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의 나라 대통령에 우리나라 국운이
남의 나라 대통령에 우리나라 국운이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1.21 09: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누가 미국대통령이 되고 누가 외교부장관이 되고 누가 서울 부산 시장에서 승리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엉뚱한 예산 줄이고 국제정세에 보다 현실적으로 대처해서 자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방편을 찾아야 할 시기다
▲ 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 경인매일 김균식 회장

대선 불복, 두 번의 탄핵, 세계 최다 코로나 확진자 발생 등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고 백악관을 떠났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전임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의 전통을 깨고 핵무기 사용 권한이 든 핵 가방까지 챙겨감으로써 신임 바이든 핵가방을 별도로 만들어 트럼프의 핵가방은 무효로 한다는 전언이다.

지구상 최 강대국의 정치수준치고는 누가 봐도 실망이다. 선거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아 국민에게 민민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결국 폭력 선동과 탈세 혐의 등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진행되는 현실은 평소 미국답지 않은 모습이다.

어쨌거나 이제 미국은 바이든 정권의 새 출발로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지도자의 정책 방향이 가져올 각국의 이해관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연히 그중 한반도 안보문제는 가장 중요한 선제로 떠오를 것이며 북미 관계에 따라 한국의 군사 판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국제 정세상 불가피한 일이다.

때마침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바이든 행정부 공식 출범과 동시에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외교정책인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디자인해 온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으로 교체했다. 일각에서는 자국의 국무위원 임명에 주적인 북한의 눈치를 봤다는 설도 제기되고 있지만 청와대는 펄쩍 뛰며 부인했다.

어쨌거나 자국 중심의 보수적이었던 트럼프대통령의 정책에 공감대를 형성했던 국가들은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바이든 눈치를 볼 수밖에 없을 것이고 반대로 트럼프에게 밉상 보였던 국가들은 성수기를 맞이한 분위기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스라엘, 사우디아라비아, 터키, 헝가리, 영국, 브라질, 러시아, 북한, 인도, 멕시코 등으로 자국 중심의 강력한 정책을 펼친 국가들이다. 반대로 이란, 독일, 캐나다, 프랑스,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등 다소 진보적인 국가들은 봄날이 왔다는 분위기다.

중요한 건 북한과의 해법을 어떻게 푸느냐 인데 대한민국의 국운이 좌지우지 될 수도 있다는 점인데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가 추진했던 북한과의 정상회담은 이제 없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 지난번처럼 전 세계의 이목이 집중된 화려한 등장은 기대하기 어렵게 되면서 한반도 안보 문제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가능성이 크다.

이웃 나라인 러시아, 중국과 일본, 미국과의 이해 관계에 따라 대한민국의 대외적인 외교 정책은 자국의 국운에도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역사적으로도 그랬고 현실적으로도 지구 반대편 대통령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한국의 지각변동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여차하면 전쟁터로 변했던 적이 한두 번인가. 포성이 멎은 지 73년, 절대 아니라 할 수 없는 것은 전란 바로 이전에는 항상 평화로웠으며 언제는 원해서 생긴 일일까.

영원한 전쟁이 없듯이 영원한 평화 또한 안심할 일이 아니다. 지리적으로 늘 강대국들의 틈바구니에 끼여 관료들은 살아도 백성들은 죽어나던 과거가 있었다. 심지어 타국의 군대를 끌어들여 자국민을 살육하던 시절도 있었으니 더 말해 뭐할까. 국방, 외교, 경제, 어느 때보다 신중하고 중·장기적인 정책 마련이 요원한 시점이다.

일단 바이든 대통령이 트럼프처럼 국방비 증액만 철회해도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 나라살림에 한숨 돌릴 수 있다. 궁지에 몰린 국민들이 현대판 동학혁명이라도 외친다면 그 원인을 누구에게 돌릴까. 과거처럼 관군으로 누르다 안 되면 중국군이라도 불러들여 한국인을 누를 것인가. 지금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만 역사는 있었던 사실을 기록하고 있다.

잘 살든 못 살든 역사는 모든 내용을 기록한다. 물론 권력의 눈치를 보며 사실을 사실대로 보도하지 못하는 게 현실이지만 적어도 국가정책이나 민초들의 삶의 현장을 있는 그대로 기록하는 언론의 소임은 다해야 한다고 본다.

그러한 측면에서 배부른 자, 가진 자, 살만한 자 보다는 약자의 입장에서 사람 중심의 견해를 가져야 한다는 것은 자명한 책임이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안개 정국이란 바로 작금의 시기를 뜻하는 말이다.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고 누가 외교부 장관이 되고 누가 서울·부산시장에서 승리하는 게 문제가 아니라 엉뚱한 예산 줄이고 국제 정세에 보다 현실적으로 대처해서 자국민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는 방편을 찾아야 할 시기다.

때마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실형을 받고 법정 구속되면서 기업하기 좋은 나라라는 멋진 홍보영상은 재평가를 받게 됐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부회장 구속으로 삼성 시가총액 28조 증발했다느니 개미 주주들의 피해가 어쩌니 하며 말들이 많지만 주식 투자할 정도면 나름 숨은 쉴만한 부류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이래저래 경제는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나라살림은 없는 돈 만드는 게 아니라 정해진 법에 따라 세금 거둬 운영하는 것이다. 어쩌다 대한민국 국방력이 세계 6위권인데 25위로 평가받고 있는 북한의 군사적 영향력이 더 조명받는 것일까.

미국은 자국의 군사적 요충지인 한반도에 사스도 설치해 놓았으면 토지 사용료를 내도 시원찮을 판에 방위비 증액을 두 배로 요구하는 강대국의 횡포를 부린 바 있다. 6조원까지 요구했던 트럼프였다. 6조원이 애 이름인줄 아는 트럼프의 한미 정책은 이제 굿바이다.

사드 설치로 한중간 발생한 국제교류의 붕괴손실은 천문학적이다. 기업은 물론 무역, 문화예술, 보따리 장사까지 모두 망쳤다. 그래도 착한 국민들은 짹소리 안 하고 정부 정책에 잘 따라 주었다. 모쪼록 급변하는 국제 정세에 원만히 대처하여 태평성대를 이룰 수 있는 정부가 되길 바란다. 

김균식
김균식 다른기사 보기
kyunsik@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