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윤석열 전 총장의 딜레마···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삼각관계 & 자강론 외치며 자강 방해하는 국민의힘 ‘원심력’ '上皇’ 김종인
[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윤석열 전 총장의 딜레마···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삼각관계 & 자강론 외치며 자강 방해하는 국민의힘 ‘원심력’ '上皇’ 김종인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5.10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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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의힘의 ‘상황’ 김 전 위원장의 퇴임 후 야권 인사 만남과 발언···국민의힘의 원심력 작용해 자강 방해, 6월 선출될 새 당 대표 강력한 리더십 발휘 장애 요소
- 윤석열 전 총장,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만남 지난 4월 추진하다가 일단 연기···
- 윤석열 전 총장의 최대 고민, 국민의힘과 김종인 중 어디와 먼저, 어떻게 연대할지
- 국민의힘 입장, 가장 안전한 방식···윤석열 전 총장이 서서히 정치활동하다 8·9월 에 국민의힘 입당 또는 세력통합 후 대선 후보 경선 참여, 11월 대선 후보 확정
- 만약 윤석열과 김종인의 제3지대 신당이 국민의힘 공중분해로 제1야당이 되거나, 국민의힘을 흡수통합하더라도 야권 분열과 국민의힘 일부 지지층의 반감으로 대선 승리 불확실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 정웅교 기자)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지난 4월 8일 퇴임 기자회견문에서 국민의힘에게 자강론을 강력히 주문했고 그 이후에도 언론 인터뷰에서 여러 차례 국민의힘 자강론을 강조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 밖에서 일련의 발언들이 실제로는 국민의힘을 흔들어 불안정화·왜소화시켜 결국 자강을 방해하는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는 국민의힘을 향해 ‘아사리판’ ‘흙탕물’이라고 비난해 국민의힘 의원들로부터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 그를 다시 모셔와야 한다는 여론과 주장이 있으나 그 자신은 국민의힘 복귀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다.

국민의힘과 김종인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총장을 놓고, 즉 야권 대선 주도권을 두고 점점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1. 김종인 전 위원장, 야권 인사 연쇄 만남

그는 지난 4월 8일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퇴임한 이후 더 이상 정치적 활동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실제로는 야권 정치인들의 ‘상황上皇’ '정치 고문' ‘책사’로 활동하고 있다.

문제는 김 전 위원장의 야권 인사들과의 만남과 언론을 통한 정치적 발언이 국민의힘의 원심력으로 작용해 국민의힘의 자강을 방해하고 오는 6월에 선출될 당 대표가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하는데 장애 요소가 된다는 점이다.

지난 4월 16일 금태섭 전 의원은 김 전 위원장과의 조찬 회동에서 제3지대 세력 구축과 윤석열 전 총장과의 연대 등에 대해 조언을 구했고, 4월 27일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한명인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제주도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당과 자신의 정치적 진로에 대한 조언을 들었다. 지난 5월 7일 오전에는 당대표 출마 예정자인 김웅 의원이 김 전 위원장을 만나 당권 도전과 윤석열 전 총장 관련 조언을 들었다.

이들 정치인들과의 만남은 김 전 위원장의 적극적인 의지로 성사됐다는 것이며 정치적 포석이 깔려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이들은 국민의힘 내부에 있거나 외부에 있으면서 개혁성향이 강하고, 평소 국민의힘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은 편이며, 세 사람 모두 검사 출신으로 윤석열 전 총장과의 연결 고리가 있다는 공동점이 있다.

김 전 위원장과 정치인들의 만남은 대선 정국에서의 정치권 재편과 맞물려 있어 언론의 주목도가 매우 높아 쌍방이 정치적 존재감을 높이고, 특히 김 전 위원장은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김 전 위원장의 국민의힘에 대한 영향력은 여전히 크며, 그의 리더십에 대한 향수는 여전하다. 국민의힘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 김 전 위원장이 복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각에서 있는 것도 사실이다. 김웅 의원은 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당대표가 되면 반드시 모시고 올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김 전 위원장은 지난 5월 6일 SBS 방송 '주영진의 뉴스브리핑'에서 '국민의힘 복당 여부'를 묻는 질문에 "도저히 내 스스로가 거기에 있을 수 없다고 하는 판단이 들었기에 내가 빠져나온 것"이라며 복귀 가능성을 부인했다.

