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 이준석 1위, 나경원 2위, 주호영 3위···중진 단일화 여부 최대 변수
[정웅교의 정치분석] 국민의힘 당 대표 예비경선 이준석 1위, 나경원 2위, 주호영 3위···중진 단일화 여부 최대 변수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5.28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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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돌풍, 4·5선 중진 선전, 김웅·김은혜 초선의원 모두 탈락
- 상당수 현역 의원과 당원들, 대선 이끌 당 대표에 30대 가능성에 긴장과 우려
- 이준석 후보, 중진 단일화 경계·비판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기자)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거관리위원회는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나경원·이준석·조경태·주호영·홍문표 후보 총 5명이 국민의힘 당대표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해 본경선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지난 26~27일 진행된 예비경선 여론조사에서 각각 당원 2,000명(50%), 일반국민 2,000명(50%) 등 총 4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결과이다.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득표율 41%(일반국민 여론조사 51%, 당원 여론조사 31%)로 1위,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득표율 29%(일반국민 여론조사 26%, 당원 여론조사 32%)로 2위, 주호영 전 원내대표(5선 의원)는 15%로 3위, 홍문표 의원(4선)은 5%로 4위, 조경태 의원(5선)은 4%로 5위를 기록했다.

초선인 김웅·김은혜 의원과 3선의 윤영석 의원은 예비경선(컷오프)을 통과하지 못해 본경선 진출이 좌절됐다.

영선·초선 바람이 거셌지만 이준석 후보 한 명만 살아남고, 지역과 당 조직 기반이 약한 두 초선의원은 탈락한 것이다.

반면에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열세였던 홍문표 의원과 조경태 의원은 부산·경남과 충청을 각각 지역 기반으로 하는 중진으로서 당내 조직이 어느 정도 있어 당원 여론조사에서 두 초선의원을 이겨 예비경선을 통과했다.  

국민의힘 전당대회 선관위는 예비경선 득표 순위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일반국민 조사에선 이 전 최고위원이 51%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으며, 당원 조사에선 이 전 최고위원이 31%로 나 전 의원(32%)과 1%p 차이라고 알려져 이준석 돌풍이 실증된 셈이다.

나경원·주호영 전 원내대표가 이준석 후보의 파죽지세를 적절히 제어하지 못하면 이준석 후보가 최종 승자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더구나 초선의원 두 후보가 예비경선에서 탈락해서 신진 3명은 이준석 후보로 자연스럽게 단일화가 된 상태이기 때문에 본선에서는 이준석 후보가 다른 중진 후보들보다 더 유리한 구도이다.

따라서 본선 진출 중진 4명 간 합종연횡 또는 단일화 여부가 향후 경선 과정에서 최대 변수가 될 것이다.

특히 2위 나경원 후보와 3위 주호영 후보 간의 단일화가 성사될지가 초미의 관심사가 됐다.

당내 상당수 현역 국회의원들과 당원들 사이에 대선후보 경선과 대선이라는 당 운명이 걸린 중차대한 과제를 풀어갈 당 대표가 급격한 세대교체로 과연 성공적인 리더십을 발휘할 것인가에 대한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국민의힘 소속 한 재선 의원은 “대선이나 총선이 없는 평시 같으면 젊은 당 대표를 내세워 새바람을 일으키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수 있으나, 대선이라는 전시 상황에서는 30대의 당 대표가 전쟁을 지휘하기에는 리스크가 너무 크고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선거인단들이 신중하게 생각하고 투표를 하기를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한 초선의원은 앞으로 경선 과정에서 당내 여론이 나경원, 주호영 두 후보의 단일화를 강력히 요구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따라서 두 후보가 그 단일화 압력을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준석 후보는 당내 일각의 이러한 단일화 분위기를 경계하며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준석 후보는 28일 오후 중진 후보들의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 "20선에 달하는 분들이 0선 이겨보겠다고 단일화하려면 상당한 명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대구시당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수십 년 정치하면서 본인들이 확립한 노선과 철학이 맞아야 하기 때문에 합치가 어렵다고 본다. 저는 (단일화 여부에) 개의치 않는다. 당원과 국민들께 제 진심이 전해질 것이라 보고, (단일화가) 일어난다 해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원래 단일화가 1+1이 2가 나오기 어렵고 1.5만 나와도 잘 나오는 것이다. 안철수·오세훈의 단일화를 위해 마찰이 있었다는 걸 알기에 그게 전당대회 판에서 나오기 어렵단 것을 안다”며 단일화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또 “오늘 아침 예비경선 결과는 당심과 민심의 괴리가 있을 거란 호사가들의 예측과 달랐다. 지역에서 느끼는 바로는 당심도 개혁을 향한 바람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중진 후보들은 이준석 돌풍을 견제하고 있다.

나경원 후보는 28일 오후에 열린 '서울시당 당협위원장 간담회'에서 “새바람을 다 받아내야 하지만 정권교체 리더십은 변화만으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게 통합의 리더십”이라고 강조했다. 

주호영 후보 역시 “변화가 기존 시스템에 상처를 주거나 하면 큰 선거를 앞두고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홍문표 후보는 “변화는 좋지만 대선은 간단한 선거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본경선 진출자가 확정되면서 당 대표 경선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5월 30일 광주·전남북·제주 합동연설회를 시작으로 6월 2일 부산·울산·경남, 3일 대구·경북, 4일 대전·충남북·세종, 6일 서울·인천·경기·강원 합동연설회가 열리고 후보 간 TV토론회도 열릴 예정이다.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일단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어 흥행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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