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협상 난항 속, 오세훈의 뒤집기냐 안철수의 굳히기냐
[정웅교의 정치분석] 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협상 난항 속, 오세훈의 뒤집기냐 안철수의 굳히기냐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3.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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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서울=정웅교 기자)서울시장 후보 야권 단일화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아름다운 단일화가 될지, 상처뿐인 단일화가 될지, 아니면 단일화에 실패할지 등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오세훈 후보와 안철수 후보 간 토론 횟수·TV 토론 방식과 여론조사 방법을 놓고 국민의힘 실무협상단은 사안별로 단계적 합의를,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은 일괄 합의를 주장하면서 지난 12일 양당 실무협상단은 3차 회의에서 합의에 도달하지 못했고 그 이후 양 진영 간 신경전이 지속되고 있다. 

14·15일 중에 실무협상단 4차 회의가 열리겠지만 지난 10일 합의를 봤던 19일(후보등록 마지막 날) 후보 단일화 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예정대로 순조롭게 이뤄질지가 약간 불확실한 면이 있다. 하지만 3자 대결이면 야권 후보 필패라는 분석이 우세하기 때문에 단일화는 반드시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1. 선거 일정상 야권 단일화 가능 시점

이번 보궐선거 일정은 3월 18·19일 후보자 등록, 3월 25일 선거기간 개시일, 3월 29일부터 투표용지 인쇄, 4월 2∼3일 사전투표, 4월 7일 선거 투표일이다.

따라서 1차로 단일화 최적 시점은 3월 19일까지, 2차로 단일화 차선 시점은 투표용지 인쇄일인 3월 29일 전까지, 3차로 단일화 차차선 시점은 사전투표일인 4월 2일 전까지, 4차 마지막으로 단일화 최악 시점은 투표일 4월 7일 전까지라고 할 수 있다. 

2. 오세훈 후보의 지지율 상승 요인과 오·안 후보의 최근 지지율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3월 4일 예상을 뒤엎고 극적인 반전의 승리라는 이변을 일으킨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LH 직원 및 공직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사건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 이슈 등으로 반문재인정부 여론의 상승세와 보수진영의 결집 효과가 나타나면서 지지율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한국리서치가 KBS 의뢰로 지난 8∼9일 서울 시민 800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5%p)에서 오 후보와 박 후보 간 가상대결은 오 후보 44.3%, 박 후보 39.5%(4.8%포인트 격차), 안 후보와 박 후보 간 가상대결은 박 후보 37.0%, 안 후보 44.9%(7.9%포인트 격차)였다. 오 후보와 안 후보 중 누구를 범야권 단일화 후보로 선호하는지 물은 결과 오 후보라는 응답이 38.4%, 안 후보라는 응답이 38.3%로 초접전 상태이다.

14일 발표된 에스티아이가 지난 12∼13일 이틀간 서울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신뢰수준 95%에서 ±3.1%포인트)에서는, 안철수·박영선 후보 간 가상대결은 안 후보 53.7%, 박 후보 32.3%(21.4% 포인트 격차), 오세훈·박영선 후보 간 가상대결은 오 후보 51.8%, 박 후보 33.1%(18.7%포인트 격차)로 안 후보와 오 후보가 박 후보를 20%포인트 안팎으로 크게 앞섰으며, 안 후보의 경쟁력이 오 후보 보다 약간 앞섰다.

3. 야권 후보 단일화 결과에 따라 향후 정국과 야권통합에 미치는 영향

이러한 여세를 몰아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로 단일화되고 최종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국민의힘은 정국과 야권통합 과정에서 주도권을 쥐게 될 것이고 내년 3월9일 대통령선거 승리의 기반을 구축하게 될 것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를 지지했던 지지층(특히 중도층)을 얼마나 그리고 어떻게 효과적으로 끌어안을 것인가라는 과제가 남게 될 것이다.

한편 안철수 국민의당 서울시장 후보로 야권 단일화되고 최종 서울시장에 당선된다면 야권통합 과정에서 안철수와 윤석열 등 제3지대 세력의 영향력이 커질 것이다. 

4. 안철수·오세훈 후보 간 경쟁력 차이 3% 포인트와 안철수의 중도확장력 

앞의 한국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안·박 간 가상대결 격차는 7.9% 포인트, 오·박 간 가상대결 격차는 4.8% 포인트이므로, 안·오의 박영선 후보에 대한 경쟁력 격차는 3.1% 포인트이고, 에스티아이 여론조사에서는 안·오의 박영선 후보에 대한 경쟁력 격차는 2.7% 포인트이다. 이것은 안철수 후보가 오세훈 후보에 비해 중도확장력이 3% 포인트 정도 더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안철수 후보의 입장에서는 뼈아픈 지점이다. 이 중도확장력 3∼5%를 확보하기 위해 국민의당 후보를 고수하기에는 그가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를 쟁취하기까지 리스크와 기회비용이 크기 때문이다.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국민의힘에 입당했거나 국민의힘·국민의당 양당이 합당을 한 상태에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면 안철수 후보는 지금보다 훨씬 수월하게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하여 국민의힘 후보로 보다 안정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을 텐데 하는 아쉬운 가정을 해본다. 

5. 오세훈·안철수 측에 보내는 조언

안철수 후보는 이제 서울시장 단일화에 성공하든 실패하든 관계없이 명분을 지나치게 중시하는 정치행태를 탈피하고 정치적 유연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오세훈 후보와 국민의힘은 102석의 제1야당으로서 3석의 국민의당을 상대로 한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에서 큰집으로서 통 큰 협상과 포용으로 아름다운 단일화를 이루어 서울시장선거와 대통령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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