군은 76.2mm 평사포, 122mm 대구경 포, 130mm 대구경 포 등을 이용해 연평도 군부대 및 인근 민가를 향해 개머리 해안부근 해안포 기지로부터 무차별 포격을 퍼부은 날이다.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은 전면전을 검토하는 등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위기상황이었지만 미국의 만류로 억제되었다고 기록에 전해지고 있다.

서두에 어필했듯 집안에 강도가 들어 불상사가 나면 당장 급한 사람은 집안사람들이다. 적과 아군도 구분 못 하고 정치권이 춤춘다고 같이 덩달아 덩실 거릴 일은 아니다. 협력과 경계는 별개다.

지금도 고난도의 훈련에 임하면서 나라를 지키겠다고 눈을 부릅뜨며 경계에 나선 군인들의 애국심과 노력이 한낱 전쟁놀이나 연습에 그친다면 여차해서 같은 전쟁이 발생할 경우 누가 목숨 바치며 나라를 지키고 가족을 지킬 것인가. 대한민국의 운명은 누가 지켜 주는 게 아니라 우리 스스로 지키는 것이 정상이자 당연한 것이다.

엊그제도 F-22 랩터와 F-35B 라이트닝 II등 미 공군의 최신예 장비가 일본과 한반도 인근 상공에서 훈련 비행 등 작전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대외적으로 보도됐다. 연평도 포격 10주기를 맞이하여 북한의 행위에 대한 규탄이나 재발방지를 위한 최소한의 대안마련이 절실한 시점이다.

뭐가 중요하지 모른다면 닥쳐봐야 그 필요성을 안다. 오죽하면 연평도 현장을 방문하여 물병을 들고 포탄이 아니냐며 군대도 안 갔다 온 정치인이 국민들에게 신선한(?) 웃음을 안겨주었을까. 현재의 평화가 영구히 지속되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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