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정영석기자) 오는 12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지만 공로연수를 신청하지 않고 현장에서 묵묵히 일하고 있는 공직자가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광주시보건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박순옥 보건행정팀장.
공로연수는 정년퇴직을 앞둔 공무원의 출근을 면하는 제도로 정년퇴직 예정자의 사회적응 능력을 기르고 기관의 원활한 인사운영을 위해 1993년 도입된 제도다.
공로연수 대상은 20년 이상 근속한 공무원으로 정년퇴직일 1년을 앞두고 신청할 수 있다.
박 팀장은 지난 1992년 보건직 공채로 공직에 입문해 오는 12월 정년퇴직을 앞두고 있어 올해 1월부터 공로연수 대상자로 공로연수에 갈 수 있었지만 마지막까지 직원들과 함께 일하기 위해 공로연수를 신청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힘든 상황에 처해 있고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직원들과 끝까지 함께하기 위해서다.
올해 28년째 근무하고 있는 박 팀장은 보건소와 위생과를 오가며 대부분의 업무를 섭렵했다.
특히, 박 팀장은 지난 2005년 위생과에서 근무하며 행정처분만이 아닌 사업부서로서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판단, 제1회 음식경진대회, 외식경영 전문가 교육 등 다양한 인식개선 사업을 추진했으며 광주시에 지역응급의료기관 설치 등 민간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노력해 왔다.
또한, 개인적인 역량을 키우기 위한 노력도 아끼지 않았다. 박 팀장은 2011년 전국응급의료교육 경기서울권역 1등 수료, 2017년 응급의료발전 심포지엄 보건소 신속대응반 활동 우수사례 발표 등 성과를 거뒀다.
공직생활 중 기억에 남는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박 팀장은 “집단식중독 발생으로 오포읍 일대를 전 직원이 밤늦게까지 집집마다 다니며 검체를 채취했던 것과 세균성 이질 발생으로 고생한 아이엄마가 고맙다고 보내 준 편지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아쉬운 점에 대해 박 팀장은 “코로나19로 인해 가족을 위해 맛있는 음식을 자주 해주지 못하고 직원들과도 남은 시간동안 좀 더 즐거운 시간을 함께하고 싶었는데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로나19로 보건소뿐만 아니라 수천여개에 달하는 위생업소를 관리해야 하는 식품위생과, 안전총괄과 등 여러 부서가 고단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하루 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 일상의 소중함을 되찾는 행복한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