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다소 과대평가된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의존증 끊고 자강·자립을...대부분 반사이익으로 선거 승리
[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다소 과대평가된 김종인 위원장에 대한 의존증 끊고 자강·자립을...대부분 반사이익으로 선거 승리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4.12 0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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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의 공, 기존 수구·강성보수 이미지, 개혁보수·중도로 바꿔 재보선승리 기틀 마련
- 김종인 ‘매직’ ‘승리 신화’ ‘미다스의 손(Midas touch)’ ‘정당 부흥사’는 과대평가 된 측면
- 20대총선 민주당 승리, 박근혜 정부·새누리당의 실정·공천파동 등 외부요인에 의한 반사이익
- 4·7재보선 국민의힘 승리, 문재인 정부·민주당의 실정, LH 사태, 윤석열 검찰총장 전격 사퇴, 국민 분노 등 외부요인에 따른 반사이익
- 국민의힘, ‘김종인 향수’ ‘김종인 의존증’ 과감히 끊고 자강·자립해야
- 치열한 경선은 자연스러운 현상, 당내 민주화 위해 응당 지불해야 하는 비용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다양한 경험, 경제정책 능력, 정당경영능력을 가지고 있는 노련한 정치인으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는 ‘정당(정치) 전문경영인’, ‘직업적 비대위원장’, ‘비대위 전문경영인’, ‘정당 부흥사’, ‘책사’, ‘미다스의 손(Midas touch)’ 등 그의 능력을 인정하는 별칭들이 많이 있다.

1. 김종인 전 위원장의 선거 승률과 저력의 원천

그는 독일 뮌스터대학 경제학박사,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노태우 정부 보사부 장관 및 청와대 경제수석비서관, 5선 비례대표 국회의원(11·12·14·17·20대), 새천년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2004년, 17대 총선, 패배), 새누리당 비대위원·(2011∼2012년, 19대 총선 승리),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2012년, 18대 대선 승리),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2016년, 20대 총선 승리), 미래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2020년, 21대 총선 패배), 국민의힘 비대위원장(2020∼2021, 4·7재보선 승리) 등 1981년 11대 국회부터 만40년 동안 한국 정부·정당에서 중요 직책을 맡았다.

김 전 위원장의 이러한 장기간 정치 활동 기록을 김영삼(YS) 전 대통령(1954년 3대 민의원부터 1998년 대통령 재임까지 44년간 활동), 김대중(DJ) 전 대통령(1961년 5대 민의원부터 2003년 대통령 재임까지 42년간 활동) 외에는 누구도 깨지 못할 것이다.

그는 6번 선거 책임을 맡아 4번 승리하고, 2번 패배함으로써 승률 67%로 높은 편이다. 특히 공천과 선거운동을 모두 책임진 경우는 2016년 20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 이번 4·7재보선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 모두 승리하여 승률 100%이다.

김 전 위원장의 저력의 원천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그는 우리나라 초대 대법원장인 가인 김병로 선생의 친손자로서 가인이 정당 활동할 때 20대에 비서를 하며 정치 감각을 익혔다. 그 후 독일에서 경제학박사를 취득한 후 경제학자로 학계,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국회의원 5선 등 풍부한 경험과 경륜을 가지고 있다.

또한 1987년 민주항쟁 이후 개헌을 할 때 그가 헌법 119조 2항에 경제민주화 조항을 제안·관철했다는 것이 거의 정설로 되면서 그는 한국의 ‘경제민주화’ 헌법 조항 창안자의 위치를 확보하였고 ‘경제민주화’가 그의 브랜드가 되었다. 경제민주화가 갖는 상징성은 진보적·개혁적 아젠다라는 점이다.

결국 그는 87년부터는 ‘경제민주화’라는 브랜드 파워로 행정부·정당에서 요직을 거쳤고 그의 능력과 상황(운, 반사이익)이 맞아떨어져 ‘정당 부흥사’, ‘미다스의 손(Midas touch)’이 된 것이다.

