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명절 증후군없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덕암 칼럼] 명절 증후군없는 일상으로 돌아와야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2.15 09:0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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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4일간의 민족 대 명절이 우여곡절 끝에 지나갔다. 정부는 움직이지 말라하고 국민은 알아서 다니는 형국이었다.

부모님 찾지 말라하니 유명관광지가 북새통이고 형제들 간에 가네 마네로 시비가 생기는가하면 차례 상 차릴 일 없어 며느리들이 편해졌을 거라는 말들만 무성하다.

대체 뭐가 맞는 말인지 어떻게 해야 옳은 것인지 구분이 안가는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귀신이 밤 9시 이전에는 꼼짝 않고 있다가 9시가 넘어야 사람들 모이는 곳으로 찾아다니는지 알 수 없고 부모님께는 나타났다가 제주도나 기타 관광지에는 가려서 나타나는 것인지 그 누구도 정확히 말해줄 사람이 없다.

필자가 이 같은 잔소리를 수차례 어필한 가운데 최근 모 정치인이 겁도 없이 나섰다. 국민의 힘 대변인이 부모님은 되고 형제자매는 안 된다는 코미디 방역대책이라며 졸속 방역대책으로 화답한 정부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가 알아서 형제자매만 급습하는 것 아니냐는 말과 함께 5명은 덮치고 4명 앞에서는 주춤하는 인공지능코로나19가 형제·자매는 잡고 시어머니와 며느리는 풀어주는 것이라고 비꼬았다.

또한 가족기리라도 5인 이상 만나면 과태료까지 물리겠다며 민족 최대의 명절에 가족을 해체시킨 정부라고 비난했다.

코로나가 업종 봐가며 나타날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으며 공기 맑은 푸른 하늘과 시원한 바다가 에서도 마스크를 안 쓰면 위험하고 좁은 곳이라도 음식을 먹을 때는 벗어도 방역이 된다.

참으로 앞뒤가 안 맞아도 한참이나 안 맞는 이론인데 문제는 감히 그 누구도 이 부분에 토를 달면 국민건강을 해치는 주범으로 몰려버린다. 그러니 방역이 틀렸다고 말할 수도 없고 방역지침의 허점에 대해 심증은 있는데 물증이 없다.

현대 의학은 미세혈관까지 스탠스를 삽입하여 피를 흐르게 하고 심장도 이식 수술할 만큼 과학적이고 고도의 수준으로 발달하지만 전문 의료인마저 입을 다물고 있는 판국에 일개 논객이 무슨 말을 할 수 있을까.

정부 방침이 맞겠지 하며 따르는 게 일단은 살아남는 길이다. 한 가지 확실한 건 현 정부가 바뀌고 다음 정권이 현재의 상황을 어찌 평가할지가 문제다.

지금까지 과거를 돌아보면 위기상황 때마다 그러한 일들이 비일비재했고 이를 가리켜 이제는 말할 수 있다고 한다.

그나마 국민의 힘 대변인이 2월에 시작한다던 백신공급과 경각에 달려있는 소상공인 자영업자 손실보상 논의는 자취를 감춰버렸다고 항변하면서 현 정부의 코드인사에 대해 오직 선거만 의식한다고 했다.

필자가 그랬다는 게 아니라 야당 대변인이 한 말이니 이걸로 트집잡아봐야 소용없다.

각설하고!

명절이라고 없던 돈이 생기는 것도 아닐진대 들뜰 이유도 없고 편의점 1+1의 간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은 부모님의 가난에 함께 그늘져야하는 날들이었다.

다 그렇지 않겠지만 적어도 5천만 중 500만 명은 이 같은 논리에서 자유롭지 못한 게 현실이다.

물론 제때 월급 받으며 생활의 변화에 차이를 느끼지 못하는 공직자들이야 피부에 와 닿는 게 없지만 이전의 10년 아니 20년과 비교해 볼 때 가장 최악의 명절임에는 틀림없다.

코로나 19의 행방에 대해 몇 번인가 어필한 적이 있지만 최근 버티던 자영업자들이 용기를 내는 걸 보면 지금까지 참은 것만도 어지간히 착한 국민이었다는 판단이다.

12개 자영업 단체가 모인 코로나19 대응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가 11일부터 집합금지·제한 명령을 받은 전국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코로나 1년 자영업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사업장 주소, 업종을 비롯해 매출 감소 등 피해 정도와 보상 방안을 온라인 설문조사 방식으로 오는 18일까지 참여 인원 1만 명을 목표로 조사를 진행한다.

이랬다저랬다 하는 방역 지침을 못 믿겠다. 차라리 자영업자들이 문을 닫아야 할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진작 말하지 않았는가. 전문 의료진들도 입 다물고 있는 감염의 이동경로와 근본적인 예방방법의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여 엉뚱한 국민들 잡지 말 것을 수도 없이 권했다.

그나마 설 명절이 끝나고 생색내듯 방역 단계를 푸는 걸 보면서 너무 늦었다는 말을 안 할 수 없다.

오늘부터 수도권 식당·카페에서도 오후 10시까지 매장 안에서 음식을 먹을 수 있고 비수도권에서는 시간제한 없이 운영할 수 있지만 이 또한 묘한 발상이다.

코로나귀신이 수도권만 시간 봐가며 병을 옮긴다는 정확한 증거가 있을까. 무슨 바이러스가 정부가 정한 행정구역 봐가며 감염이 될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수도권은 2.5단계에서 2단계로 비수도권은 2단계에서 1.5단계로 한 단계씩 낮아지는데 그 이유가 지속된 고강도 거리두기에 따른 국민적 피로감과 자영업자·소상공인의 극심한 경제적 피해를 고려했다는 것이다.

감염우려가 있으면 단계를 낮추지 말아야지 경제적 피해가 있다고 감염단계를 풀면 방역당국이 국민들의 비난을 감수할 수 없어서 푸는 것과 진배없지 않은가.

더욱 가관인 것은 코로나19가 결혼식과 장례식장에 나타날 때 모인 인원이 50명 미만 일 때는 참았다가 정부가 단계를 하향하니 100명 이상 되어야 나타난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코로나19가 정부의 하향에 따라 인원수를 초과해야 나타날 수 있으므로 말을 잘 듣는 바이러스다. 이번 하향단계 조정으로 수도권에서 영업시간 제한이 해제되는 곳은 약 48만개라고 한다.

직접 세보지 않았으니 그 수가 상당하지만 문 연다고 살아남을 곳은 얼마나 될까 이미 맛이 갈대로 간 상황이다.

하루 평균 1559개의 상가 점포가 문을 닫았고 1년 만에 자영업 점포 23만 개가 이미 셔터를 내린 상태다. 하기야 장사를 안 해본 사람들이 세운 정책이니 무슨 실효성이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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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 2021-02-15 10:59:49
참으로 옳으신 말씀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