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공존 (With corona)’ 시대 공공보건의료의 파이데이아
‘코로나 공존 (With corona)’ 시대 공공보건의료의 파이데이아
  • 안산대학교 간호학과 송영아 교수 kmaeil86@naver.com
  • 승인 2021.04.05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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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대학교 간호학과 송영아 교수

‘코로나19 이전 삶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생활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변화하면서 삶의 대부분이 감염 예방 실천의 일상으로 배어들고 있다. 

2020년 11월 1일, 정부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세분화한 개편안을 발표하는 배경에서 ‘코로나 공존(With-Corona)’이라는 표현이 사용하였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 즉, 2015년 메르스 대응에서 종식을 목표로 두었던 시대와 다르게 코로나19는 종식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확진자가 더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살고 있다. 이제는 방역과 일상이 공존하는 시대, 사회적거리두기와 일상이 공존하는 시대에 적응이 되어가고 있다. 

코로나19(SARS-CoV-2)는 태양의 코로나와 같은 모양을 띠고 있는 점에서 이름 붙여졌고 호흡기질환을 일으킨다. 지금까지 신종플루, 메르스 등도 국민을 공포에 떨게 했다. 코로나19 역시 국민을 위기에 몰아넣고 우리에게 두려움을 일으킨다. 장기화하는 코로나19가 가져온 일상의 부담을 최소화하고, 감당할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하고, 포스트 위기에 직면하는 우리의 삶 속에 공공보건의료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15년 메르스 사태는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대한 공공보건의료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다. 그 당시 신종감염병 발생에 대응하기 위해 감염관리 전문병원, 음압격리병상 등의 공공의료자원 확충을 추진과제로 삼았다. 그러나 감염병 치료체계의 부족 현상은 코로나19 과정에서도 일어났다. 

이번 코로나19 사태에서 보면, 민간병원이 있어도 긴급한 시기에는 제약이 따랐고, 공공보건의료의 중요성을 절실히 알게 되었다. 그동안의 공공보건의료 확충이 지속성 있는 투자로 연결되지 못한 이유에 대해 깊이 성찰해봐야 할 것이다. 

공공보건의료 확충 시 국가기관이나 지방정부가 급성과 아급성기 의료를 제공하는 기관을 설립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다. 이제는 코로나19 대응에서 드러난 한국의 보건의료체계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집중해야 할 것이다.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공공보건의료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 및 제3호.
이 규정하는 ‘공공보건의료’는 국가, 지방자치단체 및 보건의료기관이 지역·계층·분야에 관계없이 국민의 보편적인 의료 이용을 보장하고 건강을 보호·증진하는 모든 활동으로 규정한다. 따라서 공공보건의료는 보건의료의 본질적 속성, 즉 공공의 이익을 위해 견지해야 할 역할과 기능에 초점을 둔다. 

‘공공보건의료기관’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단체가 공공보건의료의 제공을 주요한 목적으로 하여 설립·운영하는 보건의료기관이다. 즉, 기관을 설립·운영하는 주체에 초점을 두어 규정한다.

보건의료의 공공성을 회복하면서 보건의료의 효율성과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투자로 의료기관과 병상, 전문인력, 정보통신기술(ICT) 활용  등 감염병 대응을 위한 환경과 자원 확충 계획을 연속성 있게 실천해야 하겠다. 특히, 전문인력풀을 구축하려는 방안으로 감염내과와 예방의학, 감염 예방위원, 전문인력에 대한 처우와 개선 방안을 간구하고, 감염관리전문간호사 양성과 활용을 위한 강화체계를 마련하여 아낌없이 지원해야 한다. 

지방자치단체 역시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 2021. 3. 9.] [법률 제17920호, 2021. 3. 9., 일부개정] [제7조3항]에 규정된 바와 같이 감염병 예방과 관리를 위한 ‘시행계획’을 실행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지역사회자원을 연계하는 커뮤니티 케어의 활성화가 중요하다. 

우리의 지역사회 중심관리체계는 어느 나라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밀접접촉자 추적관리, 신속한 선별 검사와 자가격리 등 지역사회를 중심으로 지금까지 잘해왔다. 그러나 코로나19 공존 시대로 돌입하면서 접촉자, 감염자 등의 포화상태를 대비한 대응 관리에서 조금 더 포괄적으로 지역관리체계를 계획해야 한다. 

