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부자로 오래 사는 법
[덕암 칼럼] 부자로 오래 사는 법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09.24 08:2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먼저 부자란 어느 정도 돈이 있어야 해당된다고 볼 수 있을까.

한국 부자보고서에는 현금 약 10억 원 정도면 된다는 기준이 있지만 스스로를 부자라고 생각하는 입장에서는 약 70억 원은 있어야 부자소릴 들을 수 있다고 한다.

이는 2011년의 50억 원에 비하면 빠른 속도로 증가한 금액인데 부채나 기타 현금화 될 수 없는 미술품, 승마, 명품 등을 제외한 순수 자본을 뜻하는 것이다.

통계에 따르면 2011년도 50억 원 이상의 부자가 17만 6천명이었으나 2020년도 70억 원 이상이 36만 명을 넘어섰으니 급상승하는 부동산의 가치가 한몫 했다고 볼 수 있다.

졸지에 부자가 된 사람들이야 정부의 정책에 신이 났을지 몰라도 천정부지로 덩달아 뛰는 세금에 그렇지도 않다는 후문이다.

통계상 10억 원 정도의 부자가 되려면 월급 500만원을 받는 회사원이 기본 생활을 하고 남은 200만원을 1년 모아 봐야 2400만원이고 40년은 걸린다는 계산이 나온다.

부자란 절대 불가능한 목표다. 별일 없이 그렇다 치더라도 다 늙은 다음 돈으로 할 수 있는 건 통장계좌에 숫자만 쳐다보며 스스로를 위로하는 일밖에 없다.

그 돈 모으느라 잊었던 친구들과 고기 하나 씹지 못하는 치아에 해외여행을 가려해도 힘에 부쳐 공항까지도 못가는 병든 자신의 육체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러니 젊은 세대들이 집보다는 캠핑카의 차박을 선호하고 미래가 불안한 2세 출생의 꿈을 포기하는 것이다.

부자의 공통점은 부지런함에 있다. 돈에 대한 구체적 계획이 서있다. 최선을 다한다는 등 일련의 과정이 있다.

그렇다고 가난한 사람이 모든 게으른 건 아니지만 최소한 부자로 살려고 절제한 과정이 있었을 것이고 때로는 야박하다는 소릴 들어야 가능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경제적 부자가 정신적으로 가난할 가능성이 높은 것이며 여유보다는 긴장, 베푸는 넉넉함 보다는 움켜잡으려는 노력이 강해질 때 가능한 것이므로 노후에 가진 게 있어 안전할 수 있어도 누구하나 진정한 친구는 없는 것이다.

그 대단한 삼성 이건희 회장도 저승 갈 때 무일푼 이듯 우리네 삶에 있어서 돈이란 하늘에 뜬구름과도 같은 것일진대 죽어라 집착하며 애쓰지만 벌 줄만 알았지 값있게 쓸 줄 모르는 것이 다반사다.

고로 돈이란 써야할 시기와 때가 있는데 망설이다 그 때를 놓치면 나중에 써봐야 빛도 나지 않을뿐더러 쓰고도 욕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사람이 살다보면 가장 힘든게 내 것을 남 줄 때인데 막상 물건이든 돈이든 한번 손에 들어오면 좀처럼 내 주기가 쉽지 않다.

돈이 아무리 많은들 쓰지 못할 돈이라면 은행에도 얼마든지 있으니 진정 부자란 사용할 수 있는 돈을 의미한다.

그 대상이 가난한 사람이든, 가족이든 인재를 키우는 장학금이든 사용처를 떠나 간절히 원하고 그 돈이 큰 의미로 전환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투자도 할 줄 알아야 부자 자격이 있는 것이다.

여기서 투자란 재화로 투자자에게 돌아올 가능성 보다는 건전한 투자가 공익에 이바지할 수 있는가와 돈의 가치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는지를 검토해야 한다.

그 액수가 단돈 천원이라도 그러한 의미와 역할을 해낼 수 있는 곳에 사용한다면 진정한 부자 자격이 있는 것이다.

여러분은 살아 있는 동안 진정한 부자로서 행복할 수 있었는가. 아니면 행복 하고 싶은가. 다음 두번째 오래살길 바라는가.

필자는 날짐승, 들짐승, 벌레 중에 사람으로 태어났으니 그만한 축복이 없고 신체적·정신적 불구에도 불구하고 살아 있으니 얼마나 행복하며 천년 이천년 흉측하게 살지 못하고 적당히 늙어 추해졌을 무렵 죽을 수 있으니 그만한 다행이 없다고 했다.

통상 태어나서 어릴 적 꿈을 먹고 살고 청소년이 되어 모래도 씹을 만큼 밥이 맛있었다가 청년·중년이 될수록 안 먹던 걸 다 찾아먹고 노년이 되어서는 그 어떤 것도 먹지 못하는 신세가 됨을 말했다.

행복·불행이 사람 마음먹기에 달려 있듯이 요즘처럼 코로나19로 죽겠다고 아우성치는 사람은 아직 살만한 사람이다. 진정 죽을 사람은 조용히 삶을 마감한다.

물론 미리 찾아내어 소중한 인명을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당사자가 긍정적인 마인드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긍정으로 보면 세상 못살 일이 없기 때문이다. 오래 사는 것, 같은 시각이라도 매 초를 귀히 여기면 일 년을 십 년처럼 쪼개어 느낄 수 있고 일 년도 스마트폰이나 텔레비전으로 만들어진 사각귀신에 홀려 살다보면 하루처럼 지나간다.

결론적으로 시간은 동일하게 주어지나 누가 어떤 체감으로 느끼며 사느냐에 따라 느끼는 자의 몫이 되는 것이다. 필자가 눈을 떠서 감을 때까지 하루 일상과 지출한 돈을 볼펜으로 기록한지 30년이 넘었다.

어쩌다 며칠을 건너뛰면 지나간 영수증과 통화내역까지 뒤집어 겨우 기록을 이어간 적도 수없이 많았는데 문제는 건너 뛴 그 며칠이 아차 하는 순간 지나간다는 것이다.

시간이란 거대한 강물이 유유히 흐르는 것과 같다. 멀리서 보면 멈춘 것 같아도 배를 타고 강 한가운데 멈춰 손을 담가 보면 엄청나게 빠른 유속을 느낄 수 있다.

인생이란 강물은 도도히 역사의 한 페이지로 흘러가지만 나날이 흐르는 속도는 필자와 같이 수 십 년을 기록해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니 오래 사는 법은 시간을 초단위로 끊어 귀히 여기며 사는 것이다.

과거를 기록하면 현재에 집중할 수 있고 미래에 대한 설렘이 배가 된다. 같은 시간이라도 누가 어떤 식으로 받아들이며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년을 살 수 있는 것이며 백년을 살아도 남은 게 없는 삶의 가치를 지녔다면 이는 살아도 한낱 동물과 다를 바 없다.

하물며 잠시 머물다 가는 삶에 있어서 욕심이 과해 온갖 업을 남기고 가느냐. 하염없이 베풀고 가느냐는 순전히 각자의 몫이다.

김균식
김균식 다른기사 보기
kyunsik@daum.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