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정규군과 예비군의 차이는 뭘까
[덕암 칼럼] 정규군과 예비군의 차이는 뭘까
  • 김균식
  • 승인 2021.04.02 0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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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과거 어느 한때 먹고 살기 바쁠 때 아내가 예비군복 입고 남편 대신 훈련을 받는 촌극도 있었고 시간 여유 있는 친구가 일당 받고 대신 나갔다가 적발되어 곤욕을 치른 시절도 있었다. 

훈련 과정도 현역과는 달리 이미 전역한 예비역이다 보니 군기는 커녕 빠져서 기간 병들 말도 잘 듣지 않는다.

심지어 반말에 건들거리다가 집합이나 동작은 나이 탓인지 굼뜨다. 하지만 일명 꼰대로 불리는 이들의 잠재의식 속에 애국심은 일단 유사시 현역들 못지 않으니 그 저력이야 말로 가늠이 안 되는 비정규군인 셈이다.

2021년 기준 예비군 인원은 약 300만 명에 육박한다. 현역 60만 대군에 비하면 5배 나 많고 총 370만 명이면 중국의 270만 명보다 많은 셈이다. 그렇다면 북한은 얼마일까. 현역병은 우리보다 많은 130만이지만 예비군은 60만 명으로 총 병력 수는 190만 명이니 한국보다 절반 정도 밖에 안 된다.

손바닥 만한 작은 영토에 370만 대군의 저력은 결코 어떤 강대국이든 만만하게 볼 대상이 아니다. 다만 아쉬운 건 삼면이 바다라서 지리적 여건이 불리하고 위로는 동족 간에 으르릉 거리는 대립각을 세우다 보니 국방비가 만만찮게 들어가는 게 흠이다.

대한민국 국군의 훈련이나 첨단과학 무기 수준은 가히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빠지지 않지만 어쩌다 보니 항공모함이나 그 흔한 핵 잠수함도 지지부진하여 군인 대비 국방력을 키워야 한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틀린 말은 아닌 듯 싶다.

지금이 총검술 연습하며 백병전 준비할 때는 아니고 공중전이나 화학전이 전세의 판가름을 결정 낼 시기인데 예비군훈련장의 변화도 필요한 시대다. 말이 훈련이지 막상 참석해 보면 출석에 더 비중이 있는 분위기다.

필자가 1986년 병장 때의 일이다. 예비군 아저씨들 모시고 훈련 진행하려니 말도 안 듣고 통제가 시원찮을 때다. 공병 출신에 화생방전을 담당하던 조교로 근무하던 때라 국방색 천막에 CS캡슐을 터트리고 줄줄이 통과시키던 과정이 있었다.

한쪽을 막아놓고 눈물·콧물 흘리게 한 대가로 몇 시간을 피해 있어야 했는데 예비군한테 가스 먹이는 데가 어디 있냐며 항변을 들었던 에피소드가 있었다.

지금이야 웃고 넘길 일이지만 당시만 해도 예비군 훈련은 아직 군기가 덜 빠진 고참 들이었고 영점 사격이나 총검술은 그대로 몸에 익힌 역전의 용사들이었다.

전쟁, 과연 일어날까. 지금까지 70년이 그랬듯 절대 안 일어날까. 누구도 장담 못하는 게 현실이고 언제는 난리가 난다하고 났던가. 일본이 온다하고 왔으며 북한은 중국이나 소련의 지원 없이 어찌 왔을까.

막상 터지면 어디로 갈까. 바다로, 하늘로, 아니면 되려 북한으로 갈까. 어차피 갈 곳도 없고 상대가 어느 나라든 간에 싸워 이겨야 살아 남는데 요즘 군대 휴대전화 들고 고참이나 졸병이란 단어는 상급자와 하급자란 명칭으로 바뀌며 모두가 경어를 써야하는 시대에 봉착했다.

군대는 군기가 있어야 하고 집합과 보초가 기본이며 어느 정도의 얼차려는 정신을 똑바로 차리라는 명분으로 남용되지 않는 선에서 존재해야 맞는 것이다. 복무기간도 줄이고 월급도 올리며 기타 피복이나 식사의 질도 대폭 개선됐다.

대부분 외아들이나 다름없는 덕분에 화장실이며 먹고 자는 것이 풍족했던 장병들은 군부대 내에서도 선진국군의 기반이 잘 다져지고 있다. 하지만 특수부대나 혹한기 훈련, 유격 등 난이도가 높은 훈련에 익숙하지 않은 신세대의 체력이나 담력은 더욱 잘 다져서 국방의 격을 높여야 할 필요가 있다.

반면 20년 전만해도 열악한 환경 속에서 군기가 바짝 서 있는 시절 이었고 그렇게 군복무를 마친 일명 예비군들은 현역 못지 않게 강력한 군인의 기본자질을 갖춘 비정규 군이다.

작게는 아내와 자식들의 생명을 지키고 나아가서는 사회와 나라를 지키는데 물불 가리지 않을 예비군들, 평상 시 흐느적 거릴것 같아도 어렵게 군 생활을 마친 만큼 이들이 총기로 무장하면 잠재된 군사력의 결과는 가늠치 못할 만큼 큰 것이다.

오늘은 예비군 창설 53주년으로 300만 예비군의 존재를 대외적으로 공감하는 날이다. 사실 알고 보면 예비군은 전술적 가치를 지닌 존재만은 아니다. 각종 재해나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도 수도권 임시선별검사소 지원을 나서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도 몸을 아끼지 않는 역할을 해왔다.

특히 2018년 동원전력사령부를 창설해 무기와 장비를 현대화하고 가상현실 기반 영상 모의사격 등 과학화된 훈련시스템도 병행되고 있어 현역 못지않은 전투력을 갖출 예정이다. 돌아보면 우리 민족이 시도 때도 없이 얼마나 들볶이고 시달리고 고통을 겪었던가.

이제는 우리 스스로가 자국의 호위병으로 그 역할에 마음과 몸을 아끼지 않는 애국자가 되어 두 번 다시 이 땅에 전쟁의 포성이 들리지 않도록 자주국방의 성을 쌓아야 할 것이다.
세계 최대 인원이 자국을 지키는 나라, 과거 동사무소 방위사병이 빈 도시락 들고 다녀 인원파악이 안 된다는 유머가 있었다.

회사 다니고 사업하고 각자의 직업에 종사하는 예비군들이 총만 들면 현역 못지않은 군인으로 변하는데 어떤 나라가 감히 넘볼까. 그래도 이 나라의 국방력이 든든한 건 가족을 사랑하는 300만 예비군이 있어서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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