현재 공공의료기관은 부족한 시설장비와 인력을 확충하여 적절한 보건의료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공공보건의료의 시설과 인력풀 등을 확충하여 중증환자에서부터 경증환자에 이르기까지 환자관리체계의 보강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특히, 의료기관 접근이 어려운 취약계층이나 자가격리 중인 의심환자에 대해서 비대면 진료를 활성화하여 지역사회의료기관의 돌봄을 받도록 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일상에서 원격의료가 보편화하고, 다수가 재택근무를 하고, 원격 의사소통이 이루어진다면 앞으로 어떤 변화들이 일어날까? 대학의 예를 들어보면, ‘온라인 입학식’, ‘온라인 강의’, ‘실시간 화상 강의’ 등은 이전에 있긴 있었지만, 공적으로 교육계에서 변화될 것이라는 사실과 학생이 없는 대학가의 모습을 누구도 상상조차 못 했을 일이다.

더불어 비대면·언택트 환경이 도래되면서 많은 공공기관에서도 빠르게 변화되어 가는 실정이다. 물론 이러한 환경은 취약집단 돌봄의 사각지대에 대응하는 중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2019년부터 추진되고 있는 재택의료는 그 성과가 주목되는 중요한 변화이지만, 한정된 인력이 모든 환자를 방문하여 대면 진료를 수행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최소한 코로나19와 같이 ‘방문’과 ‘대면’을 꺼리는 환경에 대한 대응책을 갖출 필요가 있다. 비대면·언택트 환경은 보건의료서비스 공급과 이용의 변화를 촉구하고 있으므로 공중보건의료의 위기 상황 대응을 위한 의료전달체계의 개선과 공공보건의료체계의 역할 증대 및 새로운 보건의료서비스의 정립 등은 ‘코로나 공존’ 사회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공보건의료의 구조적인 변화와 지원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내실 있게 공공보건의료 전문인력의 역량과 연계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공공보건의료를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업을 기획하고 수행하며, 이를 평가하는 모든 부분에 걸쳐 전문가 수준의 높은 지식과 기술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이를 수행하는 전문인력들에 이루어지는 전인교육은 공공보건의료의 ‘파이데이아’ 파이데이아 (고대 그리스의 교육사상), 오인탁, 학지사를 이룰 수 있다고 사료된다. 

플라톤은 바람직한 공동체를 건설하는 문제는 교육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하였다. 플라톤은 대표적으로 '프로타고라스', '메논', '국가', '법률' 등에서 반복적으로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플라톤의 동굴의 비유 플라톤의 국가·정체, 플라톤저/박종현 역, 서광사는 태양의 비유와 선분의 비유를 포함하는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태양의 비유에서는 ‘좋음’의 이데아를 설명하고 선분의 비유에서는 ‘좋음’을 알기 위한 단계를 설명한다. 마침내 ‘좋음’과 ‘좋음을 알기 위한 단계’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실천할 것인가에 대한 총체적인 설명이 동굴의 비유를 통해 제시된다. 

플라톤은 그가 목표로 삼는 이상 국가를 건설하는 방법으로 파이데이아(paideia, 교육) 체계구성을 강조한다. 동굴의 비유가 묘사하는 상황은 보통의 인간 공동체의 정치적 상황이며 그것은 하나의 연속성을 가진다. 따라서 공공보건의료에 기꺼이 동참할 수 있는 문화 조성과 의료인 양성을 위한 다각도적인 지원이 필요하겠다. 

공공보건의료는 정부나 공공기관만이 담당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사회 전체가 공동으로 대응해야 하는 영역이라는 인식이 생겼다.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나타난 현상들을 통해 공공보건의료의 확충이 단지 의료기관의 확충 차원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우리 보건의료체계가 보여 준 취약점을 보완하여 발전한다면, 향후 발생 가능한 감염병에 대해 효과적인 대처뿐만 아니라 국민의 건강한 삶 구현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작년과 올해 코로나19 대응 과정에서 국민도 이타성과 사회를 위한 성숙한 시민의식이 발휘되고 있고, 감염병 발현 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에서 비용을 부담하며 치료를 해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믿음이 생겼다. 방역과 공공보건의료에 대한 믿음과 동조와 공감대가 형성된 지금이 공공보건의료를 연속성 있게 지원하고 육성하는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추후 공공보건의료의 어려운 사건이 있을 때마다 현재와 같은 제안들이 되풀이되지 않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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