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이재명, ‘대장동 발목’ 50.29% 턱걸이 과반·불안한 승리···이낙연 ‘경선 불복’, 무효표 이의제기···
[정웅교의 정치분석]이재명, ‘대장동 발목’ 50.29% 턱걸이 과반·불안한 승리···이낙연 ‘경선 불복’, 무효표 이의제기···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10.11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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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결선투표로 번복 어렵지만 논란 자체로 이 후보 상당한 타격 받아 ‘대장동’과 함께 지지율 악영향, 명·낙 양측의 화학적 결합 불투명해 이 후보 대권가도 험난 예상
- 설훈·홍영표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11일, 캠프 의원 일동 명의로 이의제기 기자회견 "이재명 득표율은 49.32%···결선투표 진행해야"
- 10일 3차 선거인단 투표 ‘대장동 의혹’에 이낙연에 몰표(62.37%), 정세균·김두관 무효표 처리로 턱걸이 본선 직행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기자]이재명 경기지사가 10일 최종 득표율 50.29%(71만9905표)로 더불어민주당 20대 대통령선거 후보로 선출돼 2022년 3월 9일 본선 직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는 민주당 당헌·당규상 본선 직행 요건인 '과반 득표'를 턱걸이해 민주당 지지자들이 양분되면서 경선 후폭풍이 고조되고 있다.

2017년 민주당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가 얻은 득표율 57%를 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이재명 캠프의 장밋빛 전망과는 너무 동떨어진 충격적인 결과이다.

민주당은 9월 첫째 주말(9월 4, 5일)부터 10월 둘째 주말(10월 10, 11, 12일)까지 5주 동안 매주 권역별 선거인단 투표 결과와 세 차례 국민선거인단 투표 결과(슈퍼 위크)를 공개하는 5부작 주말 드라마로 흥행과 긴장감을 불러일으켜 왔다.

이 지사는 10일 이전까지의 경선에서는 광주·전남 권리당원 투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지역 권리당원 투표와 두 차례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압승하면서 누적 득표율 55.29%로 대세론을 굳혀왔다.

이 지사는 10일 서울 권리당원 투표와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도 압승으로 최종 득표율 57%(2017년 민주당 경선 당시 문재인 후보 득표율이 57%) 안팎 정도까지 예상됐으나 3차 국민선거인단 투표에서 예상 밖 28.30% 득표율로 참패해 겨우 턱걸이 과반에 성공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최종 득표율 39.14%(56만392표), 추미애 전 법무장관은 9.01%(12만9035표), 박용진 의원은 1.55%(2만2261표)를 얻었다. 전체 선거인단은 216만9511명, 유효 투표수는 145만9992명(투표율 67.30%)다.

이 전 대표는 10일 오후 6시 발표된 3차 선거인단 온라인·ARS투표 결과에서 유효투표수 24만8880표 중 62.37%(15만5220표)를 얻었고, 반면 이재명 지사는 득표율 28.30%(7만441표) 얻어 정치권과 언론의 기존 예상을 크게 벗어나 충격을 줬다. 추 전 법무부 장관은 8.21%(2만435표), 박 의원은 1.12%(2784표)를 얻었다.

이날 발표된 서울 지역 경선에서 대의원·권리당원 온라인·ARS 투표 결과에서는 이 지사는 8만8893표 중 4만5737표(득표율 51.45%), 이 전 대표는 3만2445표(36.50%), 추 전 장관은 8813표(9.91%), 박 의원은 1898표(2.14%)를 각각 득표했다. 재외국민 투표에서는 이 전 대표는 유효 투표수 4323표 가운데 55.59%( 2403표), 이 지사는 31.69%(1370표), 추 전 장관은 12.51%(541표), 박 의원은 0.21%(9표)를 각각 얻었다.

