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윤석열 후보 정치력 시험대...‘김병준 상임’ 카드 무리수? 김종인 위원장의 ‘습관적 몽니’?...‘김병준 상임’ 보직 변경, 극적 타결 가능성...권성동 사무총장, ‘총괄’ 수락 요청
[정웅교의 정치분석] 윤석열 후보 정치력 시험대...‘김병준 상임’ 카드 무리수? 김종인 위원장의 ‘습관적 몽니’?...‘김병준 상임’ 보직 변경, 극적 타결 가능성...권성동 사무총장, ‘총괄’ 수락 요청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1.11.24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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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지난 22일 선거대책위원회 고위직 선임안을 최고위원회에서 일괄 부의·의결하려고 했으나 전날인 21일 저녁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를 통해 ‘총괄선대위원장 선임안’을 보류시켜달라고 요청함으로써 김병준·이준석 상임선대위원장,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선임만 의결하였다.

이후 윤석열 후보 측과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 간 신경전과 갈등이 이어졌다. 

1. 김종인 전 위원장,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거부와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반대 이유 

이준석 대표는 24일 오전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 BBC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 등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 수락을 보류한 결정적인 이유에 대해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을 상임선대위원장으로 선임한 것에 불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김병준 위원장을 선대위 산하가 아니라 김한길 새시대준비원장처럼 후보 직속 특별기구에 보임(특임)하면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반대하는 이유는 두 가지로 보인다. 하나는 지난 4.7재보선 이후 비대위원장에서 물러난 후 국민의힘을 비판했을 때 자신을 향해 인신 공격성 비난을 한 김병준 위원장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이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하부 기관이지만 ‘김종인 총괄’이 선대위 지휘권을 행사하는데 ‘김병준 상임’이 걸림돌이 될 수 있고 ‘김병준 상임’으로부터 견제를 받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반면 ‘김종인 총괄’은 ‘이준석 상임’과는 호흡이 잘 맞고 이준석 대표가 평소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의 능력과 리더십을 높이 평가하고 그를 존경하고 있다. 

지난 20일 윤석열 후보가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과 함께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을 찾아갔을 때 김병준 전 위원장이 김종인 전 위원장에게 충분히 사과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3자가 20일 만났을 때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안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22일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안 의결 보류 이후에 말했고, 윤석열 후보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반대하지 않아서 동의한 것으로 이해했다고 말함으로써 양자 간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않음을 보여줬다. 

20일 3자 회동 직후 이양수 수석대변인이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김종인 총괄’ 김병준·이준석 상임‘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장‘ 안에 합의를 본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2. 윤석열 후보, 김종인 전 위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추진 이유...김병준 위원장에 대한 정치권 평가

윤석열 후보가 김종인 전 위원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강력하게 추진한 이유는 몇 가로 볼 수 있다. 

윤석열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정책실장과 교육 부총리 등 노무현 대통령 집권 내내 여러 중책을 맡아 친노세력이라는 정치적 상징성, 경륜과 정책 능력 그리고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경험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으며,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기간에 수시로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으로부터 정책 등에 대해 자문을 받으며 호흡을 잘 맞추어왔고, ▲’김종인 총괄‘과 ’이준석 상임‘ 체제에 대한 적절한 견제와 균형의 필요성이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할 수 있다. 

김병준 위원장이 노무현 대통령 시절 대통령자문 정부혁신지방분권위원회 위원장, 대통령 정책실장, 교육부장관, 대통령자문 정책기획위원회 위원장 등을 2003∼2008년(노무현 대통령 임기)에 역임했다. 

일각에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정책 능력과 정치적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김병준 위원장이 ▲13∼18년 전의 경험으로는 현실 감각과 현실성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대국민 이미지가 개혁주의자보다는 진부한 보수주의자(자유주의자)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에 중도·2030세대·여성 층에 소구력이 부족할 수 있다는 점, ▲주전공이 지방자치·분권 분야이어서 경제, 복지, 외교안보 등 국정 전반의 정책 분야에는 취약하다는 점,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2018.7∼2019.2)을 7개월이라는 비교적 장기간 역임하면서 당 개혁과 정책 면에서 특별한 성과를 내지 못해 능력의 한계를 보였다는 점, ▲2019년 2월 자유한국당 새 지도부 선출 전당대회 준비와 관련하여 정무적 판단 미스로 황교안 전 총리가 당 대표로 선출되는 계기를 만들어 줌으로써 결국 미래통합당(국민의힘 전신)이 21대 총선에서 참패하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점 등이 김 위원장의 정책 능력과 정치적 효용성에 대한 회의론의 근거이다.

