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반란은 미션 임파서블?
국민연금의 반란은 미션 임파서블?
  • 장병옥 기자 kkgbb@kmaeil.com
  • 승인 2021.09.2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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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총에서의 국민연금 이사선임반대, 성공확률은 2.9%에 불과
- 고영인 의원 “보여주기식 반대 아닌 실제 성과 낼 수 있도록 책임투자 원칙 개선 필요”
▲ 고영인 의원 (사진=고영인 의원실)
▲ 고영인 의원 (사진=고영인 의원실)

(안산=장병옥기자) 국민연금이 투자하고 있는 회사의 이사·감사 선임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더라도 실제로 부결되는 확률은 최근 5년간 2.9%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향후 적극적인 책임투자활동을 이어나갈 것으로 기대되는 국민연금의 원칙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이 적극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고영인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 경기 안산단원갑)이 국민연금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국민연금기금 운용현황’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1월 ~ 6월) 국민연금이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회사의 이사· 감사 선임 의결건에 관하여 174건의 반대 의견권을 행사하였으나, 실제 부결된 건수는 7건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 2018년 7월 국민연금공단은 책임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스튜어드십 코드(수탁자책임 원칙)를 도입하는 등 국민연금 수탁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으며, 이에 현재가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한 인사건에 관해 지속적으로 반대 의견을 피력하고 있으나 실효성이 낮음을 알 수 있다.

연도별로 반대 의견 대비 부결 비율을 보면 2017년과 2018년은 0.9%에 그쳤고, 2019년엔 6%로 많이 높아졌으나 2020년엔 2.4%로 다시 낮아졌다.

이 같이 재계에선 총수 일가나 현 경영진의 우호 지분이 압도적인 상황에서 국민연금이 반대의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은 상황 많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편, 국민연금이 반대 의견만 낼 뿐이지 책임 투자의 역할에는 소극적이라는 지적도 같이 나오고 있다.

일례로 국민연금은 지난해 지분이 10%인 효성에 대해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를 받은 조현준 회장의 대표이사 연임에 반대표를 행사했으나, 조 회장은 70% 이상의 찬성률로 재선임됐다. 그리고 2019년 삼성바이오로직스 부정회계 사건이 불거진 책임을 물어 감시 의무를 소홀히 한 사외이사에 대해 재선임을 반대했지만 이 역시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됐다.

고영인 의원은 이에 대해 “국민연금은 수탁기관으로서 책임투자 전반에 관한 프로세스를 돌아보고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다른 기관투자자의 투자나침반이 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주주권을 행사해야 한다” 고 말했다.

한편‘이사 및 감사 선임 반대 사유’현황에서 국민연금공단의 이사·감사 반대 의결권 행사는 공단이 직접 행사한 건이 100건, 위탁운영사가 행사한 건이 74건이었다. 이사·감사 선임 반대 사유는 장기연임(22건, 12.6%), 당해회사·계열회사·중요한 관계에 있는 회사의 전·현직 상근임직원(43건, 24.7%), 이사회 참석률 저조(15건, 8.6%), 과도한 겸임(31건, 17.8%), 감시의무소홀(19건, 10.9%), 기타(44건, 25.3%) 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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