1. 이낙연 전 대표 측의 무효표 이의제기와 이재명 후보에게 미치는 악영향

이낙연 캠프는 앞서 주장했던 '중도사퇴자 무효 처리' 재검토 필요성에 대해 당 지도부가 불응했다는 점을 겨냥해 재차 이의제기에 나섰다. 지도부 책임론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게 이낙연 후보 측의 입장이다.

정세균 전 국무총리(2만3천731표)와 김두관 의원(4천411표)의 득표가 무효표 처리가 되지 않았다면, 이재명 후보는 49.32% 득표율로 과반 득표율이 되지 않아 이낙연 후보와 결선투표를 치러야 했다.

10일 최종 경선 결과가 나온 후 이날 밤 이낙연 후보 지지자들이 여의도 민주당사 앞에 모여 '결선투표'를 주장하며 지도부를 강력히 비판했다. 이낙연 후보 측은 11일 중도 사퇴한 정세균 전 국무총리와 김두관 의원 측의 득표를 무효표로 처리한 것에 대한 이의제기를 당 선관위에 공식 제출했다.

이낙연 캠프 소속 의원들은 10일 저녁 긴급회의를 갖고 당 지도부에 공식적인 이의제기를 할 방침을 밝혔다.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친문' 홍영표 의원 등은 이상민 당 선관위원장에게 일단 구두 형식으로 캠프의 이의제기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낙연 캠프는 10일 긴급회의 후 "이낙연 캠프는 그동안 수차례에 걸쳐 대선후보 경선후보의 중도사퇴 시 무효표 처리가 결선투표 도입의 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한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며 "11일 이와 같은 이의제기서를 당 선관위에 공식 접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대선 후보가 이미 확정된 상태에서 이를 번복해 다시 결선투표로 가기는 쉽지 않지만 이러한 논란 자체로 이재명 후보가 상당한 타격을 받아 대장동 사건과 함께 지지율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고, 이재명·이낙연 후보 측의 화학적 결합 여부가 불투명해 이재명 후보의 대권가도가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2. 설훈·홍영표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 11일, 캠프 의원 일동 명의로 이의제기 기자회견 "이재명 득표율은 49.32%···결선투표 진행해야"

이낙연 캠프 공동선대위원장인 설훈·홍영표 의원을 비롯한 이 전 대표 캠프 소속 의원들은 11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잘못된 무효표 처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무효표를 총 투표수에 포함시키면 실제 이 후보의 득표율은 50.29%가 아니라 과반에 미치지 못하는 49.32%라고 주장하며, '경선 과정에서 후보자가 사퇴할 때에는 해당 후보자에 대한 투표는 무효로 처리한다'는 특별당규 제59조를 거론 "사퇴한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무효이고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은 유효투표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정세균 후보 사퇴일인 9월 13일 이전에 정세균 후보에게 투표한 2만3731표와 김두관 후보 사퇴일인 9월 27일 이전에 김두관 후보에게 투표한 4411표는 사퇴하지 않은 후보에게 투표한 것이므로 당연히 유효투표"라고 주장했다.

3. 이낙연 후보 캠프, 당이 이의제기 수용 안 하면 법원에 ‘경선 결과 효력정지 가처분’과 ‘경선 결과 무효’ 본안 소송할 듯

현재 민주당의 이상민 선관위원장과 송영길 당대표는 이재명 대선 후보 선출을 불가역적으로 보고 이낙연 캠프 측의 이의제기를 수용할 의사가 없음을 10일에 이어 11일에도 밝혔다.

이낙연 캠프측은 만약 당에서 이의 제기가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법정으로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1차로 법원에 10일 ‘경선 결과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하고 병행해서 ‘경선 결과 무효’ 본안 소송을 낼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일반적으로 정당 내부의 활동에 대해 자율성을 보장한다는 차원에서 법적 판단을 유보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번 사안은 민주당 당규의 해석상 문제로 매우 중요한 결정이 이뤄졌기 때문에 적극적인 판단을 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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