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치아는 오복 중 하나
[덕암 칼럼] 치아는 오복 중 하나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6.09 08: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호랑이 담배피던 옛날까지는 안 가더라도 빠져가는 치아에 실을 매고 이마를 툭 치며 발치하던 시절이 있었다. 불과 수 십 년 전일이다.

치과 하면 어떤 선입견이 떠오를까. 긴장감, 고액의 치료비, 통증, 징징거리는 치료기기의 진동·소음, 칙칙 거리며 석션을 주문하는 의사, 그 어떤 것이라도 기분 좋은 곳은 아니다.

그렇다고 피할 수도 없는 곳이고 안 가본 사람이 없을 만큼 치과는 누구나 치료 대상이다. 물론 충치가 아니더라도 건치의 유지관리를 위해서라도 다녀야 하는 곳이다.

요즘은 고액의 치료비를 대비해 치아보험이 유행할 정도니 이제 치과는 마지못해 가는 곳이 아니라 미용이나 예방 차원에서 보편화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 아무리 권력의 상층부에 있고 돈이 많고 얼굴이 미인이라도 입만 벌리면 결코 자유롭지 못한 것이 구강 건강이다.

수요가 있으니 공급이 따르는 것일까. 동네 마다 한곳 이상씩 운영 중인 치과는 늘 바쁜 편이다. 그렇다면 그렇게 가기 싫은 치과를 어떻게 하면 덜 아프고 부담 없는 곳으로 느끼게 될까.

물론 예방이 중요하겠지만 치아가 사람의 이미지에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멀쩡한 치아도 미용을 위해 갈아 치우는가 하면 아예 뼈를 교정하는 방법도 서슴지 않는다. 이쯤 되면 치아 교정을 위한 교정틀 착용은 기본이다.

실제 술자리에서 분위기를 위해 까만 김으로 치아 하나면 덧칠해도 완전 다른 이미지를 남긴다. 우리는 이목구비가 반듯하고 백옥같은 피부를 보더라고 치아가 벌어져 있거나 뻐드렁이를 보면 판단은 완전 달라진다.

다소 외모가 처지더라도 가지런하고 하얀 치아를 보면 왠지 청결하고 성실한 것처럼 비춰진다. 그래서 나온 말이 치아 미인이라고 할까, 반대로 구강 청결에 악재는 도처에 넘친다.

가장 대중화되면서도 절대 제거해야 할 원인 중 하나가 담배인데 한번 치아에 악취가 베이면 그때는 심각하다.

자신만 모르는 구취가 발생하고 치아 벽면에 끼인 니코틴의 착상은 쉽게 세척되지 않으므로 누런색으로 변색되기도 할뿐더러 가장 중요한건 흡연자 자신만 못 느낄 뿐 주변에서는 내색도 않고 기피한다는 점이다.

사실 인생의 절반 쯤 넘긴 50대 이상이 되면 충치 하나 정도는 누구나 앓고 있다. 만약 그렇지 않고 건치를 갖고 있다면 상당한 복이라 할 수 있다. 가지런한 치아는 수려한 외모 못지않게 중요한 미인의 조건이다.

무엇보다 관리가 중요하다. 필자가 유년기 시절 당시 양치질 개념도 없던 시대에 충치가 발생하면 마땅히 치료 받을 데도 없었다.

그나마 동네 야매(무허가)로 치료하던 분이 계셨는데 마취부터 발치, 신경 치료는 물론 다시 새로운 치아를 옆 치아와 함께 걸 때까지 과정은 옴짝달싹 할 수 없이 견딜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지금이야 온갖 전문치료법이 개발되어 다행이지만 당시의 치료방법은 지금도 트라우마를 느낄 만큼 무모한 치료법이었다.

과거에 소금을 손가락에 묻혀 대충 문지르던 시절부터 어느 날 칫솔이 등장하고 전동 칫솔에 이어 지금은 수압을 이용한 세척기가 뒤처리에 사용되는 비데 마냥 구강 건강의 대안으로 나타났다. 오늘은 2015년 5월 18일 보건복지부가 6월 9일 법정 기념일로 정한 ‘구강보건의 날’이다.

1946년 조선치과의사회가 어금니가 나오는 시기인 6세의 ‘6’과 어금니의 ‘구’자 한문을 숫자 ‘9’로 바꾼 6월 9일을 ‘구강보건의 날’로 정한 것에서 유래했다.

이날 만큼은 기념식과 대국민 홍보 캠페인 등 구강 건강 관련 행사도 개최하고 치과의사협회 등 구강 보건 분야 기관과 단체들이 협력하여 구강건강 상담과 무료 검진, 올바른 이 닦기 교육 등 예방과 관리를 위한 각종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치아와 관련된 속설은 수도 없이 많다. 가령 꿈속에 윗니가 빠지면 부모님이, 아랫니가 빠지면 자식이나 아랫대의 신상에 문제가 생긴다 해서 각별한 주의를 당부하던 시절이 있었다.

특히 무슨 원한이 그리 많은지 자다가도 이를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치아 건강과 관련된 건강식품이나 각종 약품도 차고 넘친다.

아무리 좋은 약이라도 평소 건강할 때 지키는 것이 가장 저렴하고 쉬운 방법일 것이다.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음식물 섭취가 불편하고 덜 분쇄된 음식물을 넘기면 소화기관도 같이 문제가 생긴다. 당연히 신진대사가 불완전해지며 만병의 근원이 되는 것이다.

이렇듯 치아의 중요성은 매우 높지만 통증으로 문제가 생기기 전까지는 당연한 듯 방치하게 되는 것이 본능이다.

필자도 환갑을 앞둔 나이에 임플란트를 몇 개 하다 보니 기존의 치아와 씹는 감각이 다르고 신경을 통해서 뇌에 전달되는 느낌 또한 다르다.

물론 세월이 지나 틀니를 해야 할 것이고 언젠가 그 조차 필요 없어지겠지만 태어나서부터 죽는 날까지 꼼짝없이 동고동락하며 온갖 산해진미를 위로 전달해야 할 중요한 출입구다.

인간이 통상 80살까지 산다 치고 치아가 감당해야 할 음식물을 산정하면 1일 기준 750g을 먹는데 총 물량은 약 20톤에 해당된다.

하루 3끼 식사를 잘하는 것, 그것도 통증 없이 맛있게 씹어 먹는 즐거움은 불편해 봐야 그 소중함을 알 수 있다.

누구나 구강 건강에 중요성을 알지만 살다보면 원치 않는 폭력사건이나 각종 재난으로 인해 치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법으로 아무리 이겨본들 당장 불편한 건 자신이고 돈으로 환산될 수 없는 통증과 불편함이 동반되는 만큼 무엇보다 오복 중 하나인 치아를 잘 지켜야 할 것이다.

김균식
김균식 다른기사 보기
kyunsik@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