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시대변화에 적응하는 마인드가 필요
[덕암 칼럼] 시대변화에 적응하는 마인드가 필요
  • 김균식
  • 승인 2021.03.02 09: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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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하늘 천 땅 지 하며 천자문을 가르치던 서당의 훈장님과 함께 목소리를 높이던 학동들의 모습이 불과 100년 전 이 땅의 교육현장이었고 콩나물시루처럼 빼곡히 오전반 오후반을 운영해야 겨우 꾸려갈 만큼 학생들이 넘치던 시절이 불과 50년 전이었다. 주판알을 튕기며 열심히 암산을 외우던 노력들이 어느 날 전자계산기에 물거품이 되는가 하면 부기로 쌓았던 실력들은 컴퓨터의 엔터키 한번으로 의미가 없어지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차츰 달라지는 시대적 변화는 이제 새로운 미래를 예고한다. 초등 6년 중등3년, 고등 3년이라는 12년 동안 짜여진 틀 속에 학생들이 건질 수 있는 건 무엇일까. 학창시절의 추억과 출신학교의 유명세에 따른 동문들의 결속? 프로필에 적을 수 있는 한 줄을 채우기 위함일까. 필자 또한 대학을 졸업하기 까지 있었던 모든 에피소드나 노력과 졸업장이 사회에서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걸 알기까지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수능을 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을 학교와 학원을 오가며 보냈던가. 어렵사리 입학한 학교가 과연 자신의 DNA코드와 맞을까.

맞다면 다행이겠지만 대다수가 점수와 입학하려는 학교의 인지도에 맞춰 등록하다보니 대학시절 쌓은 지식이나 경험은 사회에 진출하는 순간 말 그대로 출신학교와 전공이라는 두 단어에 그치지 않는다. 그러니 형설지공의 노력도 공무원시험이나 봐야지 하지만 천만에 공무원 시험은 그리 만만한가. 잘해야 환경미화원에도 수 십 명의 경쟁률이 생기니 어쩌다 그 잘난 대학졸업의 미래가 이리되었던가.

그나마 학자금 빚이라도 없으면 다행이지 사립대학교 먹여 살리려고 정부가 고육지책으로 짜놓은 학자금 대출은 어찌하든 졸업장이야 손에 쥘 수 있겠지만 적어도 몇 년은 그 돈 갚느라 허리 펼날 없는 게 현실이다. 그다음 그 몇 년을 갚기 위한 일자리라도 있으면 다행이지만 알바해서는 전화비랑 가난한 연인들끼리 브랜드 커피한잔도 편히 못 마시는 게 일자리 환경이다. 졸업해도 희망이 없는 현실, 하지만 그런 대학이라도 가야 사람대접 받는다면 지잡대, 일명 지방잡 대학에는 신입생들이 모여야 하는 게 맞다.

하지만 최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빌리자면 지잡대는 물론 어지간한 서울 경기에서도 학생들 모시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먼저 수도권·국립대 162개 대학에서 2만7000명의 추가모집이 시작되자 지방에서 고객(?)을 기다리던 대학들이 속수무책 당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했다.

추가모집은 수시나 정시에서 등록 포기자가 나왔을 때 각 대학에서 정원을 채우는 경우에 해당되는 것인데 사실상 정원미달이라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도 당연한 것이 2021학년도 수능의 경우 4년제와 전문대학의 모집정원은 55만5774명인데 수능을 치른 수험생은 49만3433명이니 모집대비 62,341명은 가만있어도 어떤 대학이든 모셔가기 마련이다.

선택의 자유는 곧 더 나은 대학으로 쏠리기 마련이고 그만큼 지잡대의 운영은 곤란을 겪게 되는 것이다. 경영의 원동력은 돈인데 등록금 인상은 엄두도 못내는 실정에 대학이 양질의 교육 환경을 조성하려면 재정 뒷받침이 필수적이라는 점은 이미 앞뒤가 안 맞는 상황으로 흘러가는 것을 의미한다.

올해처럼 학생 수가 줄면 대학 재정난을 겪게 되고 교직원 채용이나 교육여건에 투자하기 어려워질 수밖에 없으며 자금력이 사라진 지방대는 경쟁력이 떨어지고 신입생 선호도 역시 낮아지게 될 것이라는 악순환이 예상된다. 종래에는 폐교위기를 맞을 것이고 그렇게 사라지는 학교에 대한 대비책은 지금부터라도 마련되어야 한다.

학교가 돈벌이 수단이 되지 않으려면 각종 연구소나 민간기업과의 협의체를 구성해서라도 가치 측면에서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야 한다. 언제까지 답도 없는 학생고객을 기다릴 것인가. 더욱 심각한 문제는 그렇게 졸업해도 취업이 어렵다거나 갈 곳이 없다는 사실이다. 모두 변하는데 유독 정부가 관장하는 분야만 정체다.

중앙정부, 지방자치, 군사, 교육, 공무원 중심의 기관단체는 좀체 발전이 없다. 그러는 동안 민간기업이나 국민정서는 빠른 속도로 성장한다. 국가를 이루는 정부와 국민은 상생의 관계이어야 한다. 세금 걷어 적시적소에  잘 쓰고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지 언제까지 단어장난, 숫자장난으로 땜질하다간 밑천 드러나는 날이 곧 오고야 만다. 정부가 90만개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큰소리친 이면에는 59만개가 월 27만원자리 용돈일자리였고 일에 대한 성과나 창출효과는 겉도는 행정의 전시효과에 그쳤다. 이 같은 일자리는 청년들에게도 마찬가지였다.

판을 짜는 행정기관은 직접 사람을 고용하는 고용주의 잔머리를 절대 따라 갈 수 없다. 어설프게 짤 지역주도형 청년 일자리를 통해 현장에 출근하면 고용주들이 네네 하고 일을 시킬 것으로 안다. 모든 건 선이 있는 것이다. 중매는 해도 아들딸 놓고 사는 건 부부당사자의 몫인데 그 점 까지 해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청년들이 미래가 이럴진대 무슨 대학졸업장이 중요하고 서울, 수도권, 국립, 사립의 구분이 있으며 모두 도토리 키 재기에 불과하다. 명문대를 졸업해도 미래가없는 현실, 차라리 모든 학교 과정 다 포기하고 중국어, 영어, 일어 3개 국어만 능통해도 밥은 먹고산다.

교육이란 백년지 대계다. 학생들을 볼모로 끝없이 우려먹을게 아니라 현실을 감안하여 각자의 DNA에 맞는 능력을 개발하는 게 더 빠르고 명확하고 현실적인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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