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코로나19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허와 실
[덕암 칼럼] 코로나19 어디까지가 진실일까, 허와 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4.12 08: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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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하루 평균 500명, 전국민 5,000만 명 대비 10만 명 중 1명이 확진환자로 구분되는 비율에 대비하면 나머지 인구는 그 1명으로 인해 몇 십 배는 죽음보다 더 두려운 가난과 불편을 감수해야했다.

코로나19 초기에 중국인 입국을 거부하자며 목소리를 높이고 방역에 앞장섰던 의사협회도 범죄여부로 인해 자격상실 운운하는 정책이 나오자 이렇다 할 입장표명이 침묵으로 변했다.

정부의 방역지침에 대한 이견도 없이 온 국민은 지나치게 착할 만큼 원칙을 준수하는 가운데 어디까지가 맞는 것인지 구분조차 어려워졌다.

불과 50cm 플라스틱 칸막이도 타 넘지  못하고 정부의 지침대로 밤 10시가 넘어야 출몰하는 코로나19, 식당 입구에는 나타났다가 식사 중이거나 술 마실 때는 마스크 벗어도 감염되지 않는 인공지능의 코로나19, 엊그제는 서울 서초구에 위치한 삼성화재 본사를 찾았다. 같이 붙어 있는 삼성생명 건물 사이에 설치된 흡연구역은 거리두기가 무색할 만큼 빼곡했다.

물론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음은 당연한 것이고 감염의 공간적 가능성이 어디까지인지 알 수 없는 장면이었다.

뿐만 아니라 본보 서울지사인 영등포 맛집 거리마다 빈 좌석도 없이 혼잡한 저녁 술자리가 만연했다. 식당 주인과 고객에게 동시에 부과한다는 과태료는 남의 나라 일이었다.

어쩌다 코로나19에 감염되어 격리되었다는 지인들은 격리기간 동안 이렇다 할 치료를 받는 게 아니라 보건소에서 지급되는 감기약 처방이 전부였다며 코로나19는 조금 별난 감기일 뿐이라고 어이없는 치료방법을 실토했다.

어디까지 일까. 매상이 오를 만 하면 가게 문을 닫아야 하는 수도권 음식·술집들은 10만원씩 준다는 서울시장 후보의 말에 지금 장난하느냐며 흥분을 감추지 못한다.

분야별로 불만은 가득하지만 누구 하나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지는 못하는 게 현실이며 국민안전에 위배되는 언행이야말로 한순간 역적 그이상의 대접을 받게 된다. 벌써 한해를 넘었다.

코로나19의 감염 경로와 확진자들의 반응을 취합해 보면 이해가지 않는 부분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서울시장 후보들이 선거유세를 하는 동안 연일 비춰줬던 양 후보 진영의 거리두기는 어떤 상황이었느냐에 따라 코로나19가 확산될 수도 안 될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였다.

푸른 창공과 맑은 해변가를 거닐면서도 하루 종일 착용하고 있는 마스크의 내면이 더 안전하다고 믿는 착한 국민들, 가게 안에서 벗고 있다가 손님이 들어오면 얼른 착용하는 주인과, 만날 때 마다 어디서 출발했는지 알 수 없으나 주먹을 굳게 쥐고 손조차 잡지 않는 인사법이 점차 익숙해진다.

이쯤하고 최근 당선된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 같은 의문점에 발상의 전환을 가져왔다. 중앙정부의 일률적 사회적 거리두기가 자영업자의 희생을 요구한다며 서울형 거리두기 방안 마련에 착수하자 방역당국과 정면 대결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서울시 뜻대로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 영업이 가능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만약 별 일 없다면 그동안 숨죽인 과정은 무엇이었으며 다른 곳도 유사한 시도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오 시장의 말대로 매출 감소를 최소화 하고 방역 효과를 극대화하는 방안을 진작부터 논의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책상머리에 앉아 구상하고 집행하니 기획의 한계가 있는 것이며 어느 정도는 밥 먹을 만한 사람이 짜는 정책이니 배고픈 자의 현실을 참작하지 못하는 것이다.

질병관리청장은 구체적 내용에 대한 제안이 들어오면 사회적 거리두기의 시설·업종별 지침에 따라 중앙사고수습본부와 협의하겠다면서 거리두기의 원칙에 맞게끔 수칙이 마련됐는지 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유흥시설에서는 마스크를 쓰기 어렵고 지하에 밀폐된 공간에서 장시간 체류하는 등의 특성에 따라 융통성이 뒤따라야 한다.

오 시장은 지난 9일 코로나19 종합대책회의에서 일괄적인 오후 9시, 10시 이후 영업금지 등 규제 중심의 거리두기는 더 이상 수행하기 힘들다며 업종별 차별화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가 현재 시행 중인 사회적 거리두기 수도권 2단계, 비수도권 1.5단계를 다음달 2일까지 3주간 유지한다는 지침과 수도권만 유독 집합금지를 시행한 점에 대해 방역의 지침에 상반되는 경우다.

이러는 동안 서울 강남의 무허가 유흥주점에서 술판을 벌이던 일행들이 적발됐다. 음주가무를 즐기던 업주와 손님 수 백 명이 무더기로 적발됐다. 업주는 식품위생법 위반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고 입장객들은 사전에 유출된 모임의 정보로 경찰들이 대거 출동한 것이다.

명백한 5인 이상 집합금지 등 감염예방법 위반이다. 물론 할 수만 있다면 지켜야 한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봐도 앞뒤가 안 맞는 정책은 현실에 맞게 변경과 조절이 필요하다. 언젠가 세월이 지난 지금의 방역수칙이 얼마나 어이없는 코미디가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전문적인 검증과 감염 원인이라도 파악해서 족집게형 방역이 맞는 것이지 온 사방 다 틀어막는 포괄적 방역은 자칫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 태우는 격이다.

이제 2020년 각종 통계는 올해 10월이면 발표되고 올해 분은 내년 10월에 발표된다. 자영업자의 폐업과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거나 실행한 국민들의 통계, 가난에 따라 부모의 이혼으로 이어진 채 길거리에 버려진 아이들의 암울함, 미래나 당장은 멍하니 지나도 올해 가을 즈음 돌아올 가난과 계층간 위화감은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젊은 층은 가상화폐로 중년층은 주식으로 한탕 하려는 전문가들이 생겨날 때 이 땅에서 열심히 땀 흘려 일할 자 누구일까.

어차피 한번은 겪어야할 어둠의 터널이라면 어금니 물로 다부지게 겪어 넘겨야 한다. 누가 그랬던가 아픈만큼 성숙해진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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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섭 2021-04-12 09:56:47
언론인으로서의 깊은 고뇌와 성찰이 압권입니다. 늘 강건, 건승, 건필하세요 회장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