3. 김종인 전 위원장,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가능성?...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선대위 산하 아닌 특임 기구로 이동 가능성?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 간 선대위 구성, 특히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을 놓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을 선임하지 않은 상태에서 선대위를 개문발차하자는 일부 의견도 있다. 

이렇게 되면 윤석열 후보의 정치력과 리더십이 상처를 받을 수 있다.

반면 ’김종인 총괄‘ 없는 개문발차보다는 ’김병준 상임‘을 다른 직책으로 돌려 ’김종인 총괄‘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현재로서는 상당하다. ’김종인 총괄‘ 카드가 ’김병준 상임‘ 카드보다는 정치적 파괴력과 효용성이 더 크다는 논리이다.

윤석열 후보 입장에서는 김종인 전 위원장이 이번 주 중으로(가급적 목요일 안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한다면 최상이지만, 김종인 전 위원장이 끝끝내 ’총괄‘을 수락하지 않아서 김병준 위원장이 스스로 상임선대위원장직을 사퇴한다면 현재의 난국을 푸는데 차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윤석열 후보 측에서는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의 사퇴를 전혀 고려하지 않지만 김 위원장이 결자해지, 살신성인하는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사퇴하고 이준석 대표의 말처럼 후보 직속 위원장을 맡을 가능성도 열려 있다.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24일 오전 김종인 전 위원장 종로 사무실을 방문해 김 전 위원장에게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삼고초려를 하였고, 김종인 전 위원장이 아직 별다른 반응을 나타내고 있으나, 김 전 위원장은 어제 ’2∼3일 후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이번 주 중으로, 빠르면 국민의힘 최고위원회 회의가 열리는 목요일(25일)까지 ’김종인 총괄‘ 수락 여부가 결론이 날 것으로 보인다. 

그 결과에 따라 윤석열 후보의 정치력과 리더십이 평가를 받게 되고, 지지율과도 연계될 것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선대위 개편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주말에는 매타버스를 타고 영남과 충청지역을 누비고 있고, 평일에는 중도층과 2030층에 소구하는 정책 발표와 이벤트를 활발하게 펼치고 있다. 

여기에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1월 5일 선출된 후 20일 가까이 지나 컨벤션 효과가 감소하면서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보다 지지율이 이번 주 발표된 대부분의 여론조사에서 오차범위 밖인 약 7∼12%포인트 격차로 앞서지만(NBS 조사에서는 1%포인트 차) 양자 간 격차가 전주보다 줄어드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윤석열 후보 측은 긴장하고 있다.

4. 권성동 사무총장, 24일 오전 김종인 전 위원장 면담 "윤 후보의 김종인 총괄선대위원장 역할 요청 전달", 김종인 "의중 모르겠다“

국민의힘 총괄선거대책위원장 수락 여부를 두고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견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윤석열 대선후보 측의 권성동 국민의힘 사무총장이 김 전 위원장과 24일 회동을 했지만 아직 별다른 성과 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권성동 사무총장은 이날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구 내수동 소재 김 전 위원장 사무실에서 20여분 간 김 전 위원장과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오셔서 역할을 해달라는 윤 후보의 말을 전했고 (김 전 위원장은) 그 부분에 대해 좀 더 생각을 해보겠다고 답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권 사무총장은 김 전 위원장과의 갈등 요인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인선 문제에 대해서는 변화 가능성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최고위에서 (김병준 인선은) 통과가 됐기 때문에 번복할 방법은 없다. 그런 상태에서 총괄위원장으로 와주십사하는 부탁을 드렸다"고 말했다.

권 사무총장은 '추후 윤 후보가 김 전 위원장을 방문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이 총괄선대위원장을 수락하지 않은 이유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선임에 대한 변동 없이 ’총괄‘ 수락을 요청했다는 것은 최선을 다해 삼고초려했다는 모양새를 갖추기 위한 시도라는 분석도 있다.

김종인 전 위원장은 권성동 사무총장과 만난 후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김 전 위원장은 이날 오전 11시 30분경 사무실을 떠나면서 기자들의 '합류에 대한 고민을 하느냐'는 질문에 "저는 고민을 안 한다는데 왜 계속 물어보느냐"고 말했다.

또 '권 사무총장이 전달한 윤 후보의 진두지휘 요청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질문에 ”난 그 의중이 뭔지 잘 모른다"고 말하며 웃었다.

윤석열 후보와 김종인 전 위원장 간 갈등의 핵심인 ’김병준 상임선대위원장‘ 문제에 대한 변동 없이 총괄선대위원장 수락 요청만 한 상황에서 김 전 위원장이 수락할지는 불확실한 상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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