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홍준표, 여권 역선택 노려 ‘조국수사 과잉’ ‘박지원 무비판’ 역풍···하태경·원희룡 포화 “조국수홍 홍준표 문제 심각”
[정웅교의 정치분석] 홍준표, 여권 역선택 노려 ‘조국수사 과잉’ ‘박지원 무비판’ 역풍···하태경·원희룡 포화 “조국수홍 홍준표 문제 심각”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09.17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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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 후보, 2019년 9월 17일 페이스북 "검찰의 용맹정진을 보면서 그래도 이 땅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석열 검찰을 응원한다“
- 홍 후보, 7월 2일 언론과 인터뷰·페이스북 “조국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
- 진중권 전 교수, 9월 16일 밤 페이스북에 홍 후보의 조국 옹호 발언 비판 “홍준표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발언”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기자) 홍준표 후보가 지난 16일 TV조선 주관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 1차 토론회에서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수사에 대해 "잘못된 게 아니라 과잉수사였다"라고 말해 하태경·원희룡 후보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았다.

또 하태경 후보는 이 토론회에서 박지원 국정원장이 노골적인 정치개입 발언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홍준표 후보가 ‘아직 확인된 사실이 없다’며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자 격분하며 강하게 비판했다.

홍준표 후보가 이러한 발언을 하는 이유는 여권 지지층의 환심을 사 여론조사 시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는 게 일반적 분석이다.

대부분의 여론조사 기관이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 시, 여권(민주당, 열린민주당) 지지층 30∼40%가 홍준표 후보를 지지하는 역선택 현상으로 홍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 적합도 조사에서 윤석열 후보를 앞서고 있다.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조국수홍'이라는 패러디와 함께 홍 후보를 비판하는 글이 많이 올라왔다. '조국수홍'은 조국 전 장관의 지지자들이 '조국수호'라 외치던 구호에 홍 의원의 성을 넣어 만든 패러디이다.

9월 16일 TV조선 주관 1차 토론회에서 홍 후보는 조 전 장관 수사를 두고 다른 후보들과 공방을 벌였다.

하태경 후보는 "홍 후보가 요즘 조국 교수와 썸타고 계신다. SNS도 서로 공유하는데 조국 수사가 잘못됐나"라고 질문했다.

원희룡 후보도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서는 도륙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정경심 교수가 2심에서 유죄 실형 판결까지 나왔는데 과연 도륙이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홍 후보는 이에 대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과잉수사를 한 것이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 저는 우리 편이라도 잘못된 건 지적하고 다른 편이라도 잘한 건 칭찬한다. 잘못된 것은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고 답했다.

홍 후보의 이날 토론회에서의 발언은 여론 조사 시 여권 지지층의 역선택을 노린 의도된 전략이었지만 국민의힘 지지층으로부터는 지지를 잃는 제로섬 게임이다. 

한 네티즌은 "국힘 대선후보로 나와서 조국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다니, 조국수홍 충격적이다" "20대 지지해줘서 홍 찍으려고 했는데 뒤통수 맞았다" "실시간 방송 보는데 '무야홍'하던 사람들 댓글도 뚝 끊겼다"등의 반응을 보였다.

홍 후보는 지난 2019년 9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의 용맹정진을 보면서 그래도 이땅에 정의가 살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윤석열 검찰을 응원한다"는 글을 남긴 바 있다.

그래서 또 다른 네티즌들 조국 전 장관 수사 당시 홍준표 의원이 올렸던 이 페이스북 글을 공유하며 "갑자기 '조국수홍'이 된 홍 의원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1. 홍준표 후보가 지난 7월 2일 언론과의 인터뷰와 페이스북에서 “조국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 발언이 이날 TV토론회 논란의 시발점

홍 후보가 지난 7월 2일 언론과의 인터뷰와 페이스북에 남길 글이 이날 논란의 시발점이었다. 홍 후보는 당시 조국 전 장관 수사와 관련해 "가족 공동체의 범죄도 대표자만 구속하는 것이 옳지,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라는 내용의 글을 남겨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간접적으로 비판하였다.

