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LH 투기사태 블랙홀과 윤석열 태풍, 문재인 대통령·민주당 최대 위기로 몰아
[정웅교의 정치분석] LH 투기사태 블랙홀과 윤석열 태풍, 문재인 대통령·민주당 최대 위기로 몰아
  • 정웅교 기자 kmaeil86@kmaeil.com
  • 승인 2021.03.16 1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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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 대통령·민주당·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급락
- 보선 패배 땐 조기 레임덕 불가피, 내년 대선도 위태
정웅교기자
▲정웅교 기자

(서울=정웅교 기자) 지난 3월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가 LH공사 직원들의 시흥·광명 등 3기 신도시 투기 의혹을 폭로한 기자회견을 계기로 부동산값 폭등으로 성난 민심이 임계점을 넘어 드디어 폭발하게 되었다.  

이에 더해 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을 완전히 박탈하는(세칭 ‘검수완박’)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신설하기 위한 법안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강력히 반발하며 윤석열 검찰총장이 임기를 5개월 가까이 남겨놓고 지난 4일 전격적으로 사퇴함으로써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 정치적으로 큰 타격을 주게 되었다. 

1.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위기상황은 예견된 일

이 두 메가톤급 사건이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에게 블랙홀과 태풍으로 작용하며 문재인 대통령, 민주당과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의 지지율을 급락시키고 있어 정부·여당의 위기감이 최고조에 달하고 있다.

만약 정부·여당이 이 상황을 제대로 수습하지 못해 4·7재보궐선거 특히 서울시장선거와 부산시장선거에서 참패한다면 문재인 정부는 조기 레임덕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

또한 21대 총선 이후 180여 석으로 힘을 자랑하던 범여권은 야당과 일반 여론에 구애받지 않고 국회에서 각종 입법과 예산을 밀어붙였지만 종전과 같은 일방독주는 제동이 걸려 정부·여당의 전유물로서 전가의 보도처럼 활용되던 소위 ‘개혁 입법’의 양산은 어려워질 것으로 예측된다. 

오늘의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위기상황은 예견된 일이었다. 단지 그 시점이 예상보다 빨리 왔을 뿐이다. 집권세력이 국정을 운영하면서 민심과 동떨어진 확증편향적인 가치관과 신념, 대다수 국민보다는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정책과 정치행태로 국민의 불만이 켜켜이 누적되어왔으나 집권세력과 그 지지자들은 인식하지 못했고, 인식했을지라도 경시하거나 애써 모르는 척했을 것이다. 

2. 문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과 민주당 지지율 하락세

지난 15일 발표, YTN의 의뢰 리얼미터 조사(8∼12일 조사, 18세 이상 유권자 2,510명 상대,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0%포인트)에서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전주보다 2.4%포인트 떨어진 37.7%로,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한 것은 지난 2월 첫째 주 이후 5주 만이다. 

2019년 하반기 조국 사태 당시에는 같은 기관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은 40% 선을 지켰다. 부정평가는 57.4%로 올랐다.

국민의힘 지지도는 전주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32.4%, 민주당은 0.9%포인트 하락한 30.1%로 국민의힘이 오차범위 안에서 민주당에 앞서고 있다. 민두당 지지율이 일간 집계로는 지난주 후반인 12일에는 28.5%까지 떨어졌다. 이로써 국민의힘은 2주 연속 상승세, 민주당은 2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서울에서는 국민의힘과 민주당 지지율은 각각 36.4%, 27.6%로 오차범위 밖인 8.8%포인트의 격차로 지난주(4.6%포인트 격차)보다 격차가 더 벌어졌다. 

또 부산을 포함한 PK에서 두 정당 지지율은 각각 39.2%, 26.3%로 오차범위 밖(12.9%포인트 격차)이었다.

3. 박영선 서울시장 후보 지지율 급락, 오·안과의 가상 대결에서 큰 격차로 져

지난 15일 발표, 문화일보 의뢰 리얼미터 조사(13~14일 조사, 만 18세 이상 서울시민 1천30명을 대상,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 따르면, 3자 대결시 지지율 조사 결과 오 후보(35.6%)가 박 후보(33.3%)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섰다. 안철수 국민의힘 후보는 25.1%였다.

가상 양자 대결에선 오세훈·박영선 54.5% 대 37.4%(17.1%포인트 격차), 안철수·박영선 55.3% 대 37.8%(17.5%포인트 격차)로 오세훈, 안철수 어느 후보든 박영선 후보를 오차범위 밖 격차로 이기는 결과가 나왔다.
역시 지난 15일 발표, 아주경제와 미래한국연구소 의뢰 PNR리서치 조사(14일 하루, 만 18세 이상 유권자 817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4%포인트)에서도 3자 대결 시 오 후보(34.7%)가 박 후보(30.7%)와 안 후보(26.1%)를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결과가 나왔다.

가상 양자 대결 시에도 오세훈·박영선 47.7% 대 34.1%(13.6%포인트 격차), 안철수·박영선 50.8% 대 33.0%(17.8%포인트 격차)로 오·안 후보 모두 박 후보를 오차의 범위 밖에서 이긴 것으로 나왔다.

4. 윤석열 전 총장 37.2%로 오차범위 밖 1위

15일 발표, TBS 의뢰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의 조사(12∼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10명을 대상 조사,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에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는 윤석열 전 총장이 37.2%로 오차범위 밖 1위를 기록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8일 자 발표 조사에서 전월 대비 17.8%포인트 폭등한 데 이어 이번 주 발표 조사에서도 전주 대비 4.8%포인트 오르며 검찰총장직에서 물러난 뒤 불과 2주 만에 22.6%포인트 급상승한 것이다. 야권 성향이 강한 대구·경북(52.6%), 그의 부친이 고향인 충청권(46.7%), 서울(46.1%), 보수층(54.2%)과 중도층(45.7%)에서 높은 지지를 받아 그 정치적 함의가 크다고 할 수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0.1%포인트 오른 24.2%, 이낙연 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1.6%포인트 하락한 13.3%이었다. 이 지사는 민주당 지지층(48.6%), 진보층(43.4%), 40대(38.6%)에서 지지도가 높았고, 이 위원장은 호남(38.5%)에서 지지도가 가장 높았다.

범야권 주자로 분류되는 윤 전 총장의 지지율 급상승은 LH공사 투기사태와 집권세력의 독주와 오만에서 촉발된 민심 이반 징후와 정권 심판론이 비등하면서 반문재인 진영의 대표주자이며 상징인 윤석열 전 총장으로 지지세가 집중하는 현상이라고 할 수 있다.

5. 사태의 본질과 격앙된 민심과는 동떨어진 발언과 인식, 결국 뒤늦은 사과

문재인 대통령이 그동안 LH공사 투기사태에 대해 사과하지 않고 지난 15일에는 이 사안을 ‘부동산 적폐’로 규정하는 등 사태의 본질과 격앙된 민심과는 동떨어진 발언과 인식을 보이다가 더는 못 버텼는지 16일 결국 대국민 사과를 하였다.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이 정치적 험로와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오세훈·안철수의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결과는 어떻게 될지, 4·7재보궐선거 결과는 어떻게 될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대권 가도는 어떻게 전개될지 정치권의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 있으며, 나라의 운명과도 연관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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