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돈의 기자수첩] 치유, 사랑, 우리의 삶은 ‘선물’ (Life is a Gift)
[이익돈의 기자수첩] 치유, 사랑, 우리의 삶은 ‘선물’ (Life is a Gift)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1.08.06 15: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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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돈 기자
▲이익돈 기자

“하나, 둘, 셋, 다시~!” (One step, Two step, Three step. Try again.), “안아 줄게!” (Hug!), “그럼에도 나는 갈 거야, 사랑할 거야, 내 삶을” (Nevertheless I go, I love my life.), “러브 레터(Love Letter) 쓸 거야.”, “삶은 선물”(Love is a Gift.)이란다. 해맑은 그녀의 말이자, 작품의 주제, 전시 타이틀이다. 따스하고 아름다운 김현영작가의 마음이다.

‘조각난 마음, 그리고 사랑’, ‘부족함이 없는 쉼’(Recovery),’ ‘그 날’(Someday), 그리고 ‘나 여기 있어’(Here I am.)로도 표현되는 김현영작가의 작품세계가 온화한 파스텔 톤으로 봄 햇살처럼 다가온 건 코리아아트페어 2021 전시장에서다. 이미 유명한 ‘갤러리 쿱’의 전속 작가로 활동 중이던 그녀는 무척 소박한 모습으로 작품 속에 녹아 들어 있었다.

그림 속 여린 새가 한 걸음 다시 또 한 걸음 내딛다, 날지 못해 날개가 쳐 박혀 우울할지라도 다시 걸어가 보라고, 다시 날아 보라고 “하나, 둘, 셋”을 외쳐 주는, 우리 인생에서 많은 실패와 좌절, 공허감과 자책감에 힘들어 하고 외로워 할 때 자기 자신을 토닥토닥 다독여주고, 또 누군가 옆 사람을 다독여주는 따스함.

“It doesn’t matter who you are. I always care for you. I always with you. Here I  am.” 이 글들은 그녀의 작품 속에 손 글씨로 삐뚤 빼뚤 그려진 메시지다. 아니, 그녀의 마음이다. “네가 누구인지는 아무렇지 않아. 난 언제나 널 좋아할 거야. 난 항상 너와 함께 있을 거야. 나, 여기 있어.” 그녀의 마음이 따뜻하고 아름답다고 말하는 이유가 여기에 묻어나 있다.

삶은 감자, 삶은 계란이라고 우스개 소리를 하곤 하지만, 삶은 과연 무엇일까? 우리의 삶은 생로병사, 고통과 질병과 외로움, 괴로움의 연속이 아니던가?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은 ‘희망’이자 ‘치유 과정’이자, 삶은 바로 ‘선물’이라 작가는 우리에게 넌지시 보여주고 있다.  ‘ Life is a bunch of flowers’, 삶은 한 다발의 꽃이고, ‘Life is a gift.’ 삶은 선물이라고.

약 10여년 전에 ‘Free Hug’ 캠페인이 우리 서울에서도 한 때 유행처럼 실시되었던 적이 있다. 그저 지나가는 누군가를 꼬옥 안아주기, 아무런 성적인 느낌이나 부담감 없이 그저 편히 자유로이 안아주고 안기는 ‘Free Hug’ 운동으로, 외롭고 슬프고 괴로운 이들이 잠시나마 위로와 위안을 받을 수 있었던 뜻 있고 따스한 캠페인이었다. 

우리 모두에겐 쉼과 회복(Recovery)이 필요하다. 작가는 자신의 작품이 그저 마음을 나누는 한 사람의 친구가 되고, “어느 빛 좋은 날 한가로이 선물같이 주어진 경치와 그 평안한 시간을 누릴 수 있는” 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작업을 한다. 화면 가득히 “따뜻함과 포근함, 그리고 그리움과 희망, 꿈”을 구상이든 추상이든 그저 살포시 안아 주듯 켜켜이 물감들을 바르고 문지르고 긁으며 우리 대중들과 교감한다.

“당신을 이해해요.” 당신의 아픔을, 당신의 슬픔을, 당신의 괴로움을 느끼고 알아채고, “그럼에도 잘 해 왔다”고 우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안아주고 있는 듯 하다.  

아무 말없이 그저 꼬옥 안아주기, 부모와 자식 간에도 부부 간에도 사랑하는 연인 사이나 오랜 친구 사이에도 ‘Hug’ ‘안아 주기’란 여간 살가운 게 아니다. 삶의 고통을 같이 느끼고 함께 이해하고 서로 나눈다는 따스함이 묻어나는 ‘몸 언어’가 아니던가!

그녀는 ‘러브 레터’(Love Letter)를 우리에게 쓴다. 언젠가 어느 날 한 다발의 꽃을 안고서 만나게 될 그리움과 바램, 꿈과 희망을 따스하고 포근하고 아기자기한 자신만의 언어로 손 편지를 쓴다. “당신의 아픔을 느끼고 이해해요. 잘 해 왔어요. 언제나 응원해요. 꼬옥 안아 줄게요.”  다시 누군가 가슴 두근거리게 할 사람, 사랑을 만날지 모르는 ‘오늘’, 시리도록 푸른 하늘에 아이처럼 해맑은 마음을 담은 ‘러브 레터’(Love Letter)를 나도 받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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