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제1·2정당 역사 첫 30대 대표, 민심 압승(58.8%)···나경원 후보 당심 1위(40.9%)
[정웅교의 정치분석]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제1·2정당 역사 첫 30대 대표, 민심 압승(58.8%)···나경원 후보 당심 1위(40.9%)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6.11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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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준석 대표 43.8%, 2위 나경원 후보 37.1%, 3위 주호영 후보 14.0%, 4위 조경태 후보 2.8%, 5위 홍문표 후보 2.2%
- 당심 62.6%가 전체 중진 후보에 투표하여 사표, 이 대표가 死票된 이들의 우려 불식시켜야
- 이준석 태풍의 영향권에 민주당 포함 전 정치권···향후 정치권 변화와 혁신 경쟁 치열, 신진들 발언권 강화 예상
▲ 정웅교 기자
▲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36세의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전당대회 흥행 대박을 가져왔고, 6월 11일 국민의힘 전당대회 결과 이 후보가 결국 43.8%를 득표해 대표로 선출됐다.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제1·2당에서 30대가 당 대표가 된 것은 이준석 대표가 처음이다.

또한 국민의힘이 2011년 현재와 같은 선거인단 체제로 전당대회를 치른 이후 이번 전당대회가 역대 최고 투표율인 45.36%(2014년 31.7%, 2017년 25.2%, 2019년 25.4%)를 기록했다는 것도 의미가 크다.

이준석 대표는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37.4% 득표해 나경원 후보(40.9%)에게 3.5%포인트 졌지만, 일반국민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58.8%)가 나 후보(28.3%)를 압도적 차이(30.5%포인트)로 이겨 전체 득표에서 6.7%포인트 차이로 승리했다.

1위 이준석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와 일반국민 여론조사 결과를 합쳐 전체 9만3천392표(선거인단 득표 55,820표/37.4%, 여론조사 환산득표 37,572표/58.8%, 전체 득표율 43.8%)를 득표해 1위를 차지했다.

2위 나경원 후보는 전체 7만9천151표(선거인단 득표 61,077표/40.9%, 여론조사 환산득표 18,074표/28.3%, 전체 득표율 37.1%)를 득표했다.

3위 주호영 후보는 전체 2만9천883표(선거인단 득표 25,109표/16.8%, 여론조사 환산득표 4,774표/7.5%, 전체 득표율 14.0%)를 득표했다. 

4위 조경태 후보는 전체 5천988표(2.8%), 5위 홍문표 후보는 전체 4천721표(2.2%)를 각각 득표했다.
 

1.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민심과 당심의 의미

이번 전당대회 결과를 분석해보면 민심(일반국민 여론조사)은 이준석 후보를 압도적(58.8%)으로 지지함으로써 이준석 돌풍, 이준석 현상의 실체가 있음이 입증됐다.

이준석 현상은 국민들이 기성 정치에 대한 불신, 싫증, 피로감 등이 작용해서 정치판을 근본적으로 혁신하고 바꾸려면 정치권이 세대교체를 해서 신진이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국민적 열망을 적극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민심의 흐름은 내년 3월 9일 대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여야에서 여러 명의 대선 후보군들이 뛰고 있는데 국민들이 경륜과 안정감보다는 신진과 변화를 더 선호할 가능성이 높아져 대권 레이스에서 야권의 윤석열 전 검찰총장, 여권의 박용진 의원 등과 같은 정치 신인들에게 더 유리한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 당심은 30대 당 대표와 같은 급격한 세대교체를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55,820표(37.4% 득표율)를 득표해 일반국민 여론조사 득표율(58.8%)과는 상당한 차이(21.4%포인트)가 있어 민심과 당심이 상이함을 보여주고 있으며, 당심은 급격한 세대교체에는 매우 신중했고 우려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당심의 우려와 위기감이 투표율 상승으로 이어졌는데 중진 중에서 이준석 후보를 이길 수 있는 후보가 나경원 후보로 생각하고 전략적으로 나 후보에게 표를 몰아주어 나 후보가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는 이 후보를 제치고 1위를 하는 결과로 나타났던 것이다.  

