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시 공무원 ‘도덕 불감증 ’
수원시 공무원 ‘도덕 불감증 ’
  • 박종명 기자 pjm@
  • 승인 2008.07.15 2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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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수원시 공무원 수 십여명이 대한전문건설협회 경기도회(이하 경기도회)로부터 유명 화장품 선물세트를 집단으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공무원들은 직무관련자로부터 선물을 받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음에도 화장품 선물세트를 받은 것은 도덕 불감증이 아니냐는 시민들의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15일 수원시 등에 따르면 수원시 건설관련 공무원들과 경기도회는 지난11일 오후2시부터 시청 중회의실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경기도회는 도내 5000여개 전문건설사들이 소속해 있는 법인이다. 간담회에는 수원시 개발사업국장 K씨와 환경국장 R씨, 상수도사업소장 K씨, 회계과장 L씨, 건설과장 L씨, 하수관리과장 J씨, 녹지과장 L씨 등 공사의 설계와 발주, 자금집행 등의 업무를 맡고 있는 시의 고위직과 하위직 공무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간담회에서는 ‘하수관거 정비공사 등 수원시의 공사를 전문건설업체들에게 발주해 달라’는 경기도회의 요청이 1시간가량 계속됐다.이어 경기도회 P회장이 개발사업국장 K씨에게 시중에서 12만원~13만원대에 판매되는 S사의 유명 화장품세트 1개를 선물했다.물론 나머지 공무원 40여명에게도 화장품 세트 1개씩이 모두 전달됐다. 경기도회가 이날 준비한 화장품 세트는 모두 50개로 그 가격만 600만원에서 650만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이 과정에서 경기도회는 공무원들의 서명까지 받았고 공무원들은 줄서서 화장품 선물세트를 수령(?)했다.개발사업국장 K씨는 “건설국장이 병가중이라 대신 참석해 써 준 인사말 정도 읽었다”면서 “아무 생각없이 받았는데 그렇게 비싼 것이라면 되돌려 줘야 할 것 같다”고 당혹스러워 했다.상하수도사업소장 K씨는 “화장품을 들고 나오지 않았다”면서 “바로 사무실로 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원시 인계동에 사는 P모 씨(43.남)는 “ 공무원들이 화장품 선물세트를 받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공무원들이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며 분개했다.이에 대해 경기도회 관계자는 “별 것도 아닌 사안을 공사 수주를 위해 뇌물을 준다는 식으로 접근하지 말라”면서 “감사의 표시로 전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한편 공무원행동강령 제14조는 ‘공무원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전, 부동산, 선물 또는 향응을 받아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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