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방식 최종 합의, 과정·의미·과제
[정웅교의 정치분석] 오세훈·안철수 단일화 방식 최종 합의, 과정·의미·과제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3.21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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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23일 여론조사, 이르면 23일 늦어도 24일 발표
- 무선전화 100%, 2개 여론조사기관 각 1600명 표본, 각 800명씩 적합도·경쟁력 조사 후 두 기관 결과 합산
- 21일 오전 양당 실무협상단 9번째 회의에서 최종 합의
- 9일 첫 협상 후 12일 만에 ‘단일화 룰의 전쟁’ 끝나...‘19일까지 아름다운 단일화’ 목표 달성 못해
- 지지층 ‘화학적 결합’ 과제로
- 19일 여론조사 방식 관련 4회 양보 공방전...‘양보 전쟁’ ‘양보 배틀’ ‘양보 경쟁’ ‘핑퐁 양보’ 진풍경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서울=정웅교기자)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가 21일 드디어 단일화 방식에 최종합의했다.
 
두 후보가 지난 3월 7일 오후 8시부터 90분가량 첫 상견례 겸 맥주 회동을 하면서 후보 등록 마감일인 19일까지 단일화하기로 큰 틀에서 합의한 바 있었지만, 3월 9일부터 양측 실무협상단 간 본격적인 룰의 전쟁에 돌입하였으나 양측의 주장이 맞서면서 당초 단일화 여론조사 방식 합의 시한 3월 16일, 여론조사 시한 17∼18일, 단일화 발표 시한 19일을 모두 넘기면서 양측의 신경전과 날선 공방이 극에 달했고 이를 지켜보는 지지층과 국민의 피로감과 실망감도 점증했던 것도 사실이다.

지난 19일 하루 종일 양 후보 간 여론조사 방식 관련 ‘양보 경쟁’의 공방이 4회 있었고, 저녁에는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가 만나 실무협상 재개를 서둘러 하자는데 뜻을 같이 했다.

양측 실무협상단이 다음 날인 20일 오후 1시간 30분 동안 비공개회의를 갖고 단일화 여론조사 규칙에 관한 큰 틀의 합의안을 발표했다.

안심번호를 이용한 무선전화(휴대전화) 100%를 대상으로 2개 여론조사 기관이 각각 1600명 표본(총 3200명 표본)으로 하고, 각 여론조사기관이 표본의 절반(800명)씩 적합도 설문과 경쟁력 설문으로 따로 조사해서 양 여론조사기관의 조사결과 수치를 합산하는 방식의 단일화 여론조사 규칙이었다. 이로써 야권 후보 단일화는 급물살을 타게 되었다   

1. 3월 21일 단일화 방식 최종 합의안 도출

21일 오전 10시경 국회회에서 회의를 시작한 양당 실무협상단은 전날 합의사항을 전제로 여론조사 시기와 적합도·경쟁력 각 설문의 문구에 대해 최종 합의안을 이날 낮 도출함으로써 험난하고 우여곡절이 많았던 ‘룰의 전쟁’은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다.

국민의힘 협상단인 권택기 전 의원은 "22~23일 양일 여론조사를 하는데, 22일에 샘플이 다 채워지고 완료되면 23일에 발표할 수 있다"며 "23일 오전까지 되면 그 발표는 24일에 한다"고 말했다.

국민의당 협상단인 이태규 사무총장은 당명과 당 기호 포함여부 등 여론조사 문구와 관련한 쟁점에 대해서 "일절 구체적인 것은 말씀을 못 드린다"고 했다. 양당은 당명과 당 기호 중 하나를 포함하는 방식으로 문구를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양석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우리 협상단은 여론조사 방식과 단일화에 대한 여러 가지 절차를 합의하면서, 오늘이라도 조속히 두 후보께서 만나시고 그런 단일화 의지를 국민에 보여주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각 당 후보에 오늘이라도 만나자고 건의 드리자고 촉구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두 후보가 곧 만날 것으로 보인다.

