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 자리, 대선·총선·단체장 출마용 악용...홍남기·정세균·추미애 국회 설전·도발, 선거 목적 저의
[정웅교의 정치분석]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 자리, 대선·총선·단체장 출마용 악용...홍남기·정세균·추미애 국회 설전·도발, 선거 목적 저의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4.23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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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무위원의 국회 설전·도발...존재감으로 자신 지지율 상승, 국민 거부감으로 대통령·여당 지지율 하락
- 문재인 정부 현역 의원 국무위원 임명 비율 37.5%, 역대 문민정부 중 가장 높아
- 의원의 국무위원 임명...견제와 균형 원리에 배치, 자신감·우월감으로 직무 태만·국회 경시·돌출 행동 가능성
- 홍남기 부총리 퇴임 앞두고 최근 국회에서 설전·도발, 기존 이미지 '홍두사미' '홍백기'에서 '강(强)남기'로 변신...강원도지사 출마설로 저의 의심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문재인 정부가 과거 다른 정부보다 월등히 많은 전·현직 국회의원들을 총리, 장관으로 임명하였다.

현역 의원들을 국무위원에 임명하는 제도는 의원내각제(내각책임제) 권력구조 하에서는 당연한 일이나 삼권분립 원칙이 엄격히 작동되는 대통령중심제(대통령제) 권력구조에서는 맞지 않다. 

우리나라의 국회의원 국무위원 겸직, 국무총리 제도, 정부의 법률안 제안권 등은 미국과 같은 순수 대통령중심제에 의원내각제 요소를 가미한 기형적인 제도이다. 

1. 문재인 정부가 현역 의원의 국무위원 임명 비율 37.5%로 역대 문민정부 중 가장 높아 

시사저널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비례대표 의원 국구위원 임명은 제외), 문재인 정부는 지금까지 임명한 총 국무위원 48명 중 18명이 임명 당시 현역 의원 신분으로 비율은 37.5%에 달해 문민정부 이후 가장 높은 비율이다. 국무위원에 임명된 전직 의원 수도 적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현역 의원을 많이 국무위원에 임명한 가장 큰 이유는 현역인 경우 청문회 통과가 비교적 쉽다는 점 때문일 것이다.

김영삼 정부는 임명한 총 국무위원 118명 중 현역 의원 입각이 20명으로 16.9%였다. 

김대중 정부는 임명한 총 국무위원 102명 중 현역 의원이 15명으로 14.7%였다. ‘DJP 연합’으로 공동정부를 구성하면서 정권 초반부터 자민련 출신 국회의원이 많이 입각했다.

노무현 정부는 임명한 총 국무위원 80명 중 현역 의원이 8명으로 10%였는데 역대 정부 중 가장 낮은 비율이다. 
 
이명박 정부는 임명한 총 국무위원 52명 중 현역 의원이 9명으로 17.3%였다. 박근혜 정부는 임명한 총 국무위원 47명 중 현역 의원이 10명으로 21.2%였다. 

2. 정치인(특히 현역 의원)의 국무위원 임명 시 문제점...삼권분립 원칙,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배치

전·현직 의원을 국무위원으로 임명함으로써 정권 창출의 주역인 정당이 책임정치를 한다는 순기능도 있다. 

그러나 전·현직 의원의 국무위원 임명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역기능이 생긴다. 이는 결국 국민에게 피해를 주게 된다.  

첫째, 입법부와 행정부가 융화하고 입법부가 행정부를 제대로 견제하지 못해 대통령중심제의 요체인 입법·사법·행정부 간 삼권분립 원칙과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배치된다. 

둘째, 전·현직 의원 출신 국무위원들은 여당이라는 든든한 보호막이 있고 자신을 견제할 의원이 과거 또는 현재 동료 의원이라는 자신감과 방심 때문에 자신의 직무를 태만할 가능성, 더 나아가 국회를 경시할 가능성이 있다. 

셋째, 정치인 출신 국무위원은 비정치인 출신 국무위원과는 뭔가 다르고 힘이 있으며 국회를 잘 안다는 우월감 때문에 돌출 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 

넷째, 문재인 정부 국무위원 중 현역 의원 출신이 40% 가까이 차지하고 그들의 발언권과 영향력이 센 상황에서 타 분야 출신 국무위원들이 위축되어 소신 행정을 펼치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다섯째, 국무위원들이 자신의 자리를 향후 선거용으로 활용하려는 역기능도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다. 출마 의향이 있는 국무위원들이 국회에서 답변을 할 때, 자신의 선전장으로 악용하고 있어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문재인 정부에 들어와서 정치인들을 많이 국무위원에 임명하고, 여당이 국무위원 출신들을 각종 선거에 대거 차출함으로써 국무위원 자리를 선출직에 가기 위한 경력 쌓기용으로 활용하는 등 여러 문제가 야기되고 있다.

