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사서원, ‘이동지원서비스’로 고독사 막았다
인천사서원, ‘이동지원서비스’로 고독사 막았다
  • 김정호 기자 kjh6114@kmaeil.com
  • 승인 2021.07.06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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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재가센터 이동지원서비스 지원 중 위급 상황 발생
발 빠른 대처로 생명 구해
인복드림 부평종합재가센터 김하나 센터장, 배영준 사회복지사, 부평6동 공무원 김미진 씨가 지난 2일 부평6동 한 고시원에서 A씨의 이동을 돕고 있다. 사진제공=인천사서원

(인천=김정호기자)  “빨리 심장제세동기 가져다주세요! 119도 불러야 해요!”

지난 2일 오후 인천 부평구 한 병원 로비가 긴장감에 휩싸였다.

이곳에서 입원 수속을 밟던 A(62)씨가 갑자기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호흡도 사라지고 맥박도 잡히지 않았다.

현장에 함께 있던 김하나 인복드림 부평종합재가센터 센터장과 배영준 사회복지사, 부평6동 행정복지센터 사회복지직 공무원 김미진 씨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배 복지사가 A씨를 안전한 곳으로 옮기자 김 센터장은 빠르게 심폐소생술을 하면서 자동심장충격기로 응급조치를 시작했다.

공무원 김 씨는 119로 전화해 상황을 알렸다.

20년 가까이 간호사로 일했던 김 센터장은 망설임이 없었다.

구급차가 오기 까지 심장압박과 인공호흡을 이어갔다. 김 센터장은 양 팔에 온 힘을 실어 심장을 압박했다.

얼굴에서 땀이 뚝뚝 떨어졌다.

몇 시간 같았던 십 여분이 흐르고 A씨가 “흠-”하며 짧은 숨을 내쉬었다. 멈췄던 숨이 돌아왔다. 의식도 희미하게 되찾았다.

때마침 부평소방서 구급차가 도착했다. A씨는 구급차를 타고 인근 인천 성모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위급한 상황을 넘겼다.

고시원에서 혼자 사는 A씨가 ‘이동지원서비스’를 이용해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면 고독사로 이어질 뻔한 상황이었다.

이동지원서비스는 ‘부평형 지역사회 통합돌봄 사업’ 중 하나로 거동이 불편하거나 도와줄 가구원이 없는 단독가구에게 병원 입·퇴원과 은행 업무, 공공·민간서비스 신청 등 업무 보조를 지원한다.

이를 위해 부평센터와 부평구, 인천평화의료복지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3월 ‘따뜻한 동행-이동지원서비스’ 업무협약을 했다. 지금까지 부평센터에서만 43명이 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부평센터는 A씨가 거주하는 부평6동 요청을 받아 이날 A씨와 인근 병원까지 동행하고 진료와 입원 절차 등을 도울 예정이었다.

배영준 부평센터 사회복지사는 “고시원에 있던 A씨는 식사를 제대로 하지 못해 삐쩍 말라 있었고 물어보는 말에 거의 대답도 하지 못하는 상태였다”며 “위생 상태도 좋지 않아 당장 병원 진료가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A씨는 지난 2018년 실업 등으로 생계에 어려움을 겪자 처음으로 행정복지센터를 찾았고 2019년 사례관리대상자로 긴급생계지원지원을 받았다.

A씨 상태가 악화한 것은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면서부터다. 올해들어 몇 달간 집 밖 외출을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먹는 일조차 하지 않는 ‘은둔형 외톨이’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건강 상태가 우려됐으나 진료를 받으려는 의지도 없었다.

최근에는 대소변도 가리지 못할 정도로 상태가 악화하자 병원 진료를 위해 부평센터에 이동지원을 요청했다.

위기를 넘긴 A씨는 현재 인천성모병원에서 기력을 되찾는 중이다.

부평센터는 A씨의 안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하는 것은 물론이고 앞으로 틈새 돌봄과 이동지원서비스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해 안정적으로 지역사회에 적응하도록 도울 예정이다.

부평6동은 A씨에게 긴급의료비지원을 이어간다. 퇴원 이후 기력을 회복 할 수 있도록 요양병원 입소를 계획하고 있다.

김하나 인복드림 부평종합재가센터 센터장은 “자칫 놓칠 수 있는 돌봄 사각지대를 채우기 위해 시작한 이동지원서비스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며 “돌봄 사각지대를 모두 해소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이번 사례처럼 공공복지가 제대로 작동한다면 사각지대를 줄이는 일은 가능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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