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지도체제,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 것인가
[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지도체제,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할 것인가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3.2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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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現 단일성집단지도체제...당 대표 독주 견제 한계, 대표 경선 탈락자 등 중진의 당무 배제로 당 역량 저하
- 집단지도체제...지도부 권위와 위상 상승, 소외세력 최소화로 총력체제 구축 가능, 정치지도자 육성 용이
- 반면 지도부 내부 갈등·내분 격화로 ‘식물 대표’, ‘봉숭아학당’, ‘콩가루 당’ 등 국민 신뢰 상실 우려
▲정웅교 기자

(서울=정웅교 기자) 국민의힘이 오는 6월 5일 이내로 임시전당대회를 통해 차기 지도부를 선출해야 하는데, 이 때 중요한 이슈가 지도체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현재 국민의힘 지도체제는 2016년 총선 이후부터 단일성집단지도체제를 유지해오고 있다. 이것을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 여부가 국민의힘 내외부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정당의 지도체제는 집단지도체제, 단일지도체제, 두 체제를 혼합한 단일성집단지도체제 등이 있다. 정당은 이 세 지도체제가 각각 장단점이 있으므로 각 당이 처한 상황, 당내 역학 구도, 인재풀 등을 감안해서 지도체제를 결정하여 당헌·당규에 담는다.

1. 정당 지도체제 종류별 장단점

집단지도체제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총재)·최고위원(부총재)를 구분하지 않고 동시에 투표·선출해서 1등이 당 대표(총재), 나머지 2∼7등이 최고위원(부총재)가 되고, 당 대표(총재)는 지도부[(대표(총재)+최고위원(부총재)]의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당무를 집행하며, 당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대표성을 갖는다. 기업에 비유하면 당 대표가 대표이사격이고 최고위원이 이사격이다.

집단지도체제는 지도부에 당내 영향력이 큰 중진, 스타 정치인, 권역별 대표 등 다양한 세력이 참여함으로써 지도부의 권위와 위상을 높이고, 당내 소외세력을 최소화해 당을 총력체제로 구축할 수 있고, 정치지도자 육성에 유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에 지도부 내부의 견제와 갈등이 격화되면 당이 극심한 내분에 휩싸여 국민의 신뢰를 상실할 수 있으며, 당 대표가 우호적인 지도부 과반을 확보하지 못하면 식물 대표로 전락해서 당무가 거의 마비되는 단점이 있다.  

단일지도체제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총재)·최고위원(부총재)를 구분하여 투표·선출하고, 당 대표(총재) 1인이 전권을 가지고 당을 이끌어가는 체제로, 과거 3김시대 정당의 총재처럼 지도부(총재+부총재)의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당무를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총재가 지도부와 협의는 하되 주도적으로 당을 이끌어가는 지도체제이다.

단일성집단지도체제는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총재)·최고위원(부총재)를 구분하여 투표·선출하고, 당 대표(총재)는 지도부[(대표(총재)+최고위원(부총재)]의 다수결에 의한 의사결정을 바탕으로 당무를 집행하며, 당 대표는 대외적으로는 대표성을 갖는다. 현재의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도체제가 여기에 속한다.

단일지도체제와 단일성집단지도체제는 모두 당무 집행의 효율성은 있으나, 단일지도체제는 당 대표에 대한 견제 기능이 거의 없어 당 대표가 독주할 가능성이 높으며, 단일성집단지도체제는 당 대표에 대한 견제 기능이 약간은 있으나 한계가 있다. 또 당 대표 경선 탈락자 포함하여 중량감 있는 인사들이 당무에 배제되어 당의 총력체제 구축이 어렵다. 

2. 국민의힘 전신 자유한국당·새누리당의 지도체제 실패 사례

자유한국당의 2019년 2월 27일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대표를 선출하는 등 단일성집단지도체제를 출범시켰는데, 총선을 앞두고 사실상 공천권을 쥔 당 대표에게 힘이 쏠리면서 황교안 대표가 당을 독단적으로 운영할 수 있었고, 결국 21대 총선에서 대패하는 단초가 됐다는 지적이 있다.  

지난 2014년 7월 새누리당 전당대회에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김태호·이인제·김을동 최고위원의 집단지도체제가 출범했고 후에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이정현 의원, 안대희 전 대법관을 임명하였다. 2015년 2월 새누리당은 원내대표에 유승민 의원, 정책위의장에 원유철 의원을 선출했는데 유승민 원내대표가 박근혜 대통령과의 극심한 갈등으로 2016년 7월 초에 거의 강제로 사퇴한 직후 원내대표에 원유철 의원, 정책위의장에 김성훈 의원이 새로 선출됐다. 

