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앞뒤가 안 맞는 일자리 정책
[덕암 칼럼] 앞뒤가 안 맞는 일자리 정책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11.15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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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최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사 결과가 우후죽순 발표되고 있다.

문제는 질문은 유사한 내용임에도 표본조사를 하는 시간대, 대상 연령대, 지역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는 것이며 특정 후보를 대상으로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받아들이는 사람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는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장난을 칠 것이며 국민들에게 먹힐 것이라 여기는지 두고 볼 일이다. 직필은 사람의 박해를 받고 곡필은 하늘의 천벌을 받는다 했다.

특히 여야 후보들의 경선과정에서 얻은 득표수는 전체 유권자의 2%에 불과하다. 나머지 98%의 유권자들에게 이미 판은 결정 났으니 둘 중 하나를 고르라고 선택의 여지마저 가려버린다.

사소한 말 한 마디나 행동 하나까지 온갖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후보들을 추종하는 세력들의 댓글 또한 인터넷상의 정보마저 편견의 소지를 일으키니 언제부터 선거판이 도떼기시장판이 되어버렸는지 아연실색이다.

방송에서는 연일 두 후보의 행보에 구름같은 인파들이 방역법도 무시한 채 몰려다니는 장면을 여과없이 화면을 채우지만 누구 하나 감히 이를 지적하는 사람이 없다.

그리고 어째서 후보가 둘 뿐인가. 심상정, 안철수도 있지만 대통령 후보 등록 마감일인 2월 14일이 지나봐야 안다.

이쯤하고 앞서 어필한 여론조사 결과를 믿는 사람의 신뢰도에 대한 여론조사를 해볼 요량은 없었는지 되묻고 싶다. 아마도 불편한 진실의 결과치가 나오는 게 두렵지 않을까.

그래도 중이 제 머리를 깎으려면 한번쯤은 자숙의 계기로 삼아 보는 게 다가올 대선의 신뢰도 측정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국내는 그렇다 치고 최근 국제 여론조사업체 입소스가 28개국을 대상으로 매달 실시하는 세계의 걱정거리 10월 조사 결과 1위를 기록했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제치고 사회적 불평등이 본래의 자리대로 다시 1위에 올랐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경우 일자리를 가장 큰 걱정거리로 꼽았고 다음이 코로나19, 금융과 정치적 부패가 세 번째로 손꼽혔다.

일자리를 해결하겠다고 쓴 돈만 해도 실업자들 가만히 앉혀두고 월급을 줄 만큼 막대한 예산이 증발된 것이나 진배없다. 앞뒤가 안 맞는 현실을 짚어보자.

일자리를 찾는 것은 돈을 벌기 위함이지 하고 싶어 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므로 목적은 돈을 벌겠다는 것인데 사업현장이나 지방의 농어촌에서는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다.

동남아지역에서는 한국에 입국하지 못해 안달인 외국인 근로자들이 북새통을 이루고 이들을 학수고대 기다리는 한국의 구인업체들은 이제나저제나 목 놓아 기다린다.

일자리는 없는 데 사람을 구하기 힘들다? 굳이 힘들고 더럽고 위험한 일을 하지도 않겠지만 하더라도 근로기준법과 최저 임금, 주 52시간 등 노동법의 개정에 따른 비현실적인 업종의 적용은 앉아서 머리만 굴리는 공무원들의 탁상행정에 의해 이같은 엇박자가 나는 것이다.

게다가 표를 구하려는 정치인들이 너도나도 복지예산 편성해서 간접적 현금살포나 다름없는 선거전에 임하고 있다.

70년 전 막걸리 고무신 선거와 오고가는 물품과 전달 방법만 다를 뿐이지 준다고 받는 사람도 침묵의 공범이나 다름없다.

어쨌거나 일자리가 없어 놀고 있는 실업자 수가 갈수록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세계가 인정한 대한민국 국민의 성실함이 어쩌다 각종 수당만 바라보며 손 놓고 머리만 굴리는 지경에 이르렀을까.

물론 다 그런 건 아니지만 적잖은 실업자들이 스마트폰의 수당청구 방법을 공부하며 어설프게 일했다간 받는 실업급여마저 못 받는다고 설레발을 칠까. 재수 없이 걸려서 반환하는 건수와 금액은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세상 이치 라는 게 얼핏보면 별개로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모두 연결되어 도미노 현상을 일으킨다. 험한 파도 이겨내며 만선을 기록하던 어부였다.

어쩌다 무력하고 무능한 어부로 전락하게 만드는지 신중히 되돌려볼 일이다. 시도때도 없이 고기를 던져주니 이제는 고기 잡던 방법을 잊고 손 내미는 방법과 줄서는 요령만 늘어간다.

처음부터 이랬을까. 토요일은 오전만 근무하던 반공일이 2주에 한번 쉬는 놀토제로 바뀌었다가 주 5일제가 자리 잡자 이제는 주 4일제를 공약으로 내세운다.

난이도가 높은 직종은 급여가 많았고 비교적 쉽거나 근무시간이 짧은 분야는 그만큼 적었는데 어느 날 앞뒤 가리지 않고 최저임금 적용에 근로기준법이라는 잣대로 획일적인 측정을 하다 보니 마다할 사람 없이 나도나도 근로자권리를 주장했다.

시장경제의 논리에 따라 각 분야마다 각기 다른 환경이 있을진대 이를 무시하고 오직 자유와 평등만 내세우며 정치인들의 사탕발림에 치아 썩는 줄 모르고 받아만 먹다보니 나태라는 단맛에 길들여진 것이다.

언제부터 한국 사람이 침대 쓰고 양변기에 앉아 볼일 봤다고 맨바닥에는 못자고 푸세식 화장실을 쓰지 못했던가.

이미 복지라는 명분에 젖어버린 습관은 더 편리하고 윤택해야 버티지 뒤로는 못가는 것이다.

이제 권력이 군중의 표심을 얻기 위해서는 점점 더 맛난 사탕을 줘야 먹히는 세상이 된다.

주 4일제도 모자라 주 3일제에 쪼개고 쪼개어 겨우 배달음식이나 주문해먹고 꿈도 희망도 없이 주는 수당에 목매어 사는 국민으로 만들지 않는 한 민심은 이반되기 마련이다.

이러라고 사회지도층으로 선출해주었던가. 이제 지도자 선출 4달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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