2. 김종인 전 위원장의 20대 총선 민주당 승리, 자체 능력보다는 박근혜 정부·새누리당의 실정·공천파동 등 외부요인에 의한 반사이익

천하의 제갈량도 운이 따라주지 않으면 전쟁에서 지기도 했다. 運七技三(운칠기삼)이라는 말이 있다. 인생사의 성공은 운이 7할을 차지하고 재주는 3할이라는 뜻으로 재주보다는 운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이 20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대위 대표를 맡아 당시 새누리당(122석 확보)을 이겨 민주당(123석 확보)을 원내 제1당으로 만드는 성과를 거두어 그는 승리를 확실하게 담보하는 ‘김종인 매직’ ‘정당 전문경영인’ ‘미다스의 손(Midas touch)’으로 불리워졌다.

그러나 이 20대 총선에서의 민주당 승리는, 김종인 민주당 비대위 대표가 이해찬, 정청래 의원 등 친문·친노 핵심들을 공천 배제하는 등 파격적인 물갈이 공천과 그의 선거전략·리더십의 영향도 어느 정도 작용했지만,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의 친박·비박간 극심한 갈등과 공천 파동,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 수도권에서 보수성향 표의 새누리당과 국민의당 분산 등의 반사이익이 더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분석이다.

따라서 민주당의 20대 총선 승리는 김종인 비대위 대표의 전적인 공이라기보다 당시 정부·여당 실책에 의한 반사이익이 더 커 김 대표에게 운이 따랐던 것이다. 

3. 김종인 전 위원장의 4·7재보선 국민의힘 승리, 자체 능력보다는 문재인 정부·민주당의 실정 등 외부요인에 의한 반사이익

이번 4·7재보선 국민의힘 압승과 민주당의 참패는 국민의힘이 잘해서, 김종인 비대위원장 능력과 전략이 출중해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보다 경쟁력이 있어서가 아니다. 국민의힘이 자체 실력보다는 반사이익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는 점이다. 김종인 위원장에게 정부여당의 실정 등 외부 요인에 의한 반사이익, 즉 큰 운이 따랐다는 것이다. 다만 이 과정에서 국민의힘이 큰 실책을 하지 않았다는 점은 김 위원장의 공이다.

민주당 참패의 근본원인(根因)은 정부·여당의 실정(失政)과 불공정·오만·독선·위선·괴변에 대한 심판·응징·분노 투표, 근접원인(近因)은 3월 2일 터진 LH 사태, 3월 4일 전격 적인 윤석열 검찰총장 사퇴에 더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야권 후보 단일화 참여 등이다.

김종인 위원장도 4월 8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같은 취지의 언급을 하였다. 그는 “국민이 주신 값진 승리이고 현 정권과 위정자들에 대한 분노와 심판의 목소리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결과”라고 진단하며 “이번 재보궐선거의 결과를 국민의 승리로 겸허히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들이 승리한 것이라 착각하면서 개혁을 고삐를 늦춘다면 당은 다시 사분오열하고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다”라고 강조하였다.

4. 김종인 ‘매직’ ‘승리 신화’ ‘미다스의 손(Midas touch)’은 과대평가 된 측면

그는 21대 총선에서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 전국을 누비며 선거운동을 했지만 통합당(비례대표 포함)은 103석, 민주당(비례대표 포함)은 180석(열린민주당 3석 포함하면 183석)으로 통합당이 참패했다. 김 전 위원장 입장에서는 코로나 재난 사태, 자신이 공천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어 통합당 선거 승리 패배가 전적으로 자신의 책임이 아니라고 변명할 수 있다.

그러나 2004년 17대 총선에서 지역구 공천이 모두 끝난 직후, 총선 23일을 앞두고 3월 23일 당 대표로 선출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특유의 바람을 일으켜 노무현 대통령 탄핵 역풍으로 한나라당의 참패가 예상되었으나 한나라당이 121석을 확보하는 이변을 낳았고, 열린민주당이 152석 확보에 그쳤다.

