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스카상으로 인정받는 미나리의 삶을 보면서
[기자수첩] 오스카상으로 인정받는 미나리의 삶을 보면서
  • 김광수 기자 ks5days@naver.com
  • 승인 2021.05.12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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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수 기자
▲김광수 기자

배우 윤여정 씨가 지난 8일 오스카상 트로피를 들고 금의환향했다. 청바지에 항공점퍼를 입고 소박한 모습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입국했다.

75세의 나이임에도 연이은 미국 스케줄을 마치고 새벽에 입국하면서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아 몸 둘 바를 모를 정도로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제93회 아카데미 수상식에서 “고상한 체한다고 알려진 영국인들에게 좋은 배우로 인정받아 기쁘고 영광이다.”라고 말하면서 집중 조명을 받았다.

솔직하고 정확한 말이 탈(脫)꼰대로 여겨지는 젊은 세대로부터 큰 인기를 받고 있다. 그는 뛰어난 미모는 아니지만 직설적인 말로 상대방을 당황케하는 스타일이다. 연기에서나 일상에서 그의 행위는 미모를 필요로하는 연기자들과는 다른 면이 있다.

배우 윤여정이 여우조연상을 받은 미나리는 80년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이민가서 정착하여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치는 1세대 한국계 미국인의 고난과 따뜻한 가족 드라마를 현실적으로 나타내고 있다.

극 중 윤여정은 '할머니 같다'는 게 뭔지 모르겠지만 가족을 사랑하는 방법은 누구보다 잘 아는 사랑스러운 할머니 순자 역을 맡았다. 한국 특유의 방식으로 손자 데이비드를 보살피고 때로는 가족의 연장자로서 딸 모니카와 사위 제이콥을 보듬는 가족의 중심으로 인생 최고의 열연을 펼쳤다.

이 처럼 오스카상 수상은 80년대 우리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며, 배고픔과 사회적 시련을 극복하려고 발버둥치는 모습을 세계인이 공감한 것이다. 
 
현재 우리사회는 어떠한가. 잘 못에 대한 불인정, 거짓과 오만, 부정과 부패로 물들어 있어  많은 국민들은 현재의 삶을 인정하고 싶지 않다. 변화를 원하며, 부정과 부패가 없는 세상에서  살아가고자 한다.

5⸱18기념재단은 지난 3일 노태우 일가는 진정성없는 보여주기식 5⸱18 ‘반성쇼’를 중단하라고비판했다.

“노재현 씨의 몇 차례 묘지 참배가 5⸱18 학살의 책임을 용서받은 것처럼 평가받는 것은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노재헌 씨의 대리 사죄가 진정성을 가지려면 아직 살아있는 그의 아버지 노태우의 육성이 담긴 진심어린 사죄와 함께 5·18진상규명을 위한 적극적인 협조가 뒤따라야 한다.”라고 했다.

문재인 정부는 마지막 장관후보로 국토교통부 노형욱, 해양수산부 박준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임혜숙, 고용노동부 안경덕, 산업통상자원부 문승욱 등을 추천하여, 국회 인사청문회를 받았다.

그러나 대부분 장관들은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 노형욱 후보자는 세종시 아파트 특별공급 재테크와 위장전입, 임혜숙 후보자는 논문표절·위장전입·다운계약서, 박준영 후보자는 배우자의 도자기 밀수 의혹 등이 도마에 올랐다.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장관들이 어떻게 국민과 함께 공감하는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청문회 많은 시간은 업무수행능력 보다는 도덕성 검증에 시간이 사용되었다. 장관 본인이 아니라 가족, 남편, 부인 등의 도덕성 검증이었다.  

지난해 우리는 OECD 9위 경제대국에 진입했다. 그러나 잘 못된 관행은 여전히 떨쳐버리지 못하고 있다. 군사독재로 마음껏 국가를 다스렸던 세력은 잘 못에 대한 진정한 반성을 하지 않고, 부동산비리, 부정입학, 탈세 등으로 자신의 위치를 누리는 지도층은 계속 유지하고 있다.

많은 국민은 공감하는 삶을 살고자 한다. 단순히 경제부국이 아닌, 가치있는 삶을 추구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살았던 미나리의 삶을 되새겨 보아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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