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와 “미란다(Miranda)”가 쏜 “블리자드(Blizzard)”
[사설]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와 “미란다(Miranda)”가 쏜 “블리자드(Blizzard)”
  • 이찬엽 논설위원
  • 승인 2021.01.26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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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찬엽 논설위원
▲ 이찬엽 논설위원

현정권들어, 검찰의 법무부장관들에 대한 수사는 대단하지 못해 참혹하다. 법무부장관들에 대한 검찰의 행동은 일사천리다. 즉, 일사천리로 압수수색하고 일사천리로 기소하고 있다. 같은 저택에서 동거하는 사람들로 보기 어렵다.

한둥지의 “뻐꾸기 알”과 “붉은머리오목눈이 알”처럼. 물론, 법치국가에서 수사의 성역은 없다. 그런데 이것은, “함흥차사(咸興差使)”와 견줄만하다. 함흥에 온 차사들을 미친 상왕이 활로 쏘아죽였던 것과 흡사하다. 대통령이 보낸 법무부장관들을 때마다 검찰이 저격하니 말이다. 박(朴)차사! 몸조심하시게나.

최근, 김학의 전 차관 출국금지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검사동일체원칙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닌가 보다. 그런데 문제는, 그러한 수사가 수사조건 즉, 수사의 필요성과 수사의 상당성을 충족하는가에서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이다.

즉, 현시점에서 수사 필요성이 절실한가가 문제 될 여지가 있다. 만일 이 또한 남용이 있다면, 공수처의 수사대상이 됨은 말할 것도 없다. 조만간 공수처와 대검의 충돌은 “외나무다리”다. 실질적으로, 공수처는 “의금부”고 검찰은 “포도청”이다. 공수처가 “영감(令監)”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시점, 즉, 청와대 말기에, 수사의 칼을 공익제보라는 미명하(美名下)에 신속히 진행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지지도 90%일 때는 복지부동하고 있다가 머리를 드는 꼴 아닌가. 비겁하다. 군사정권에서도 수많은 위법절차가 있었는데도, 왜 그땐 젊은 피와 적법절차를 과시하지 않았는가. 이번 수사가 공익에 그렇게 도움이 되는가. 국민은 이번 수사에 대하여 또 한번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주변의 공분(公憤)이, 나가사키 “팻 맨(원폭)”과 히로시마 “리틀 보이(원폭)” 저리가라다.

한데, 이번 초대 공수처장은, 외유내강(外柔內剛)형이다. 인상이 좋다. 그러나, 그런 사람이 무섭다. 이건 필자가 느낀바다. 주관적 입장이니 양해 바란다.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헌법정신을 잘 수행하리라 믿는다. 아! 그런데, 칼자루가 그에게 주어진 것은 현실 아닌가! 잘못하면, 장관은 물론 국회의원, 검찰총장 등 고위공직자들의 목이 그대로 날아갈 판국이지 않은가. 교도소에서 장기간 썩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 직권남용죄 등으로 그들을 “고발”하면, 공수처가 수사하지 않을 수 없는 구조 아닌가! 공수처장은 불편부당하게 사건을 처리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다면, 사실, 김학의 출금사건 수사는 자충수다. 

그런데, 필자가 수사당국자에 대해 하고픈 말이 있다. 사법행정과 수사를 더이상 관행이라고 치부하는 것은 안 되며, 나아가 이를 건수 잡아 수사권을 남용하지 말라는 것이다. 왜 국회에서 법을 규정했겠는가.

그것은, 법을 어기면 위법이고 불법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금은, 수사개시전, 수사기관의 심사숙고 및 연구가 필요한 시점인 것이다. 필자의 눈에는, 각각의 수사기관이 직권을 남용하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사를 개시하기 전, 관련법규정의 목적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물론, 국민의 법 정서에 역행하는 진행은, 수사의 “필요성원칙”에 반하기 때문이다. 이는 수사권남용에 해당한다.

애석하게도, 그동안, 과도하고 남용된 수사, 재판상 오판 등이 난무했다. 그렇다면, 이로 인해 선량한 국민에게 준 막대한 피해는 어쩌자는 건가. 고무줄인가. 고향이 인도네시아인가. 고무줄놀이는 1970년대 유행이 끝났지 않았는가.