이 대표는 당원 선거인단 투표에서 나경원 후보(40.9% 득표율)에게 3.5%포인트 차로 뒤졌고, 당원 선거인단 62.6%가 4명의 중진 후보들에게 투표했다는 것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향후 이 대표가 당을 이끌면서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당심 62.6%을 잘 설득하고 포용하여 이들의 마음을 얻는 것이 중요 과제로 남게 되었고, 당 대표의 리더십이 자칫 잘못하면 사표가 된 이 당심 62.6%에 의해 흔들리고 취약해질 수 있는 소지를 안고 있다. 
     
2.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당선이 더불어민주당에 미치는 영향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휘몰아친 이준석 태풍의 영향권에 민주당을 포함한 전 정치권이 들어가게 되어 향후 정치권은 변화와 혁신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586세대가 주축인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낡고 진부한 정당으로 비춰질 가능성이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민주당이 여러 가지 혁신적인 시도를 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준석 태풍은 결국 우리 정치발전의 에너지가 될 것이다. 

현재 민주당의 대선 후보군이 1강 1중 多약 구도인데, 여기에 변동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 예기치 못한 신예가 치고 올라가 2강, 3강을 형성할 수도 있는 것이다.

또 민주당 초선 의원들이 지난 4·7재보선 참패 직후 쓴소리를 내다가 강성 친문 당원들의 공격에 주춤한 상태였는데 초선 의원들의 발언권이 서서히 강해질 것으로 보이며, 강성 친문 당원들의 문자 폭탄 등의 행위는 약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3. 이준석 대표의 과제와 이 대표에게 투표하지 않은 선거인단(당심) 62.6%의 우려

우리나라 제1·2정당 역사상 최초로 30대 당 대표, 이준석 대표의 과제는 ▲국민과 당원들의 기대에 부응해서 당을 안정적·개혁적으로 이끄는 일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당심 62.6%(대다수가 중장년 당원)와 중진들을 존중·화합하고 설득하여 적극적인 협조를 받는 일 ▲대선 후보 경선을 공정하게 관리하고 흥행을 이루는 일 ▲대선 후보와 팀웍을 이뤄 대선을 승리하는 일 등이다.
 
당원 선거인단 62.6%가 이준석 대표에게 투표하지 않은 이유는 다음과 같은 우려 때문으로 추측되는데 이 대표는 앞으로 이러한 우려들을 하나하나 불식시켜 나가야 성공적인 당 대표가 될 것이다.

첫째, 대선이라는 중차대한 정치 일정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경험이 부족한 30대 당 대표가 혁신이라는 이름과 패기로 급격한 변화를 추진하거나 모험을 하다가 시행착오를 겪거나 당이 분열하여 대선에서 패배할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둘째, 이준석 대표의 캐릭터가 개성과 자기주장이 강하고, 좌충우돌하는 경우가 종종 있기 때문에 당을 화합·통합시킬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이다.

셋째, 당 구성원(국회의원, 당직자, 지방의원, 당원 등)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장년(40대 이상)들이 30대 당 대표 리더십을 흔쾌히 수용하고 따를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이다.

넷째, 이준석 대표가 평소 언론을 통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를 비판해왔고 실제 양자가 불편한 관계인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통합을 순조롭게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이다.

다섯째,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선출됐을 경우 이준석 당 대표와의 조합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대선 후보와 당 대표 모두가 원내 경험과 정치 경륜이 부족한 신예여서 국민에게 불안정감을 줘 대선 득표에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이다.

여섯째, 이준석 대표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다시 당의 중책을 맡기면 당이 ‘김종인 비대위체제 시즌 2’가 될 수도 있다는 우려이다.

일곱째, 이준석 대표가, 나경원·주호영·조경태·홍문표 등 중진(경륜) 후보들을 지지했으나 사표가 된 선거인단 유효투표의 62.6% 당심을 어떻게 설득하고 포용해서 대선 승리를 위한 당의 총력체제를 구축하느냐의 우려이다.

여덟째, 이준석 대표가 평소 강조했고 당 대표 수락 연설에서도 밝혔듯이 당직 인선이나 지방선거 후보 공천에서 ‘토론 경쟁’과 ‘자격시험’ 등을 도입할 예정인데 이에 따른 부작용과 고연령층·저학력층 등이 소외될 수 있다는 우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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