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발본색원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덕암 칼럼] 발본색원이란 이렇게 하는 것이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3.08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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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백과사전에‘발본색원’이란 나무를 뿌리째 뽑고 물의 근원을 막는다는 뜻이며 폐단의 근원을 아주 없애 버리는 것을 비유하는 말로 수록되어 있다.

최근 불거진 광명·시흥 토지투기사건과 관련하여 정부가 엄청난 으름장을 놓으며 부패를 척결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렇다면 말에 따른 행동도 제대로 해야 앞뒤가 맞는 것이지 용두사미로 끝났던 과거의 전례를 이어간다면 그렇잖아도 부글부글 끓고 있는 국민들의 도탄과 실의에 분노라는 기름을 붓는 것이나 진배없다.

어찌해야 부패척결의 본때를 보여줄 수 있는지 관련 전문가의 전언과 내부적 제보를 대충만 간추려보면 이러하다.

누가 어느 지역에 땅을 어떤 경로로 샀는지에 대해 짚어 가는 건 시간낭비다. 먼저 광명·시흥지구를 포함하여 다른 신도시 확정지역이나 부산 가덕도 공항주변까지 모조리 등기부등본을 확인한다.

적어도 신도시 발표 이전 10년 치부터 개발지역외 인접지역까지 등기부 등본에 수록된 땅주인과 가족은 물론 사촌이내 친척까지 연루되었는지는 충분히 주민등록 관련 서류를 찾아보면 그리 오래 걸리지 않는다.

물론 건전한 투자자들까지 다치지 않도록 신중함도 필요하겠지만 친구 명의나 기타 동업자로 구입한 땅까지 파볼 수는 없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국회의원과 서울시 공무원은 제외한다는 방침부터 잘못된 기준이다. 당연히 포함시켜야 하며 특히 청와대 근처라도 얼씬거린 자들과 정부합동청사 관련 근무자들도 조사대상에 포함시키며 수사기관의 중심은 국토부나 정부관계자가 어떤 이해관계도 얽혀있지 않은 제3의 민간기구에 권한을 넘겨야 한다.

일종의 외부감사 형태로 진행하며 조사과정에 필요한 권한을 특별히 부여하여 성역 없는 조사가 이뤄지도록 국회에서 관련 법안을 상정하여 통과시켜야 한다.

예컨대 공직사회 신뢰 구축을 위한 특별법을 상정하여 구입 후 정보취득과 관련이 있거나 귀동냥이라도 토지환수가 가능한 법을 만들어야 하는데 현행법으로는 아무리 조사하고 밝혀진다 해도 그 어떤 조치도 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결과가 구멍 뚫린 그물로 고기 잡는 격인데 무슨 조사를 한다고 난리를 칠까. 자본주의 사회에서 현행법에 걸리지 않는 방법으로 땅을 샀다는데 이를 말릴 방법이 없으니 하나마나다. 그러므로 이리저리 빼돌리고 온갖 구린 자들이 빠져나가기 전에 입법과 조사를 동시에 병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그런데 이런 방법이 과연 실행될까. 필자의 예상에 마음만 먹으면 즉, 구린데가 없다면 당연히 일사천리로 진행되고도 남음이 있는 사안이다. 장담컨대 그럴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못 하는 것과 안 하는 것이 있다면 언제든지 할 수 있는 일이고 가장 쉬운 일임에도 못 하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 한국처럼 착한 국민들을 대상으로 그 쉬운 정치를 어찌 이리 뒤죽박죽을 만들어 놓을까.

근본적으로 법을 왜 만들었으며 백성들을 놀고 먹는 복지중심의 생활습관으로 길들이는 것은 또 무슨 심산일까. 4차 아니 40차까지 1000조의 재난기금을 풀어도 절대 현실적인 어려움은 해소되지 않는다.

탐관오리들과 부패한 관료들이 너도나도 무형의 뇌물인 정보를 통해 곳간을 채우는데 누가 땀 흘려 일할 생각을 하며 식어가는 근로의욕을 되살릴 수 있을까. 이미 오래전부터 해오던 짓거리다. 이쯤에서 덮자. 자꾸 까발리면 왜 나만 갖고 지랄이냐고 덤빈다.

이미 변창흠 국토부 장관도 제 식구 두둔하는 발언을 했고 내부에서도 반성보다는 재수 없게 걸렸다는 볼멘소리가 솔솔 새어 나온다. 뉴스에 보도된 내용만으로도 충분히 국민적 공분을 사고도 남음이 있는데 여전히 뚝심으로 세월가기만 기다리는가 보다.

이를 반증하듯 변창흠 국토부 장관은 전직 LH공사 사장으로 역임하는 동안 해마다 수 백 명의 직원들이 이리저리 해 처먹다 걸렸음에도 버젓이 장관 자리까지 올랐다.

이는 진작 보고된 통계였음에도 장관 후보자 청문회 과정에서 야당 의원들이 묵인내지는 무지였다는 점이 투기짐작내지는 엉뚱한 목소리만 높였다는 것이 입증된 사례가 할 것이다.

이러니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는 것이고 대통령에게 장관 후보자로 추천한 측근들의 뒷조사도 병행되어야 할 이유다. 물론 이쯤 되면 국토부 장관은 충분한 경질요소를 갖추었음에도 자칫 꼬리 아끼려다 몸통 다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필자의 입장에서 볼 때 감당 못할 거면 건드리지 말라고 충고를 남긴다.

공직사회를 턴다는 것은 단순한 청소가 아니라 자칫 낡은 건물을 대책 없이 리모델링 하는 것이나 진배없다. 털려면 제대로 털어야 한다. 부동산 투기는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먼지다.

이미 서울 여의도가 비행장일 때부터 강남이 논밭으로 허허벌판일 때부터 벌어져온 일이다. 선거 앞두고 재난지원금 풀고 가덕도 공항 매립이 정쟁의 소모품으로 전락하는 것은 오비이락의 대표적인 사례다.

대체 뭐가 급하고 뭐가 중요한지 구분이 안 가는 정부정책의 방향을 보면서 너도나도 다 아는 부동산 투기보다 막대한 예산이 지출되는 중앙정부나 지자체의 예산지출 내역 중 굵직한 부분만 뒤져보면 얼마든지 김영란 법의 무용지물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턴다면 도로, 항만, 공항, 교량, 터널, 대형 국책사업과정과 관련된 업체들의 상납 고리까지 모두 털어야 한다. 관급자재납품은 물론 문화·예술·스포츠 관련 예산까지 다 털어보자. 어차피 오픈하는 거 어찌되나 다 털자. 아니라면 입 닥치고 조용히 있는 게 힘든 국민을 덜 힘들게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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