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진정한 바보 병신은 혼이 부족한 사람이다
[덕암 칼럼] 진정한 바보 병신은 혼이 부족한 사람이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4.20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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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국어사전에서 바보는 어리석고 못나게 구는 사람을 얕잡거나 비난하여 이르는 말이고 병신은 생각이 모자라고 행동이 어리석다고 여겨지는 사람을 얕잡거나 핀잔하여 이르는 말이거나 신체의 어느 부분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보통과는 다른 형체를 가진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이 같은 정신적, 육체적 장애는 선천적이거나 후천적 사고, 질병에 의해 얼마든지 해당될 수 있으며 각자의 의지와 삶에 대한 긍정적 자세로 극복할 수 있다.

감각기관의 오감인 안이비설신은 보고 듣고 냄새 맡고 맛을 보는 몸 전체를 말하는데 불가에서는 뜻을 의미하는 의를 포함시켰다.

사람이 가진 혼을 육체와 하나로 보는 것인데 그만큼 눈에 보이는 것 못지않게 각자의 생각도 중요함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 진정한 장애인은 정신이나 신체적 기능이 부족한 게 아니라 혼이 부족한 사람이 진정한 장애인이라는 뜻이다. 필자가 이 같이 혼에 의미를 두는 건 육체는 멀쩡하지만 정신이 병신인 작자들이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오늘은 1972년부터 민간단체에서 개최해 오던 4월 20일 재활의 날을 이어 1981년부터 나라에서 장애인의 날로 정한 날이다.

이날을 장애인의 날로 정한 이유는 1년 중 모든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어서 장애인의 재활의지를 부각시킬 수 있다는 데 의미를 둔 것이며, 20일은 다수의 기념일과 중복을 피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당초 정부의 법정기념일 축소 방침에 따라 법정기념일로 지정받지 못하다가 1989년 12월 개정된 장애인복지법에 의거 1991년부터 4월 20일이 장애인의 날 법정기념일로 공식지정 되어 지금도 법정 기념일에 대접을 받고 있다.

년 중 내내 가만있다가 이날 만큼은 보건복지부·한국장애인복지단체협의회·한국장애인복지체육회·한국장애인고용공단· 한국 장애인단체 총연합회·한국장애인시설협회·한국교통장애인협회· 한국 뇌성마비 복지회·한국장애인재활협회 등 관련 단체들이 다양한 행사를 치르고 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주춤하지만 평년 같았으면 장애인고용촉진 캠페인, 장애인돕기 바자회, 장애인생산품 특별판매전, 장애인 짐-카나대회, 뇌성마비인 축구대회, 생활체육 론볼링대회, 재활심포지엄, 장애인 돕기 성금모금, 음악회 등 각종 문화행사가 성대히 치러진 바 있다.

장애인에 대한 인식은 해를 거듭할수록 변화와 개선의 여지가 큰 폭으로 달라졌다. 정부에서도 막대한 예산을 할애하고 관련 시설도 다양한 분야로 변화를 가져왔다.

과거 같았으면 문 밖 출입도 어려웠던 시절, 이제는 전동 휠체어를 타고 지하철이나 버스 같은 대중교통도 이용하고 식당, 극장, 관공서 등 어디가나 장애인에 대한 주차장, 출입구, 등 편의시설이 당연한 듯 마련되어 있다.

얼핏 보면 장애인에 대한 엄청난 변화가 있는 것 같지만 막상 시각, 보행, 청각 장애인이 되어 외출을 시도해 보면 불과 10분도 지나지 않아 각종 장애물이 발목을 잡는다.

어쩌다 맹인안내견이라도 데리고 나가보면 환영하는 식당 보다는 꺼리며 거부하는 식당도 적지 않은 편이다.

다시 말해 아직도 멀었다는 뜻이다. 사실 장애인이 되고 싶어 된 사람이 얼마나 될까. 선천적이 이유는 살아가는 과정에 생존본능을 통해 면역이 되어 그나마 새삼스런 충격은 덜하겠지만 후천적 요인으로 장애를 겪고 있는 입장이라면 상황은 다르다.

일단 보이지 않는 시각장애인의 경우 잃어버린 시력에 불안, 공포는 물론 삶의 절반을 포기해야 할 만큼 심각한 충격에 휩싸인다. 사고를 당하거나 당뇨, 등 질병으로 인해 시력을 잃은 사람의 말을 들어보면 그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고통이라는 사실이다.

발기부전증, 발가락부터 썩어 다리를 절단하는 족부괴사, 등 질병의 늪은 한번 빠지면 나오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건강은 건장할 때 지키는 것이 가장 쉬우며 한번 일어버린 신체적 기능은 없어봐야 그 중요성을 실감하게 된다.

우리 신체 그 어딘들 중요하지 않은 부분이 어디 있으랴 남의 심장 썩는 것은 몰라도 내 손톱 밑에 가시는 아픈 법이다. 이미 상해버린 육신이라도 남은 부분의 장점을 살려 잘만 활용한다면 정상인 못지않은 행복을 누릴 수 있다.

반대로 멀쩡한 육신이라도 게을리 방치하고 함부로 굴린다면 언제까지 건강하리란 법은 없다. 장애인과 정상인의 차이는 다소 불편함과 그렇지 않다는 점 뿐이다. 편견과 차별 없이 보편적 배려가 철저한 나라가 복지국가의 잣대로 평가될 것이다.

이제 혼이 병신인 장애인이 어떤 부류의 인간인지 되짚어보자. 제 아가리 하나 채우려고 나라살림을 엉망으로 만드는 자, 원래는 법대로 살면 아주 쉬운 일을 어렵사리 만들어 꼬이게 함으로써 부수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심성이야 말로 영적인 장애인이다.

다음 일하지 않고 놀고먹으려는 심성을 가진 병신인데 어쩌다 얻은 권력으로 만인의 피 땀을 거둬들여 적시적소에 쓰지 않고 표심 얻을 수 있는 곳에다 생색내며 낭비하는 자다.

가장 기본만 잘 지키면 모든 이들이 일한만큼 보수 받으며 집집마다 오순도순 잘 살 수 있는 가정을 꾸밀 수 있을진대 이를 엉망으로 만들어 결혼, 출산, 집을 포기하는 시대로 만들어가는 망국의 지도자들이 그에 속한다.

끝으로 원칙을 무시하는 부류다. 아이가 컵을 깨도 야단을 맞거나 부모가 변상을 해야 하는데 이 부류들은 아무리 잘못하고 실정을 해도 뒤 책임을 지지 아니한다. 도덕불감증이다. 안이비설신이 모두 정상이라도 의가 병신이면 진정한 장애인이다.

몸이 장애면 당사자만 고통을 겪지만 혼이 장애면 국민이 고통을 받는다. 대안은 국민의 몫이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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