3. 국무위원이 출마 예정 시, 국회를 선전장으로 악용...정세균·추미애 국회 설전·강경 발언, 지지율 미세한 상승 견인...강원지사 출마설 홍남기 부총리 퇴임 앞두고 야당 의원과 의도된 설전·도발, '홍두사미' '홍백기'에서 '강(强)남기'로의 변신

국무위원이 재임 중에 퇴임 후 선거에 출마할 의향을 조금이라도 가지게 되면, 국회를 자신의 선전장으로 악용하려는 문제점이 생긴다.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을 가지고 국무를 담당해야 하는 국무위원이 향후 선거를 의식해서 국회에서 의도된 강성 발언과 설전으로 자신의 인지도와 지지율을 높이려는 행태는 공적 영역을 사적으로 악용하는 것이고, 이를 보는 국민에게 피로감을 유발하므로 지탄받아야 하고 없어져야 하는 적폐이다. 

▲ 정세균 전 총리의 경우를 살펴보기로 한다. 

그는 재임 당시부터 대선 준비를 하고 있었고 그것이 여러 형태로 나타났다. 그는 국회 본회장에서 야당 의원들의 대정부 질문에 대한 답변을 하면서 총리 재임 초기에는 ‘미스터 스마일’ 별명처럼 부드럽고 온화한 태도를 취했으나 총리 재임 후반부에 와서는 야당 의원들에게 공격적인 태도로 돌변해서 강경 발언과 설전을 이어갔다.

정 전 총리가 이렇게 국회 답변 태도가 돌변한 것은 무색무취하다, 카리스마가 없다는 세간의 지적을 의식해서 국민에게 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고 동시에 민주당 지지층들의 호응을 얻어 대선 후보 경선에서 그들의 지지를 얻으려는 포석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인 분석이다. 

정 전 총리의 당시 공격적인 국회 답변은 핫이슈가 되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아 지지율도 기존 1∼2%에서 2∼4%로 미세하지만 올라가는 경향을 보였다. 그래서 그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의 경우를 보자. 

그는 약 1년간 재임 중 국회 본회의 대정부질문 답변과 상임위원회 답변을 하면서 한 번도 빠지지 않고 야당 의원들과 격하고 저급한 말싸움, 진흙탕 싸움을 이어갔다.

야당은 그의 이러한 행태를 ‘광기’ ‘미치광이 전략(Madman Strategy’이라며 강하게 비난했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초지일관했다. 그의 상식을 벗어난 언행으로 국민 피로감은 극에 달했고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은 내려갔으며 결국 민주당 4·7재보선 참패의 핵심 원인 중의 하나였다.

그러나 아이러니(irony)하게도 그의 ‘미치광이 전략’으로 인한 대통령·민주당 지지율 하락과는 반대로 추미애 장관은 민주당 지지층(특히 강성)에게 강한 인상을 주고 호응을 얻어 법무부 장관 이전 여론조사에서는 거의 잡히지 않았던 자신의 대선 지지율이 2∼3%로 나타나 그의 입장에서는 ‘대성공’을 거두었다. 

▲  홍남기 국무총리 직무 대행 겸 경제부총리의 경우이다. 

홍 부총리는 종전까지는 국회에서 의원들의 질문에 답변할 때 비교적 공손한 편이었고 의원들과 말싸움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그런 홍 부총리가 지난 4월 19일부터 21일까지 3일간 열린 제386회 국회(임시회) 본회의장에서는 종전의 태도에서 돌변했다. 마치 순한 양이 호랑이로 변한 느낌이었다. 

그는 내년 6·1지방선거에서 강원도지사 출마설이 나돌고 있고 출마 가능성이 높다. 그는 김부겸 총리 후보자가 국회 임명동의안이 의결되어 임명되면 직후에 퇴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퇴임 전 국회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강한 홍남기’로 변한 모습을 보여주려는 전략인 듯하다.

그는 사흘간의 대정부질문 내내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강경하게 맞서며 설전·도발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동안 결정적인 순간마다 정치권 특히 민주당에 백기를 들어 '홍두사미' 또는 '홍백기' 등의 비아냥 소리를 듣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이에 일각에서 '강(强)남기'로 거듭난 것 같다는 평가도 나온다. 

야당 의원 대정부질문에 대한 홍 부총리의 답변 태도는 과거 추미애 장관을 연상케 했다. 홍 부총리는 정진석 의원과는 백신 확보와 관련해서, 김은혜 의원과는 공시지가와 관련해서, 유의동 의원과는 국민연금과 관련해서 심한 설전을 벌였다. 야당 의원이 발언을 하고 있는데도 홍 부총리가 중간에 끼어들어 계속 발언을 하였고, 야당 의원들에게 공격적인 강경 발언이나 역으로 질문 공세를 취하며 의도된 설전과 도발을 하였다.  

유 의원은 홍 부총리가 강경하게 나오자 "부총리님, 전에는 안 그러셨잖아요. 내년에 강원도지사 출마하신다더니 그것이 사실이냐"고 비꼬아 묻기도 했다. 

송석준 의원이 지난 16일 사퇴한 정세균 전 총리를 겨냥해 "전쟁 중에 나간 것은 탈영 아니냐"는 질의에는 홍 부총리는 "비유가 적절하지 않다"고 받아넘겼다.

그의 기존 이미지인 '홍두사미' '홍백기'에서 '강(强)남기'로의 변신이 강원도지사 선거에서 효과를 발휘할지 관심사가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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