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익돈의 기자수첩] ‘수마노’를 아십니까?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에서 ‘時空의 因緣을 보다’
[이익돈의 기자수첩] ‘수마노’를 아십니까?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에서 ‘時空의 因緣을 보다’
  • 이익돈 기자 mickeylee@naver.com
  • 승인 2021.10.13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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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백산 가는 길 열목어 뛰노는 개울 옆 정암사 적멸보궁을 지나 언덕 위에 자리한 수마노탑을 보다
- 10월 정선 아라리축제와 자장율사 개산문화제와 함께 13인이 펼치는 ‘시공의 인연을 보다’展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 언덕 위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나투고 있다  (사진=이익돈 기자)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이 언덕 위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나투고 있다 (사진=이익돈 기자)

(경인매일=이익돈 기자) 빛이 아름답고 광택이 나는 석영(石英)의 하나가 ‘수마노’라고 하는 것을 지난 여름 정선 정암사를 다녀오고서야 알게 되었다. 석영인 수마노를 갈고 다듬어 쌓은 탑이 수마노탑이라 함을. 우리나라 수마노탑은 세계문화유산 공주 마곡사 수마노탑이 있으며, 지난 2020년에 국보 제 332호로 승격된 정암사(정선군 함백산로 1410) 수마노탑이 있다. 정선 정암사 수마노탑은 고려시대 7층 모전석탑으로 높이 9m의 아름다운 탑이다.

탑의 여러 형태 중 모전석탑은 돌을 벽돌처럼 다듬어 쌓은 탑으로 경주 분황사 모전석탑(국보 제 30호)이 유명하며, 이와 다르게 흙으로 구운 작은 벽돌을 층층이 쌓아 올린 벽돌탑을 전탑이라 하는데,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전탑은 통일신라시대에 건립된 안동 법흥사지 칠층전탑이 국보 제 16호로 지정되어 있다.

여러 층으로 뾰족하게 세워 올린 건축물을 탑이라 하는데, 탑은 본디 석가모니의 진신사리를 묻고 그 위에 흙이나 깎은 돌, 벽돌을 높이 쌓아 묘를 만든 것이었다고 한다.  3층, 5층, 7층, 9층 등 홀수로 층을 쌓아 올리며, 아래 탑신의 받침터인 기단 위에다 탑을 쌓고, 꼭대기에 청동 등의 장식으로 멋을 내는 것이 일반적이다.

화강암 등에 들어 있는 매우 순수한 물질인 석영인 수마노는 유리, 도자기, 광학기기를 만드는 데 쓰이며, 특히 무색의 순수한 석영을 ‘수정’이라고 한다. 수마노는 광택이 매우 빛나며 아름다운 색을 띠는데, 흰색, 붉은 색, 검은색 세 가지의 빛깔을 띠는 것이 일반적이다. 석영인 수마노는 도장을 새기는 데 쓰이기도 한다.

함백산 가는 길 계곡을 따라 일주문을 들어서면 열목어 서식지인 좁은 물길 위의 극락교 다리를 건너면 적멸보궁과 그 위 언덕에 우뚝 솟은 수마노탑을 만날 수 있다. 자장율사가 수마노탑에 석가모니 부처의 진신사리를 모신 후에 수마노탑을 세웠다고 한다. 

강원도 정선 함백산 가는 길에 만난 태백산 정암사 (사진=이익돈 기자)
강원도 정선 함백산 가는 길에 만난 태백산 정암사 (사진=이익돈 기자)

맑은 바위(淨癌)란 의미의 정암사에는 수마노탑이 모셔진 연유로 법당 안에 불상이 없고 부처님의 진신사리를 모셨기에 우리나라 5대 적멸보궁 중 하나가 있는 곳이다. 약 10분간 산길을 오르는 수행을 통해서야 만날 수 있는 언덕 위의 수마노탑은 균형잡힌 아름다움과 탑의 형체가 가지런하다.

지붕의 네 귀퉁이마다 풍경을 달았고, 청동으로 만든 꼭대기의 머리 장식은 중국원나라 ‘라마탑’과 비슷하여, 원나라와 문화교류가 잦았던 고려 후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라마탑은 중국으로 전해진 인도의 ‘스투파’가 중세에 변형된 것으로 ‘지수화풍공’ 5대를 의미하여 탑을 쌓았다고 한다.

기단은 화강암으로 쌓고 회녹색의 석회암을 벽돌 모양으로 다듬어 7층으로 쌓아 올린 후에 꼭대기에 청동장식을 얹은 높이 9m의 모전석탑으로 조성 기법이 정교하다. 지금의 정암사 수마노탑은 1972년 해체 복원된 것이며, 그 때 발견된 탑지석에 의하면 1653년에 중건되었음을 알 수 있다.

올해 두 번 째로 열리고 있는 ‘시공의 인연을 보다’ 전(사진= 뫼비우스 갤러리 김곤선 대표)
올해 두 번 째로 열리고 있는 ‘시공의 인연을 보다’ 전(사진= 뫼비우스 갤러리 김곤선 대표)

한편 자장율사 개산문화제가 개최되는 10월을 맞아 정암사(주지 천웅 스님) 수마노탑 국보승격을 기념하는 회화 전시회가 지난 8월 서울과 정선 동시에 진행된 국보 승격 전시에 이어 10월 전시는 정선군의 ‘아라리축제’와 함께 하게 된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아리랑’ 축제인 ‘아라리축제’ 기간에 정선의 아리샘터와 강원랜드 하이원리조트에서 전시된다. 

‘시공의 인연을 보다’ 전시회 포스터(사진=뫼비우스 갤러리 김곤선 대표)
‘시공의 인연을 보다’ 전시회 포스터(사진=뫼비우스 갤러리 김곤선 대표)

이번에 두 번째 맞이하는 ‘時空의 因緣을 보다’ 展은 정선군 아리샘터 1층 갤러리에서 10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열리며, 10월 19일부터 11월 4일까지는 하이원리조트 컨벤션 홀 로비에서 전시된다. 미술전시 기획가로 활동 중인 갤러리 뫼비우스 김곤선 대표의 기획과 주관으로 전국의 중견작가 12인과 정선군 지역작가 1인이 여러 차례 정암사 현지 답사와 워크샵을 통해 참여한, 총 13인전에 여러분을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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