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허언증 환자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덕암 칼럼] 허언증 환자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8.31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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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최근 대통령 후보들의 공약이 새로운 세상을 선물할 것처럼 화려하다.

이재명 후보는 대학 미진학자에게 1천만 원, 이낙연 후보는 군 전역자 3천만 원, 정세균 후보는 사회초년생들에게 1억 준다는데 대해 그거 다 세금인데 나라꼴이 어찌 되려고 그러냐며 같은 민주당 박용진 후보가 성토했다.

부동산문제도 주택건설과 신도시 추진으로 헐값에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너도나도 공언했다. 공약대로라면 조금만 더 참으면 좋은 세상이 올 것이다.

그렇다면 현 정부는 그 좋은 세상 지금껏 만들 수 있음에도 만들지 않았으니 의도적 고의가 있었다는 것이고 국민행복을 온갖 미사여구로 도배한 희롱에 불과했었다는 말인가.

아무리 당선이 중요하고 이기고 보자는 승부욕의 전성시대라지만 명색이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 앞에 할 말 못할 말이 따로 있는 것이지 되고 말고 나오는 대로 지껄이면 그 뒷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평소 아무일 없을 때도 다들 죽네사네 하던 판이었다. 코로나19로 죽어가는 국내 내수시장의 침체가 불보듯 뻔한데 무슨 장밋빛 공약을 남발하는가.

삼시세끼 먹고 사는 걱정 안하고 살다보니 실질적인 국민생활의 현주소를 모르는 것이고 세금으로 월급받는 공무원이나 보좌관들이 온갖 궁리 끝에 작성해주는 원고 읽는 수준이 오죽할까.

어느 대표가 원고없이 눈을 마주보며 가슴으로 진심을 논할 수 있을까. 어떤 후보가 자신의 안위와 출세와 같이 움직이는 패거리들의 먹 거리를 제쳐놓고 오직 국민을 위해서만 나선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소가 지나간 자리는 풀이 뜯기고 쥐가 지나간 자리면 알곡 껍데기가 남기 마련이다. 명색이 대통령 후보로 나설 정도면 나름 그냥 살아오진 않았을 것이고 삶의 흔적이 있을진대 털어서 먼지 안날 사람이 어디 있을까.

대통령은 국정을 운영하는 당사자의 정치철학과 소신과 탁월한 리더십이 우선인 것이지 사돈의 팔촌까지 죄다 먼지를 털어서 특정 인물을 등극시키려 만들어가는 드라마가 아니다.

각 정당별로 경선을 거쳐 2022년 2월 13~14일 후보로 등록한다. 2월 15일부터 3월 8일까지 본격적인 선거운동을 펼치고 9일 투표를 거치면 10일 여명이 밝기 전에 누군가는 대한민국 제20대 대통령으로 선출된다.

청와대의 새 주인이 탄생하는 것이다. 이 나라의 미래와 국민들의 안위를 지켜야 할 새 지도자가 장차 5년 간 이끌어갈 슬로건이 발표될 것이다.

앞으로 190일 남은 이 순간을 위해 너도나도 거품 물고 자신만이 적임자임을 공언한다. 한쪽은 기득권의 장점을 살려 민심을 얻으려는 정권 재창출, 또 한쪽은 못 살겠다 갈아보자며 현 정권에 대한 성토로 정권교체를 외친다.

진보와 보수로 대립하며 제3국의 배경까지 국민설득에 남용한다. 친미 ·친일이 살길이라는 쪽과 중국과 북한을 아군시 하는 측이 서로 이론으로 설전을 벌인다. 언제부터 외국이 우리를 살리고 죽였던가.

우리 살길을 우리가 못 찾고 외국군대를 끌어들여 자국민의 동학농민까지 무참히 살육한 과거가 있었다.

그놈의 권력을 유지하고 백성들의 골육을 짜내기 위한 시스템위에 앉아 버티려고 서로 삿대질하며 상대측을 성토하다 대궐 안까지 시퍼런 칼날을 휘두르며 난입하는 치욕도 치렀으며 임금이 땅바닥에 머리를 처박고 절을 할 때도 서로 너 때문이라며 탓을 하던 민족이었다.

당파싸움을 하든 외국 군인이 쳐들어 오든 무지 목매한 국민들은 나라가 시키는 대로 착하고 순한 게 죄였고 그로 인한 피폐함이나 처참하게 시달린 오랜 과거는 언제든지 현재가 될 수 있는 것이다.

과거마냥 평생하다 세자 책봉까지 이어지는 왕권시대가 아니다 보니 임기 5년 동안 뭘 할 수 있을까.

속된 말로 알만하면 임기 끝날진대 마치고 나면 논두렁에 시계 버렸다고, 승마 특혜 받았다고, 국정수행 하는 동안 이래저래 털어서 먼지나면 죽음 내지는 영어의 몸이 되어 비참한 말로를 보냈다.

청와대에 있다고 하루 4끼 먹는 것도 아니고 화장실 두 번 가는 것도 아닐진대 최소한 지킬 수 있는 것만 말하고 당선되어도 그 자리가 출세의 정상이거나 영광의 용상이라기보다 하늘이 주어진 명령에 따라 소신껏 나랏일을 살피다 마치는 것이 도리다.

자고로 정치란 세금을 거둬서 쓰는 일인데 올해만 해도 555조원 세입에 보건복지노동에 200조, 교육에 71조, 국방에 53조 지방행정에 86조를 편성했다.

돈을 걷어 쓰다보면 누군가는 불만이 있을 것이고 아무리 공평하게 쓴다하더라도 누군가는 허덕일 수밖에 없다.

당연히 대통령의 자리는 온갖 욕과 원망과 한여름 모기떼들이 달려드는 형국의 자리일 수 밖에 없다.

그래도 죽어라 으르렁거리며 욕심을 내는 것은 그 자리에 대한 특별함과 권한이 있기 때문인데 인사권과 예산 결정권 등이 나라를 위해 잘해보라고 준 것이지 당선자와 당선자를 도운 패거리 배를 채우라고 준 것은 아니다.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까지 모두 공익발전과 복지사회의 실현을 위해 권리를 주었음에도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데 활용하다보니 사회발전도 늦어지고 정치적 폐단과 부패가 근절되지 않는 것이다.

특혜만 삭제시켜도 별로 할 사람이 없는 정치, 단언컨대 차기 대통령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힘든 자리가 될 것이다.

늘어난 국가 부채, 침체된 내수시장, 코로나19 후유증에 국방·외교와 각 분야별 원상복구는 물론 국론분열에 대한 봉합까지 산 넘어 산이다. 그 험한 자리를 도전하면서 말을 아끼지 않는 건 무슨 무모함일까.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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