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4·7선거 이후 국민의힘 차기 당권의 향배
[정웅교의 정치분석] 4·7선거 이후 국민의힘 차기 당권의 향배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3.25 1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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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종인 위원장, 선거 후 비대위 연장론 관련 “가능성이 아마 제로라고 생각하면 된다”
- 국민의힘 당헌상 2021년 6월 5일 이내 전당대회에서 새 지도부 구성해야
- 차기 당권 주자 10여 명 거론
- 당심·민심의 당 대표 선출 핵심 기준... 당의 개혁적·안정적 관리, 범야권 통합, 공정·흥행의 대선 경선 관리, 정권 탈환 등을 실행할 역량과 인품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서울=정웅교 기자) 국민의힘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4월 7일까지여서 이후 당권의 향배에 정가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이번 야권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경선에서 오세훈 후보가 안철수 후보를 꺾고 승리하자 ‘김종인 위원장의 매직이 통했다’는 등 그의 지도력에 대한 당내외 평가가 높아지면서 국민의힘 당내에서 김종인 비대위원장을 재추대하여 내년 대선까지 당권을 맡기자는 여론도 있으나 김 위원장 본인은 이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23일 오전 오세훈 후보가 단일화 경선에서 승리했다는 결과가 나온 직후 국회 본관 비상대책위원장실 앞에서 기자들을 만나 “오 후보가 시장 후보가 됨으로써 국민의힘에서 (내가) 기여해야 하는 90%는 다 했다고 본다. 오세훈을 시장에 당선시키면 내가 국민의 힘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다 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후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현장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을 만나 ‘비대위 연장론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는 질문에 “그거는 내가 결심할 사안이니깐 다른 사람들이 이야기해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하며 이어 ‘가능성이 조금 열려 있다고 봐도 되느냐’는 질문에 “가능성이 아마 제로라고 생각하면 된다”고 단언했다.

그의 이러한 발언으로 볼 때 4·7 선거 이후 그가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든 당 대표든 다시 당권을 맡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1.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우여곡절 끝에 추대되기까지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2020년 4월 15일 21대 총선에서 참패하게 되자 당시 황교안 대표최고위원이 책임을 지고 투표일(4월 15일) 밤에 사퇴를 선언하였고, 4월 28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임명안이 통합당 전국위원회에서 가결되었다. 

그러나 통합당이 2020년 2월 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 등이 통합하면서 차기 전당대회를 8월 31일까지 열어 새 지도부를 구성하는 경과규정을 당헌 부칙에 뒀는데 4월 28일 이 경과규정을 삭제하여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를 충분히 보장해주기 위한 당헌 개정을 할 예정이었지만 당내 반대 분위기로 상임전국위원회의 의결정족수가 미달되어 당헌 개정이 무산됨으로써 경과규정은 일단 유효하게 됐다.

이에 김종인 측 최명길 전 의원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김종인 대표는 오늘(4.28) 통합당 전국위에서 이뤄진 결정을 비대위원장 추대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4개월 임기의 비대위원장은 수락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주호영 원내대표 등 통합당 21대 국회 당선자들은  5월 22일 워크숍을 열고 우여곡절 끝에 찬반 투표를 벌여 2021년 4월 7일 재·보궐 선거 때까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이끄는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기로 결의한 후 당일 주호영 원내대표가 김종인 통합당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찾아가 공식 제안하고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하였다.   

이어서 통합당이 5월 27일 미래통합당이 상임전국위원회를 열고 '김종인 비대위' 임기 연장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차기 전당대회를 8월 31일까지 열어 새 지도부 선출한다는 경과규정 삭제)을 가결함으로써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2020년 6월 1일부터 공식 임기를 시작하였다.

2.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당 대표 궐위 시 후속 절차

국민의힘 당헌·당규상 당 대표가 궐위될 시 원내대표가 일단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게 되고, 궐위된 당 대표의 잔여임기가 6개월 이상일 경우에는 궐위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임시전당대회를 개최하여 당 대표를 선출하는데, 당 대표 선출을 위한 선거인단이 투표한 선거(70%)와 여론조사(30%)에서 최다득표한 자로 선출하여 전당대회에서 지명하면 당 대표가 선출된다.

