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소탐대실 자초하는 일본의 자충수
[덕암 칼럼] 소탐대실 자초하는 일본의 자충수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5.13 0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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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이웃나라 일본은 과거나 지금이나 하는 짓이 잔머리는 좋은데 안목은 짧은 편으로 보인다.

국가 간 협상으로 위안부 보상과 강제징용이 끝났다 치자.그렇더라도 무릎 조아리며 사죄하는 척만 해도 세계의 이목은 누구 손을 들어줄까.

수출 통제로 한국경제를 조을 게 아니라 너그러운 태도로 국제무역의 라운드를 넓혀 인심을 얻는다면 당장은 속을 끓이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어떤 일을 해도 공감대를 얻을 수 있을진대 조상들이 과거 하던 행태의 피가 흘러서인지 눈앞에 손익에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쓸데없이 독도 분쟁 론이나 만들어내 손에 쥘 것도 없이 소란만 피우는 걸 보면 확실히 역사의 깊이는 속일 수 없는 것 같다.

일본이 앞서 어필한 것처럼 국제사회의 신뢰를 얻었다면 지금처럼 후쿠시마 해양오염수를 방출하든 연일 확산되는 코로나19의 확진자 증가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을 강행하든 무리 없이 가능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현실은 어떤가. 국제사회는 눈이 없고 귀가 없다던가. 백신 확보에 열을 올리는 선진국들이 과연 감염 우려가 심해지는 일본 도쿄올림픽으로 선수들을 보낼 것인지 두고볼 일이다.

10년 전인 지난 2011년 동일본대지진과 쓰나미로 폭발사고가 난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일본 정부는 지난 4월 13일 후쿠시마 제1원전 방사능 오염수의 해양방류를 결정했다.

이를 두고 최근 한국사회 각계각층에서는 일본은 인접국인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세계 시민들에게 전혀 납득의 과정 없이 일방적인 방사능 오염수 방류를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높아가고 있다.

일본의 해양생태계 파괴와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 생명주권을 지키기 위한 한국민들의 자발적인 요구는 일본 당국의 해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방사성 핵종 총 46가지에 대해서는 어떠한 설명도 하지 않은 채 마셔도 된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

골수암, 백혈병, 갑상선 암 등에 치명적인 탄소-14, 스트론튬-90, 세슘, 플루토늄, 요오드와 같은 방사성 물질들이 다 나온다는 학계의 권고에도 불구하고 국제원자력기구나 국제방사선방호위원회에서는 되레 일본의 오염수 유출을 지지하고 있는 편이다.

전 세계 해양 인접국가중 어느 나라의 피해가 가장 클까. 물론 한국이다. 안 그래도 냄비근성이 강한 한국인들이 당장에야 방사성오염 가능성이 큰 어류에 대해 두려움을 갖겠지만 얼마 지나지 않고 인체에 무해하다는 화려한 홍보와 함께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 불 보듯 뻔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안전한 수산물을 왜 일본은 안 먹고 제3국에서는 수입하지 않으며 한국만이 소비국이 되어야 할까. 바다 건너편 미국의 국무장관 블링컨은 일본이 투명하게 정보를 공개하여 방류하는 것에 대해서 감사한다고 표현했다.

지구상 어느 나라보다도 많은 핵 실험과 핵 항공모함, 핵 잠수함 등으로 지구 곳곳을 방사능으로 오염시킨 나라가 오염수 방류를 지지하는 것은 팔이 안쪽으로 굽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더도덜도 말고 그런 일이 있으면 안 되겠지만 입장 바꿔 울진 앞바다에 고리원자력 발전소에 문제가 생겨 해양오염수를 방출할 수밖에 없다고 치자. 어떻게 될까. 아마 온갖 난리를 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다.

진정한 내로 남불이란 이런 경우가 아닐까. 해양 오염수 방출이란 특정 지역에 방사능 폐기물을 묻고 수 백년 삭을 때까지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5대양에 흐르는 해류에다 풀어놓는 것이다.

이제 2년 후부터 125만여 톤의 오염수를 태평양 바다에 버리겠다는 것이며 하루 평균 140톤씩 증가하는 점을 감안 할 때 악동 하나가 아예 동네 우물에다 오줌, 똥 싸는 격이다.

우리 국민들은 그걸 밥상위에 올려놓고 먹어야 하며 언제 어떤 희귀병의 원인이 될지 알 수도 없는 불확실한 임상결과에 위로받으며 살아야할지 모를 일이다.

총량의 규제 없이 대규모로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오염수 방류는 방사능 물질을 해저 토양과 생물에 축적되어 해양 생태계에 지속적으로 영향을 끼칠 뿐만 아니라 바다로부터 생계를 유지하는 어민들과 해산물로 먹거리를 공급받는 한국 입장에서는 죽어라 반대를 외치는 게 맞는 것이다.

문제는 온 국민이 제 아무리 거품 물고 떠들어도 일본 정부는 눈 하나 까딱하지 않을 것이고 미국 믿고 저러는 행태는 말릴 국가도 없지만 누가 말려도 듣지 않을 기세다. 대책이 없을까.

감염 확산에도 불구하고 올림픽이 추진되는 경위도 이번 오염수 유출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이쯤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과 외교부가 모든 채널을 가동하여 방법을 찾아야 한다.

북서쪽으로는 중국의 황사가 바다 쪽으로는 일본의 오염수가 한반도를 괴롭히니 무슨 방법을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리고 남한만 바다인가. 북한의 바다도 오염에서 자유롭지 못하기는 마찬가지다. 북한에서도 이쯤 되면 평소 눈엣가시 였던 일본한테 으름장 정도라도 놓는 게 한민족의 동질감을 키우는 방법 중 하나가 아닐까.

그것도 아니면 오염수를 장기간에 걸쳐 저장하고 처리하면서 방사능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최선의 방식을 택하든가, 당장 피해를 막아야 할 한국이 일본과 협력하여 저장탱크 증설과 고체화 방법이라도 돕던가 해야지 멀거니 있다가 밥상으로 올라오는 물고기를 먹을 때 마다 방사능 수치 검사라도 해야 하는 것인가.

계속 두고 보고 말로만 떠들 것인가. 일본은 이럴 때 천문학적 비용이 들더라도 오염수 가두고 환경보호를 외쳤다면 더 많은 국익이 돌아가지 않았을까. 소탐대실이다.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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