이처럼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매직’ ‘승리 신화’ ‘미다스의 손(Midas touch)’, 확실한 실적을 내는 ‘정당 전문경영인’, ‘정당 부흥사’ 등은 그를 과대평가한 측면이 분명히 있다. 경쟁 상대인 정부·여당의 실정과 오만·독선·위선 등에 대한 민심의 분노가 폭발하여 반사이익을 톡톡히 얻었다는 점이고, 다만 그가 속한 정당에 큰 실책이 없었다는 점 정도가 그의 능력이었다.

5. 김종인 위원장, 당 이미지 개혁보수·중도로 바꿔 재보선 승리 기틀 마련...국민의힘, ‘김종인 향수’ ‘김종인 의존증’ 과감히 끊고 자강·자립해야...선거의 속성상 치열한 경선은 자연스러운 현상, 당내 민주화 위해 응당 지불해야 하는 비용

상황이 이러함에도 만약 국민의힘 일각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의 리더십에 대한 향수에 사로잡혀 언제든지 그를 당의 간판으로 추대하려는 ‘김종인 의존증’을 갖는다면 위험한 발상이다.

젖먹이 유아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나중에는 모유를 끊게 하듯이 국민의힘도 자립의 단계를 밟아가야 한다. 민주정당에서 당권 경쟁은 당연한 정치과정이고 선거의 속성상 치열한 경선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어떤 인물이 당 대표가 되느냐에 따라 당이 자립·자강하고 김종인 전 위원장 의존증을 탈피하느냐 여부가 결정될 것이다.

김 전 위원장은 퇴임사에서 “오로지 당권에만 욕심을 부리는 사람들이 아직 국민의힘 내부에 많다”며 질타했는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국민의힘) 비대위 대표 또는 비대위원장으로 추대를 받았지 경선을 통하여 선출되지 않았던 그의 시각에서는 치열한 당권 경쟁이 비효율적이고 한심한 욕심으로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러한 절차는 당내 민주화 또는 민주주의를 위해 응당 지불해야 하는 비용이지 낭비·헛된 일이 결코 아니다.

국민의힘은 6월 6일 이내에 전당대회를 열어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할 것이다. 다소 과열되더라도 치열한 경쟁을 거쳐 선출된 당 지도부의 임무는 막중하다. 향후 당을 보다 개혁적·안정적으로 운영하며, 차기 대선 후보 경선을 공정·흥행으로 관리하여 경쟁력 있는 후보를 선출하고, 최종적으로 정권 창출을 해야한다. 물론 이 과정에서 안철수 국민의당과의 통합, 윤석열 ‘장외 우량주’와의 입당 또는 통합,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안정적인 관리 등을 성공적으로 해야 한다. 당 선거인단(70%)과 국민여론(30%)은 이러한 기준을 갖고 당권 후보들에게 표를 던질 것이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나름 성과도 냈다. 21대 총선 참패 후 당 정강정책의 과감한 개정(기본소득, 5·18민주항쟁 포함 등 중도개혁적 내용), 작년 8월 19일 5·18민주묘지 참배 및 사죄, 작년 12월 15일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구속·수감된 상황에 대한 대국민 사과 등을 통하여 기존 수구·강성보수 이미지를 개혁보수·중도로 바꾸어 이번 재보선 승리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점은 인정된다. 그러나 당내 민주화, 당의 활력, 인재 양성 등이 미흡했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행보는 일반의 예상을 깨는 획기적인 일은 아니다. 총선 참패 직후 주호영 원내대표가 5·18민주항쟁 관련 과감한 발언을 한 적이 있으며, 당의 참담한 상황에서 누가 당 대표를 맡았을지라도 시도했을 법한 조치들이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러한 행보들이 국민의힘 지지율 상승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의 부동산정책 실패 등 여러 실정과 오만·독선적인 태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검찰 인사권 남용, 정부·여당의 윤석열 검찰총장 탄압과 검찰 해체 시도, LH 사태, 윤석열 검찰총장 전격 사퇴 등으로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급락하고 국민의힘 지지율이 반사적으로 올라갔던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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