2. 윤석열 전 총장, 김종인 전 위원장과의 만남 지난 4월 추진하다가 일단 연기

국민의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4·7 재·보선 후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 측 간에 회동 일정을 조율하다 성사 직전 단계에 미뤄진 것으로 최근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보도에 따르면 김 전 위원장과 윤 전 총장 측 사이에선 구체적인 회동 날짜(4월 중순쯤)도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위원장이 4월 16일 ‘신당(新黨)’ 창당 구상을 밝힌 금태섭 전 의원과 만났는데, 이 무렵 윤 전 총장을 만나 국민의힘 밖에서 제3지대를 구축하는 방안을 논의하려 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 예측이 가능하다. 야권 관계자는 “회동이 성사되지 않은 건 일정상의 이유와 윤 전 총장이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좀 더 필요했기 때문으로 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 김 전 위원장을 만나는 것은 향후 국민의힘과의 관계 설정 및 야권 재편 등과 연관되어 있다. 또 만남을 계기로 향후 개성이 강한 정치 고수가 조언과 참견을 하면 이를 무시할 수도 무조건 따를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질 수 있고 이로 인해 관계가 악화될 수도 있다는 우려 등이 작용했기 때문에 윤 전 총장이 만남을 일단 미룬 것으로 추측된다.

3. 국민의힘·윤석열·김종인의 삼각관계

국민의힘은 오는 6월 둘째 주에 전당대회를 열어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선출할 예정이다. 현재 국민의힘 당대표 경선은 주호영·나경원 전 원내대표의 양강 구도가 형성된 가운데 조경태 의원(5선, 부산 사하구을), 권영세 의원(4선, 서울 용산구), 홍문표 의원(4선, 충남 홍성예산), 윤영석 의원(3선, 경남 양산시갑), 조해진 의원(3선,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김웅 의원(초선, 서울 송파구갑) 등이 추격전을 벌이고 있다.

새 지도부가 선출되면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 당의 전열을 정비하고 개혁을 추진할 것이다. 이와 병행해서 국민의당과의 통합, 윤석열 전 총장과의 통합 시점과 방법 등을 상대측과 협의하고 추진해나갈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총장을 가운데 놓고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삼각관계를 형성하여 영입 쟁탈전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향후 국민의힘 새 지도부의 고민이다.

윤석열 전 총장이 서서히 정치활동을 하다가 8·9월 경에 국민의힘에 개별 입당하거나 세력을 규합해서 국민의힘과 통합한 후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고 11월에 대선 후보로 선출되는 방안이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가장 리스크가 적은 선택지이다.

만약 윤석열 전 총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연대해서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하거나 준 정당 규모의 세력을 구축한다면, 국민의힘은 최악의 경우 공중분해되어 제3지대 신당으로 헤쳐모여 국민의힘은 군소정당으로 전락하거나, 국민의힘이 제3지대 정당에 흡수통합되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평소 김종인 전 위원장이 국민의힘을 ‘아사리판’ ‘흙탕물’로 평가한 점을 비추어볼 때, 그가 윤석열 전 총장과 연대해 제3지대 세력을 구축한 후 국민의힘과 대선후보 단일화 또는 통합한다고 해도 국민의힘에게 주도권을 주거나 대등한 지분을 절대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윤석열 전 총장이 국민의힘과 김종인 전 위원장 중 어디와 먼저 연대할 것인지, 어떻게 연대할 것인지가 최대의 고민 지점이 될 것이다.

만약 윤 전 종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과 연대해서 제3지대 정당을 창당한다면 그에게 다음 두 가지 리스크가 올 수도 있다.

만약 김종인 전 위원장과 연대해 만든 제3지대 신당이 국민의힘 공중분해로 제1야당이 된다고 할지라도 군소정당으로 전락한 국민의힘이 독자적으로 대선 후보를 낸다면 야권이 분열되어 대선 승리가 불확실해진다는 점이다.

또 국민의힘이 신당에 흡수통합된다면 기존 국민의힘 일부 지지층의 김종인 전 위원장에 대한 반감으로 화학적 통합이 불가능해지고 야권 지지표 이탈로 역시 대선 승리가 불확실해진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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