2. 국민의힘·국민의당, 최종 합의에 대해 환영 입장 발표

박용찬 국민의힘 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학수고대하던 야권 단일화 방안이 최종 합의됐다”며 “오늘 단일화 합의는 국민적 간절함과 오세훈 안철수 두 후보의 대승적 결단이 일궈 낸 정치적 쾌거”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오 후보는 100% 무선전화와 경쟁력 조사 방식 등 안 후보 측의 제안을 모두 전격적으로 수용하는 희생적 양보를 마다하지 않았다”며 “서울시장을 탈환해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마련해달라는 국민적 열망을 따르기 위해 고뇌에 찬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무엇보다도 오늘 합의를 이끌어낸 가장 큰 원동력은 국민적 열망이었다”며 “문재인 정권의 폭정을 종식시켜달라는 국민적 간절함이 없었다면 야권 단일화 합의는 불가능했을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안혜진 국민의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새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한 걸음 한 걸음을 더 힘차게 내딛겠다”며 “우선 정권교체를 간절히 열망하고 있는 국민의 뜻을 알면서도, 야권의 대통합을 바랐던 국민께 양 후보(오세훈·안철수)가 19일로 합의했던 단일화 약속을 이행하지 못한 점,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권교체를 위한 교두보로서 그 책임을 완수하고자 했던 안철수 후보의 대승적 결단과 겸허한 수용에도 불구하고 여러 우여곡절이 있었으나, 휴일인 오늘에서라도 단일화를 위한 마지막 합의가 이루어졌음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일과 모레 양일간 여론 조사가 잘 마무리돼 전 국민의 열망을 실현하고 미래지향적인 서울을 완성시킬, 나아가 무능한 현 정권의 독주를 멈추게 할 야권 단일후보가 선출되길 희망한다”며 “새 정치를 실현하기 위한 한 걸음 한 걸음을 더 힘차게 내딛겠다”고 강조했다.

3. 3월 19일 롤러코스터 야권 단일화, 최고조의 신경전...여론조사 방식 관련 양보 공방전 전말

지난 19일은 우리 정치사, 후보 단일화 역사에서 길이 남을 새로운 진풍경이 일어났다. 오세훈·안철수 서울시장 후보의 실무협상단 협상이 마지노선인 18일까지 결렬되어 당초 양 후보 간 합의였던 후보 등록 마감일인 3월 19일까지 야권 후보 단일화가 불가능해진 상황에 이르렀다.

이에 야권 지지층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한 양 후보가 그동안 큰 이견을 보였던 ‘여론조사 방식’에 대하여 상대 측의 주장을 수용하겠다며 ‘양보 경쟁’ 공방전을 19일 하루 종일 4회에 걸쳐 벌여 정치권과 취재 기자들에게는 이 현상을 무척 혼란스럽고 숨 가쁘게 지켜봐야 했던 하루였다..

오전 10시 40분에는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 관련 국민의힘 요구를 수용하겠다고 선공을 했고, 오후 1시 40분에는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가 수용하겠다는 내용이 모호하다고 반박했고, 오후 3시 30분에 안철수 후보가 국민의힘 측이 주장한 유선전화 포함한 적합도와 경쟁력 조사를 수용하겠다고 다시 밝혔고, 이에 질세라 오세훈 후보가 안 후보 측이 주장한 무선전화 100%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양보 공방이 하루 종일 4회에 걸쳐 있었지만 아무런 합의나 접점이 없었고, 여론전·공중전만 있었지 진척이 없게 되자 이날 저녁에 오세훈·안철수 두 후보가 만나 실무협상단 회의를 재개하기로 합의함으로써 다음 날 실무협상단 회의에서 큰 물꼬를 트게 됐다.

4. 오세훈·안철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이 남긴 의미와 과제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오세훈과 안철수 양측이 야권 단일후보 쟁취를 정치적 사활이 걸린 문제로 인식하여 단일화 경쟁이 과열되고 상호 비방이 격화되면서 당초 목표였던 19일 단일화 결과 발표 및 야권 단일후보 등록을 성사시키지 못한 절반의 성공이라고 할 수 있다.

안철수 후보가 당초에 국민의힘에 입당해서 당내 경선에 참여했었다면 무난히 후보가 됐을 테고 따라서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험난하고 불확실한, 국민 피로감을 주는 과정 없이 안철수 후보는 국민의힘 간판을 달고 보다 안정적으로 선거운동을 할 수 있지 않겠느냐는 일부 지적을 안철수 후보는 겸허히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3월 23∼24일 단일화 결과가 발표됐을 때, 25일부터 선거운동이 개시되는 데 따른 선거운동원 확보, 유세차 제작 및 배치, 선거벽보·선거공보물 등 인쇄 및 선관위 제출, 현수막 제작 및 게첨 등 준비와 제작에 차질이 불가피하며, 누구로 단일화될지 불확실하기 때문에 양 후보 모두가 앞의 사항을 준비해야 하므로 단일화에 탈락한 후보는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입게 될 것이다.

오세훈·안철수 양 후보 지지층의 화학적 결합이 어느 정도 이루어질지, 단일화 과정에서의 양측의 상처와 감정의 골을 어떻게 치유해서 최종 본선 승리를 쟁취할 수 있을지, 어느 후보로의 단일화 및 본선 당선이 향후 야권 재편과 대선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이 관전 포인트라 할 것이다.

그러나 야권 승리의 필요조건인 야권 후보 단일화라는 큰 산을 넘게 되어 국민의힘·국민의당과 오세훈·안철수 후보 모두 안도하게 되었으며, 반면에 민주당과 박영선 후보는 가장 우려했던 최대의 난관을 맞이해 이를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라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이번 야권 후보 단일화 과정을 지켜본 많은 사람들이 여론조사 방식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게 된 것은 단일화 과정의 부수적인 효과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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