홍준표 의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에 대해 “과거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일가를 ‘과잉수사’했다. 처와 장모가 고발당한 건 자업자득”이라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검찰이 보통 가족 수사를 할 때는 가족 중 대표자만 수사한다. 윤 전 총장은 과잉수사를 했다. 집요하게 조국 동생을 구속하고 5촌 조카 구속에 딸 문제도 건드렸다. (윤 전 총장의) 목표가 ‘조국 퇴진’이니 심하게 했다.이후 이게 정치사건이 돼버렸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홍 의원은 “요즘에 와서 윤 전 총장에 대한 고발이 스물 몇 건이고, 자기 처와 장모도 다 걸렸다. 자업자득이다. 자기가 적폐수사하고 조국을 수사할 때 강력하게 수사했던 것을 지금 본인 가족 수사에 대해서는 ‘나는 아니다’라는 식으로 하면 안 된다. 자기가 극복하고 나가야 한다”고 했다. 조국 전 장관은 해당 기사를 SNS에 공유하며 “홍준표 의원의 평가”라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이날 홍 의원의 페이스북에 ‘요즘 실망이다. 이제부터 지지를 철회하겠다’라는 누리꾼의 댓글이 달렸다.
 
이에 홍 의원은 “검사 시절, 슬롯머신 사건을 수사할 때도 ‘정덕진 3형제’ 중 정덕진씨만 구속하고 배후 수사를 했다. 가족공동체의 범죄도 대표자만 구속하는 것이 옳지,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라고 거듭 주장하는 댓글을 달며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조 전 장관이 홀로 책임을 지고 구속됐으면 부인은 감옥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 홍준표 후보, 16일 밤 페이스북에 두 차례 해명 글 올려 “조국 전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

홍준표 후보는 자신의 발언이 야권 지지층으로부터 거센 비판을 불러일으키자 토론회 이후 16일 밤 페이스북에 "가족이 연루된 범죄는 대개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하거나 불입건하는 것이 제가 검사를 할 때 관례였다. 그래서 조국의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말한 것이다"며 해명의 글을 올렸다.

홍 후보는 “그 사건에서 조국이 내가 책임지고 구속 될 테니 내 가족들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면 그 사건은 조국 구속으로 마무리 되었을 것이다. 조국이 사내답지 못하게 빠져 나갈려고 하는 바람에 그를 압박하기 위하여 부인, 동생, 사촌을 줄지어 구속하고 딸까지 문제 삼은 것이다. 저는 그 사건을 그렇게 본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과잉 수사라고 말한 것이고 법이 아무리 엄중하다 해도 그렇게 한 가족 전체를 짓밟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결코 조국 수사가 부당했다고는 생각지 않지만 과했다는 생각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누구를 비난하고 누구의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그건 제가 검사를 할 때 가졌던 수사 철학이였다”며 해명했다.

홍 후보는 한 시간 후 다시 페이스북에 “정권을 안정시키는 것도 검찰총장의 책무라고 하면서 조국 수사는 문 정권 안정을 위해서 한 것이라고 윤석열 후보가 자기 지인에게 고백했고 그게 책으로도 출간된 것도 있는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여권내 권력투쟁의 산물이다. 그런 사건을 두고 우리 측이 흥분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저의 오래된 생각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국 전 가족 수사가 가혹하지 않았다고 국민들이 지금도 생각한다면 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전 가족 몰살 사건은 제 수사 철학으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정치수사였다”며 자신의 ‘조국 과잉 수사’ 생각을 바꿀 여지를 남겼다.

3. 진중권 전 교수, 16일 밤 페이스북에 홍 후보의 조국 옹호 발언 비판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발언”

진 전 교수는 페이스북에서 “홍준표 후보가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기 위해 던진 발언이라고 봐요. 그 귀한 말씀은 수사가 한참 진행 중일 때 하셨어야지. 그럼 최소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는 있었겠지요. 크게 잘못 판단하신 듯. 이 판 자체가 그 사건 때문에 열린 거나 다름없는데...”라며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이어 “조국 사태 당시에 홍준표의 ‘수사철학’은 이랬죠. 윤석열 잘 한다고 화이팅 외치시던 분이...보수쪽 분위기 살펴보니 토론 한 번으로 가신 분은 따로 있는 듯. 그건 그렇고 윤석열은 홍 캠프 의심한 것에 대해선 사과했어야...캠프의 잘못은 후보가 책임지는 것”이라며 지난 2019년 9월 17일 홍 후보가 페이스북에서 조국 가족을 수사하던 검찰을 칭찬하는 글을 소개하며 홍 후보의 이중성을 비판했다.

4. 홍준표 후보, 17일 오전 페이스북에 해명 글 또 올려 “대선은 상대편, 중도층, 호남도 모두 투표에 참가. 제 입장은 그분들과 달리 본선도 고려해서 경선 치룰 수밖에 없다”

홍 후보는 “우리 당에 26년 있으면서 대여투쟁의 선봉장으로 달갑지 않은 저격수 소리 들어가면서까지 당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그러나 지금은 모든 국민을 감싸 안아야 하는 대통령 후보이다. 대여투쟁 한번 해 보지도 않고 숨어서 이미지 정치에만 안주하던 분들이 당내 경선에서 당원들 표 얻어 보겠다고 대여 최고의 전사였던 저를 공격하는 것은 참 어이없는 일이다”며 자신을 공격한 하태경·원희룡 후보를 비판했다.