주호영 원내대표가 2020년 5월 8일 선출되어 2021년 5월 7일에 임기(21대 국회 임기가 2020년 5월 30일부터 시작됐기 때문에 주 원내대표 임기도 2021년 5월 29일까지라는 의견도 있다)가 끝나며, 전당대회 준비 기간, 대선 후보 선출 일정 등을 감안하면 당 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는 오는 5월 중, 늦어도 6월 5일 이전에 열릴 것이다.

3.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 누가 뛰고, 누가 유리할까

국민의힘 차기 당권 경쟁은 벌써 물밑에서는 치열하다. 현재 당 대표격인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임기가 오는 4월 7일까지 남아있고, 당의 사활이 걸린 4·7재보궐선거가 진행 중이라서 드러내놓고 움직이지는 않지만 서서히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현재 당내외서 자천·타천 거론되는 당권 주자로는 원외의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전 6선), 주호영 원내대표(5선, 대구), 서병수 의원(5선, 부산), 정진석 의원(5선, 충남), 조경태 의원(5선, 부산), 권성동 의원(4선, 강원), 권영세 의원(4선, 서울), 홍문표 의원(4선, 충남), 윤영석 의원(3선, 경남) 등 중진의원, 초선의원으로 스타성이 있는 김웅 의원(서울)과 윤희숙 의원(서울) 등 10여 명이나 되고 있다.

당 대표 선거는 선거인단 70%와 여론조사 30%를 합산하여 선출하는데 선거인단은 대의원, 책임당원 전원, 일반 당원 일부 등으로 구성되며 2019년 2월 27일 실시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전당대회의 경우 일반 선거인단 약 37만명(책임당원 전원과 일반 당원 일부), 대의원 8천여 명 등 총 37만 8천여 명이었다. 21대 총선을 거치면서 책임당원 수가 늘어났다고 보면 다음 전당대회 선거인단 수는 약 40만 명 안팎일 것이다

선거인단 수가 이처럼 40만 명 정도 되면 조직력으로 득표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일반적으로 당심(선거인단 표심)이 민심(여론조사 지지율)에 수렴(근접)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어느 당권 주자가 국민 여론조사에서 앞서냐가 제일 중요하다. 인지도가 여론조사의 지지도 또는 적합도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평소 누가 언론에 많이 노출되었는지가 관건이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 거론되는 당원 주자 중에는 주호영 원내대표, 정진석 4·7선거 공천관리위원장, 조경태 의원(직전 수석최고위원),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 등 같은 인물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4·7선거 후 당내 경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면서 각 당권 주자들이 본격적으로 공약을 발표하고 토론 과정을 거치면서 의외의 주자가 부각할 수도 있다. 

당의 개혁적·안정적 관리, 윤석열 전 총장과 안철수 국민의당 등과의 범야권 통합, 공정·흥행의 대선 경선 관리, 정권 탈환 등을 성공적으로 실행할 수 있는 역량과 인품이 있는지가 당심과 민심이 판단하는 당 대표 선출의 핵심 기준이 될 것이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1년간 원내대표직을 무난히 역임하며 판사 출신답게 논리적인 대여공격과 정책으로 거의 매일 언론을 타고 있어 인지도가 높고, 책임당원과 일반 당원 분포가 많은 대구·경북 출신이라는 점, 특임장관과 정책위의장  역임, 외유내강형의 친화력, 현 원내대표로서 현역 의원 지지 확보 용이 등의 강점이 있다.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부산에서 15대부터 20대까지 6선 국회의원을 하면서 새누리당 대표·한나라당 원내대표 등 역임, 2012년 대통령선거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아 대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경륜, 중량감·안정감·포용력, 마포포럼(‘더 좋은 세상으로’)과 같은 조직과 세력, YS계로서 민주화운동 경력, 높은 인지도 등의 강점이 있다.

정진석 의원은 이번에 4·7선거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공천관리를 하였고, 작년부터 국회부의장을 맡을 차례였지만 민주당의 개원 협상에 반발해 부의장을 포기한 희생정신, 부친의 고향이 공주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친분이 있는 충청권 출신, 청와대 정무수석 역임하고 언론계 출신으로 정무감각 등의 강점이 있다. 

조경태 의원은 부산에서 17·18·19대 총선은 민주당으로 당선, 2016년 1월 새누리당에 입당하여 20·21대 총선에 당선되었고, 2019년 2·27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거에서 수석최고위원으로 당선되는 저력을 보였으며, 부산대 토목공학 박사라는 이공계 출신으로 50대 중반이라는 강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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