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상록수 디지로그영화제 '열대소년'
[리뷰]상록수 디지로그영화제 '열대소년'
  • 김준영 기자 777777x@naver.com
  • 승인 2021.11.17 16: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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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열대소년' 중 한 장면.

영화 '열대소년'이 다문화가정 소년들의 아픈 사연을 들여다본다. 영화는 선생님도, 부모님도 도울 수 없는 가볍지만은 않은 현실의 문제들을 조심스럽게 들춰본다.

상록수디지로그 영화제 '열대소년'이 지난 9월 씨박스를 통해 공개됐다. 차별과 단절로 얼룩진 세상에서 베트남 출신 어머니와 살아가는 다문화가정 중학생의 이야기다.

한오(이민준 분)는 또래 학급의 아이들에게 '베트콩'이라 불리며 폭력의 대상이 되지만 그보다는 자신이 누구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이 더 깊은 소년이다. 감독은 현대사회에서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딘가에서 보이지 않게 일어나고 있을 다문화가정에 대한 학대의 피해를 요란하지 않게 조용히 되짚었다.

'열대소년'은 다문화 가정의 아이인 한오가 겪는 고단한 현실과 환상의 경험을 통해, 최후의 순간에도 다시금 마주해야 하는 정체성에 대한 의미가 담겨져 있다. 한오는 환상의 경험 속에서 '한국인'과 '베트남인'중 어떤 것으로 태어나고 싶은지에 관한 물음에 대해 '물고기'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이는 한오에게 있어 가장 필요한 것이 '인종'이나 '출신'이 아닌 '자유'임을 방증한다.

연출을 맡은 이지형 감독은 "차별 문제와 더불어, 함께 살아가기에 대한 문제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만든 영화"라고 기획의도를 밝히고 있다.

실제 영화에서 이 감독의 이런 성향은 두드러지게 담겼다. 

한오가 물고기로 변하는 자칫 비현실적인 연출은 결국 우리 사회에 녹아들지 못하는 경험을 뜻한다. 다문화가정의 소년 한오가 베트남인이라고 차별받는 고단한 현실속에서 순응하는 듯한 담담한 눈빛과 행동은 관객에게 깊은 성찰을 남긴다.

다문화가정 한오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영화 '열대소년'은 제15회 상록수 디지로그영화제, SEEBOX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지형 감독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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