당시 최고위원회의 계파 구성은 당권파(비박계, 비주류)가 김무성 대표와 김을동 최고위원 2명이고, 비당권파(친박계, 주류)가 원유철 원내대표와 서청원·김태호·이인제·이정현 최고위원 5명이고, 중도계(사실상 친박계)가 김성훈 정책위의장과 안대희 최고위원 2명이었다. 

그리하여 당시 최고위원회가 당권파(비박계, 2명):친박계(주류, 5명):중도계(2명)로 구성되어 김무성 대표는 지도부 내에서 소수파로 친박계 5명의 적극적 견제로 식물 대표로 전락하였고 2016년 20대 공천과정에서 지도부 내분이 극에 달해 공천 파동에 의한 민심 이반으로 결국 총선 패배로 귀결되었다. 

3.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실패...집단지도체제를 단일성집단지도체제로 변경

기존 집단지도체제의 지도부가 극심한 내분으로 ‘식물 대표’, ‘봉숭아 학당 최고위원회’, ‘콩가루 당’이라는 지탄을 받아 결국 20대 총선에서 패배한 새누리당은 총선 후 지도체제를 단일성집단체제로 당헌·당규를 개정해서 2016년 8월 초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했다. 

이 지도체제는 그 후 자유한국당, 미래통합당, 현재의 국민의힘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2016년 8월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2017년 7월 홍준표 대표(자유한국당), 2019년 2월 황교안 대표(자유한국당→미래통합당) 등이 이 제도로 전당대회에서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단일성집단지도체제는 앞에서 지적했듯이 효율성은 있으나 당 대표의 독주 현상이 일어났다. 2018년 전국동시지방선거 시 홍준표 대표가 공천권을 지도부 견제 없이 독단적으로 행사했다는 비판이 있었고, 2020년 21대 총선 시 황교안 대표 역시 공천권을 독단적으로 행사해 총선 패배의 한 요인이 되었다는 비판이 있다.
 
앞의 3명의 대표 시절, 대표 경선에 참여해 탈락한 사람들을 포함해 중진들이 당 운영에 소외되어 당의 총체적 역량이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4. 국민의힘 집단지도체제로 변경 시, 당권 경쟁(당 대표 경선) 예상자

앞의 사례에서 보듯이 현재의 단일성집단체제도 문제점이 있기에 유승민 전 새누리당 원내대표 등이 이번에 새로 구성하는 국민의힘 지도부는 집단지도체제로 하자는 주장을 하기 시작했다. 대선을 앞두고 당의 중량감 있는 인사, 지역·세대·선수(選數) 대표성이 있는 인사 등이 당 대표 경선에 참여해 1등이 대표로, 나머지 2∼5등이 최고위원으로 선출하자는 것이다. 

만약 국민의힘이 집단지도체제로 변경하여 전당대회를 열어 차기 지도부를 구성한다면, 원내에서 주호영 원내대표(5선, 대구), 서병수 의원(5선, 부산), 정진석 의원(5선, 충남), 조경태 의원(5선, 부산), 권성동 의원(4선, 강원), 권영세 의원(4선, 서울), 홍문표 의원(4선, 충남), 김태호 의원(3선, 경남), 윤영석 의원(3선, 경남) 등 지역 대표성이 있는 중진들이 자천·타천으로 당권 경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원외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6선), 이인제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6선), 나경원 전 원내대표(5선), 김영선 전 한나라당 대표(4선), 김문수(3선, 경기지사 2선), 강석호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현 마포포럼 공동대표)(3선), 이혜훈 전 새누리당 최고위원(3선), 정미경 전 미래통합당 최고위원(2선) 등이 정치적 재기를 위해 당권 도전 여부를 고민할 것으로 보인다.  

초재선의원 중에서 성일종 비대위원(2선), 스타 초선인 김웅 의원(서울)과 윤희숙 의원(서울) 등도 당권 경쟁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국민의힘 합류가 예상보다 빨라지고 고공 지지율 계속 유지된다면 기존에 대선 출마를 준비하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5선), 유승민 전 의원·전 새누리당 원내대표(4선),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중에서 내년 대선을 포기하고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안철수 대표와 홍준표 의원은 국민의힘과의 합당 또는 입당이 선행돼야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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