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민들레 홀씨 같은 여인의 비애
[덕암 칼럼] 민들레 홀씨 같은 여인의 비애
  •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1.11.29 08:33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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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민들레 홀씨가 날아가는 모습은 솜털보다 가벼워 바람을 타고 자연스레 총포를 떠난다.

누구에게는 황금보다 귀하고 애지중지 하는 목숨이지만 누구에게는 애환의 이승을 떠나 편한 저승으로 가는 길이기도 하다.

이 세상에서 희생되어도 되는 생명은 없는 법이고 귀천 또한 없는 것일진대 이제 26살 꽃다운 나이로 지긋한 이생을 마감한 어떤 여인의 삶은 뉴스의 짧은 단면을 장식한 채 그렇게 세간의 기억속에서 잊혀지게 됐다.

이미 어느 정도 알려진 경기도 광명시의 동창생 가혹행위 사건이 지난 26일 수원지법 안산지원 형사1부 성매매강요, 성매매약취, 중감금 및 치사,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망자의 동창생 A 모씨와 동거남 B씨에게 각각 징역 25년과 8년을 선고했다.

이 사건은 A씨가 지난 2019년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13개월 동안 친구인 C씨를 광명시 자신의 집 근처에 거주하게 하면서 2,145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시킨 사건이다.

몸을 판 대가로 받은 돈 3억 원까지 가로챘다. 당사자인 C씨의 자의가 아니라 A씨와 B씨가 강요한 것이고 매출(?)이 적으면 폭력으로 독촉하는 등 잔인하기 그지없는 과정도 드러났다.

장소 또한 집이나 근처 모텔로 옮겨가며 하루 평균 6차례 이상씩 쉬는 날도 없이 매일 성매매를 강요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목에서 강제로 성매매를 당해야 하는 C씨의 심경이나 C씨의 눈에 비친 세상은 어땠을까. 역지사지라 했다.

입장을 바꿔 독자라면 어떤 생각이 들까. 말이 동창이지 악마나 다름없는 친구, A와 B씨가 저지른 범죄에 주인공이 둘 뿐일까. 성매매란 파는 자와 사는 자가 공존해야 성립되는 것이다.

매도자도 있겠지만 드러난 매수자만도 2,145건이다. 동일인이 중복되게 성을 샀더라도 공범인 셈이다.

100% 전화연락이 되어야 매수가 가능한 점을 고려한다면 경찰은 충분히 매수자에 대한 검거가 가능했음에도 강요한 2명과 공범으로 법정 구속된 1명만 범죄자로 확정됐다.

매수남의 신원에 누가 포함되었으며 대충 어영부영 넘어간다면 이 또한 묵시적 침묵은 인정이라는 공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음, 집이나 근처 모텔에서 13개월 동안 밝혀진 것만 2,145건의 성매매가 1명의 여성을 상대로 벌어지는 동안 관할 지역에 대한 순찰차나 이웃 등 망자를 구원해줄 손길은 없었을까.

경찰조사 결과대로 성매매 대금이 적으면 냉수 목욕이나 구타, 수면 방해 등 가혹행위도 서슴지 않았다는 점과 3,868건의 성착취물을 촬영한 것은 이미 인간이기를 포기한 짐승에 가까운 것이다.

살기 위해 달아난 고향집까지 찾아가 다시 성매매를 시키는 것은 살아있는 한 벗어나기 어려운 지옥이나 다름없는 현실이었을 것이다.

13개월의 악몽같은 시간이 끝나고 지난 1월 19일 몸이 쇠약해진 여인이 온갖 고문을 당하다 저체온증으로 사망하면서 악몽이 끝난 셈이다.

국민을 지키는 경찰, 여성들의 인권신장을 위한 막대한 예산과 온갖 요란을 떠는 복지시스템, 문재인 정부가 침 튀기며 강조한 페미니즘의 현주소가 이런 것인가.

판결문 중에 피해자가 사망 전날까지 제대로 쉬지도 못하면서 성매매를 강요당했는데, 부검에서는 몸 안에 음식이 발견되지 않을 정도로 음식도 먹지 못했다는 대목은 그동안 C씨에게 현실은 지옥이나 다름없는 곳이라는 걸 반증하는 셈이다.

진정한 복지국가와 함께사는 사회, 공정과 정의는 말로 되는 게 아니라 이번 사건처럼 범죄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사건이 발생해도 발만 동동 구르며 ‘오또케’를 연발하는 무능한 경찰보다 국민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는 치안이 필요한 것이다.

언론에 부각되지 않았다고 토막뉴스로 넘어갈 일인가. 과연 이와 유사한 범죄가 지금까지 없었으며 앞으로도 없을까. 수컷의 종족번식 본능이 공권력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무조건 틀어막을 게 아니라 정상적인 이성교제가 가능한 사회적 분위기도 필요하고 젊고 건강한 성인이라면 각자의 취향과 호감에 따라 성관계가 원만한 것이 정상이다.

미투를 가장한 꽃뱀들이 설쳐대고 회식자리 앉을 틈도 주지 않는 여직원 배척분위기가 확산된다면 정상적인 이성교제는 어떻게 이뤄질 것이며 생리적으로 막힌 성의 욕구는 어떻게 채울 것인가.

성의 쾌락은 신이 주신 선물이라고 한다. 남성만의 전유물도 아니며 돈으로 팔고사고 해야 할 상품은 더더욱 아니다.

데이트폭력으로 여성이 희생되는 무식한 연애도 금지해야겠지만 할 수만 있다면 이성교제의 경험과 상대를 존중해 주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 본능과 이성의 장점을 적절히 누리고 남성들도 어느 정도 기를 펴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오죽하면 ‘신남성연대’라는 단체가 생겨나고 수 십 만 명의 팬들이 공감대를 형성할까. 마무리 하자면 이번 사건에서 해당지역의 관할 경찰서장은 즉시 치안공백에 대한 책임을 물어 직위해제 해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잘하는 것 중 국민들이 열 받으면 보란듯이 앞장서서 모가지 날리는 것 아니던가. ‘여러분 저 잘했지요’하며 인기에 연연하는 모습 아니던가.

공군 여중사 때 공군 참모총장 날리고 공관병 인권 운운하며 육군 대장 날릴 때나 최근 층간소음으로 인천 논현경찰서장 날릴 때도 마찬가지다.

문제만 발생하면 급하게 윗대가리 옷 벗길 생각보다 현실적으로 필요한 대안을 찾는 게 우선이다.

당장 2019년 12월부터 2021년 1월까지 C여인이 지옥처럼 갇혀 성매매 당했던 시간, 해당지역의 순찰차가 제대로 돌았는지, 지구대장과 경찰서장 근무일지 찾아서 동선부터 확인해야 한다.

규정대로 순찰을 돌지 않고 주차해둔 순찰차에서 잠들었다면 해당 직원은 직무유기이며 경찰청장까지 지휘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리고 매수남들은 신분의 귀천없이 모두 공개해서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숭숭 구멍 난 그물로 빽있는 놈들 다 빼주는 그물질 말고 제대로 조사해야 한다.

N번방 사건에 오두방정을 떨던 검거 열풍은 왜 슬그머니 사그라졌으며 거물급 인사가 걸렸다는 뉴스는 언제쯤 발표될까. 

김균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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