금번, 김학의 출금사건의 큰 틀, 즉, 검찰이 들이댄 것은, 적법절차원칙을 위반했는가여부이다. 미국에서의 미란다원칙을 한국에서도 철저히 적용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미란다원칙은, 1966년 미연방대법원의 판결로써 정립됐다. 이 사건은, 약취와 강간 혐의의 에르네스토 미란다(Ernesto Miranda)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권리침해 등을 이유로 증거능력을 부정한 사건이었다. 이건 한마디로 “미친 판결”이었다. 물론 적법절차를 지키지 않았다는 것은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렇다 해도, 결과적으로 파렴치범을 옹호한 판결이라는 오점을 남겼다. 그 후로 한국 학자들은, 모두 이에 동조하고 있으니, 얼마나 한심한가. 미국은, 실체진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적정절차를 밟았는가가 우선이다. 우리와는 다른 구조인 것을 먼저 전제해야 한다. 풍토가 다른 것이다. 살인자를 불법 체포하면 무죄라는 것이 그 동네 이론이다. 김학의 사건도 이와 같을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상기 김학의 출금사건은, 법원으로부터 무죄판결을 받았기 때문에 불거진 것은 부인할 수 없다. 당시에는, 피의자가 아닌 자연인 상태였던 것이 문제의 발단이다. 일반출국금지처분을 하였다면 법절차집행에서 위법은 상당부분 잠식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긴급출금조치였기 때문에 문제가 야기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이번 문제는, 피의자 아닌 자에 대하여 긴급출국금지명령을 할 수 있는가, 그리고 긴급출금요청양식이 아닌 일반출금요청양식으로도 가능한가. 또한 일반출금요청양식에 “수기”로써 긴급출금양식으로 변환할 수 있는가. 거기에, 허위공문서작성죄가 적용될 수 있는가가 문제된다.

또한(많기도 하다),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파견검사명의로 명령이 가능한가. 즉,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서울동부지검 직무대리 검사명의로 명령이 가능한가. 아울러, 피의자 아닌 자에 대해, 실시간 출국 여부를 조회하는 것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과 불법사찰아닌가 등에 대해 검찰이 문제삼고 있다. 결론적으로 억지다. 법원이 판단할 일이지만 말이다.

나아가, 긴급출금과정에서 행위자가 위법성인식을 했는가가 쟁점이 된다. 위법성인식은, 범죄성립요소 중 마지막 단계인 책임요소 중 하나이다. 즉, 핵심은,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의 승인시 위법성에 대한 인식을 공유했는가이다. 

그리고, 특히, 검사의 요청서에, 서울중앙지검장이나 서울동부지검장의 관인이 없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앞의 모든 것을 문제 삼는다면, 육법전서와 맞먹는 분량이다. 수사를 개시하고 재판에 이르기까지 최소한 3년이상이 걸릴 것은 분명하다. 엄청난 국가예산 낭비가 예상된다.

관련하여, 현행 출입국관리법 제4조의6(긴급출국금지)에 따르면, 긴급출금의 대상은, 피의자임을 못 박고 있다. 그러나, 동법 시행규칙 제6조의2(출국금지 대상자)에서는 “법무부령으로 정하는 사람이란 12. 출국 시 공중보건에 현저한 위해를 끼칠 염려가 있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 13. 그 밖에 출국 시 국가안보 또는 외교관계를 현저하게 해칠 염려가 있다고 법무부장관이 인정하는 사람”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김학의 전 차관은 여기에 해당할 여지가 있다. 물론 이것도 반론이 있을 수 있다.

검찰이 문제 삼은 것을 전제한다면, 관련자 모두 직권남용 내지는 허위공문서작성죄의 공동정범 및 교사범이 될 여지도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공동정범이 성립하려면, 공동의사 및 공동실행이 있어야 하며, 교사범이 성립하려면, 범죄자의 행위를 피교사자가 인지하고 지시를 해야만 성립한다. 직무명령계통을 살펴보건대, 이것을 인지했다고는 볼 수 없다. 

부가하여, 대법원은 “출국금지 요청이 요건을 구비하지 못하였다는 사유만으로 출국금지 처분이 당연히 위법하게 되는 것은 아니고, 재산의 해외 도피 가능성 등 출국금지 처분의 요건이 갖추어졌는지 여부에 따라 그 적법 여부가 가려져야 한다(대법원 2013. 12. 26. 선고 2012두18363 판결)”고 판시한 바 있다.

상기 판례는 “결정적”이다. 즉, 대법원은, 형사소송 전 절차에서의 “발전적 성격”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즉, 실체진실주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다소의 하자 있는 절차가 치유됨을 법리적으로, 판례에 응용한 것이다.

특히 “도피가능성”에 무게를 둔 것이다. 위 판례가, 일반 출금사안을 다룬 것이지만, 긴급출금의 경우에는 상황의 긴급성 때문에 적용가능성이 더 높다. 또한 “국민의 법감정”은, 김 전차관의 출국을 용납하지 않았다. 당시 정황은, 외국으로의 도피로 판단했던 것이다.

하여튼, 검찰의 무리한 수사는, 문제가 클 수밖에 없다. 따라서, 본 수사는, 공익의 대변자 행동으로 호평받기는 어렵다. 국민이 바라는 수사는, 악을 내치고, 그럼으로써 행복을 느끼는 정의로운 수사이지, 국민의 희망을 꺾고 피로감을 가중시키는 수사가 아니다.

즉, 이번 수사는 국민의 뜻에 정면으로 반하는 수사다. 국민을 성나게 하는 수사다. 검찰이 설 자리를 스스로 포기하는 수사다. 결국, 다가올 “눈보라 강풍(Blizzard)”을 피할 길 없는 수사다. 안타깝다⁈ 그런데, “견은 견”이요 “인은 인”이로다. 이 말이 생각나니 어인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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