그는 이어 “대선은 우리 편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고 상대편, 중도층, 호남도 모두 투표에 참가한다. 제 입장은 그 분들과 달리 본선도 고려해서 경선을 치룰 수밖에 없다는 것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 반문만으로는 정권교체가 되지 않는다”며 조국 전 장관 수사를 비판한 것이 지지층 확장을 위한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5. 하태경 후보, 17일 아침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인터뷰 “조국수홍 홍준표 문제 심각, 심장이 부들부들”

하태경 후보는 17일 아침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후보들도 대체로 무난했다고 생각한다. 윤석열 후보도 그렇게 실점은 하지 않은 것 같다. 득점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유승민 후보는 날카롭게 질문했, 원희룡 후보님도 날카로운 질문을 했다. 그런데 이제 홍준표 후보가 문제가 심각한 것 같다. 굉장히 심각한 것 같다”고 전날 국민의힘 경선후보 TV토론회를 평가했다.

하 후보는 홍 준표 후보가 왜 문제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사실 제가 좀 충격을 받은 게 두 가지 지적을 했는데, ▲하나는 박지원 국정원장이 노골적인 정치개입 발언을 하고 있는데 왜 침묵을 하냐. 그건 국가기관이잖아요. 대통령 후보라면 국가기관의 그런 일종의 국정원 불법 발언들인데 문제를 제기하는 게 당연한데 침묵해서 ‘왜 침묵하냐’고 그러니까, ‘아직 확인된 사실이 없다’. 아니, 최근 매일 그냥 정치 발언하고 있는데 ‘확인된 사실이 없다’, 이런 궤변을 늘어놓고. ▲더 충격적인 것은 조국 수사 문제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를 했잖아요. 그 이야기를 들을 때는 저는 조국 수사 문제 있다는 이야기, 그런 답변이 나올 거라 예상을 못 했어요. 그래서 그 이야기 들을 땐 정말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더라”고 답했다.

하 후보는 “왜냐하면 조국 수사 문제 있다는 건 뭐라 그래야 되나요, 마치 검사 공격하기 위해서 도둑놈이랑 손잡는 거랑 똑같죠. 조국 수호하는. 그래서 어제도 보면 여러 가지 인터넷에 떠도는 게 ‘무야홍’이 아니라 ‘뭐야홍, 조국수홍’ 된 거냐. 이렇게 비아냥이 돌아다녀요. 조국 수호에서 ‘조국수홍’된 거냐. 이건 전형적으로 경쟁자 공격하기 위해서 공정의 가치마저 버린 거예요. 저는 홍 후보가 어제 조국 수사 문제 있다, 과잉 수사다, 이렇게 답변한 거는 국민들한테 정말 무릎 꿇고 사죄해야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 후보는 ‘이번 대선에 도움 안 되는 후보가 있다’에 하 후보 혼자만 O를 든 이유가 겨냥한 후보가 홍준표 후보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홍준표 후보를 의심을 했어도 그렇게까지 강하게 조국 수사 문제 있고, 자기 같으면 그렇게 안 했다, 가족을 도륙낸 거다, 이런 답변을 계속 우기실 거라는 상상은 못했다”며 “저는 설마설마 했는데 이 분은 정말 경쟁자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적과도 손 잡을 분이구나, 성문을 열어줄 분이다, 아무튼 그런 생각이 그 순간 들면서 제가 정말 아까 좀 전에 말씀드린 대로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더라. 그건 명백히 공정의 가치를 버린 거다 불공정을 용인하는 거다”고 홍 후보를 비판했다.

하 후보는 윤석열 후보의 토론에 대해 “제가 처음 지적한 게 윤석열 후보 내로남불인데, 자기 고발 사주 사건에 자기가 연관되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는 증거도 없이 그런다고 굉장히 버럭했잖아요. 그런데 본인이 제보 사주라고 공수처에 고발장을 낼 때 성명불상자를 넣었는데, 아무런 증거도 없이 냈다. 어떤 단서도 있는 게 아니고 그냥 카더라 통신에 입각해서 낸 건데, 그래서 그거는 내로남불 아니냐 지적을 하니까, 제가 느낄 때는 말로는 인정을 안 했지만 속으로는 뜨끔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아무튼 속으로는 좀 움찔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래서 저는 그 부분도 나중에 사실이 아니라는 게 확인되면 윤석열 후보가 그 점에 있어서만은 사과가 필요하다고 본다”고 윤석열 후보 TV토론을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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