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선작 및 심사평] 제5회 2022 한국현대문화포럼 신춘문예 웹툰평론[국내 최초] 이종화, 실존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공포 단막극 배진수 작가
[당선작 및 심사평] 제5회 2022 한국현대문화포럼 신춘문예 웹툰평론[국내 최초] 이종화, 실존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공포 단막극 배진수 작가
  • 김장운 기자 tldhsrlawkdd@kmaeil.com
  • 승인 2021.12.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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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베스트』-새로 유입된 프로 웹툰 작가들과 양산형 웹툰의 문제점 속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심사위원 문화평론가 김요섭<br>​​​​​​​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심사위원 문화평론가 김요섭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심사평]

영상애니메이션인 웹툰계에서 배진수 작품은 작가주의와 독자편의 경계를 아슬아슬하게 오고 간다. 인터넷 만화인 웹툰 특성상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문학적 DNA를 외면하지 않는 것이다. 에이스라고 불리워 지는 이유다.

이런 점에서 문학적 탐구대상인 그의 작품세계를 전 방위적 시각으로 정조준 해 보는 것은 ‘언제’ 라는 시간과 소개될 장소적 문제였지 장르적 제한성이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종화가 K-웹툰 선방 속에 국내 문학계에서 최초로 도입한 웹툰평론에서 배진수의 대중성 짙은 웹툰 작을 예술성이 농축된 문학장르로 분류하면서 강력하게 흔들어 댄 외침은 그래서 문학계에 던지는 의미가 가볍지가 않다.  

선제적으로 작가적 관점에서 통찰하면서 웹툰이 깃털처럼 가벼운 장르가 아닌 인간 사고와 인식 그리고 사상성을 가파르게 형성케 하는 철학적 담론성을 명민하게 끄집어냈다는 점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이종화는 배진수의 단편작품 150컷 속에 담긴 탄탄한 메시지를 다리부터 머리까지 별다른 감흥 없이 부검하듯 이리 저리 파헤치면서 작품 지향성의 궁극적 실체가 무엇인 지 용의주도하게 도달케 했다.

물론 웹툰이 주는 고유성, 즉 독자적 쾌감도 스쳐 지나가지 않고  덩달아 인수분해하면서 웹툰 작품이 지녀야할 주변 아닌 중심요소로도 부각 시켰다.

이종화는 국내 웹툰 시장의 코스모폴리탄적 지향성을 분명히 했다. 예술성과 단순 상업 아닌 산업적 결합으로 한 콘텐츠(재미와 스토리) 확장성을 포지티브하게 봤다. 무척 공감 한다.

프로파일 웹툰 규모가 상상을 넘는다. 향후 수년 내 1천 조 원 규모로의 성장가능성도 예측 된다. 가히 웹툰 전성시대다. 30대 초반 이종화가 이런 웹툰 판도라 상자 첫 단추를 담대하게 열어제쳐 칭찬 할만하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산업 혁명적 대량 생산으로 양적성장이 가능했지만 필연적으로 질적 성숙을 요구 한다. 웹툰 시장도 예외가 아니다. 이종화가 웹툰계에 던진 메시지, 세계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탄탄한 스토리와 재미로의 웹툰 콘텐츠가 이번 수상을 계기로 세계인 누구나 주저 없이 공감 되는 인식론으로 자리 잡길 기대해 본다. 

다시 한 번 수상을 축하 한다.

『줄거리 및 작품의도』

[줄거리]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 베스트>의 금한다 할 때 사용되는 '禁'으로 일반적인 인간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실존에 관련된 '죽음'과 '삶'에 관한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보이지 않는 공포는 두 눈으로 확인했을 때 더이상 공포를 유발할 수 없다고 한다. 그의 작품은 실존에 관한 공포를 만화적 허용과 상상 기법을 활용해 그 가능성을 자유롭게 그려나간다.

하지만 상상은 어디까지나 상상일 뿐. 설령 그것이 실제 세계를 반영한다 하여도 현실 세계에서는 이를 구분해낼  방법은 없기에 희미한 형상은 마치 보이지 않는 귀신처럼 더 큰 공포로 다가오게 된다. 

 그가 그리는 작품은 완성도 높지 않은 그림체로 더욱 온전해진다. 때로는 그림보다는 글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게 만들고, 때로는 기괴한 그림에 집중하게끔 유도한다.

짧지만 강렬한 단편의 대가인 배진수. 그의 작품이 전달하는 것은 그림, 콘텐츠를 넘어 웹툰의 예술성을 그려내기에 충분하다.

 한편, 웹툰 시장의 성장과 함께 새로 유입된 신인 작가들의 증가는 양적 생산에 비해 질적하락을 마드는 영향을 끼치기도 하였다.

또한 전세계적으로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한국의 웹툰 플랫폼 기업의 비대해진 몸집에 비해 부족한 K웹툰만의 색을 지적한다.

무한 경쟁이 펼쳐지는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기 위해서는 단순히 소비되고 사라지는 콘텐츠를 넘어선 작품이 필요하다. 그리고 나아가서는 다양한 방식의 융합과 메타버스로의 확장이 필요다.

[작품의도]

 일반적인 웹툰과는 다른 색을 지닌,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 베스트』를 소개하며 웹툰을 즐기는 다양한 시각을 전달하고자 했다.

아울러, 단순하고 자극적이며 소비성 높은 콘텐츠의 선두주자인 웹툰이 대중성을 겸비하여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K콘텐츠 만의 색을 가져야함을 지적했다.

"실존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공포 단막극 배진수 작가, 『금요일 베스트』-새로 유입된 프로 웹툰 작가들과 양산형 웹툰의 문제점 속에서 글로벌 시장에서 K웹툰이 나아가야 할 길은 무엇인가?"

 웹툰은 독자의 능동적인 활동을 가미한 콘텐츠 작품이다. 기본적으로 활자로 구성된 매체는 눈으로 읽고, 머리로 그려야 그 내용을 이해할 수 있는 콘텐츠다.

반면 영상매체는 주어진 이미지와 스토리를 시청자가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과정에서 큰 노력 없이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콘텐츠다. 웹툰은 시각적인 요소와 활자가 함께 있음으로써 눈으로 관찰하고 머리로 이해를 수반해야 하는 콘텐츠로, 누구나 쉽게 접근 가능한 특성을 보인다.

 지금까지 만화시장에서 새로운 콘텐츠이자 장르로 떠오른 웹툰 대부분은 대중들이 바라는 소비적인 모습을 보여 왔다. 매주 새로이 업로드되며, 댓글이라는 소통 창의 기능을 이용해 작가는 독자의 반응을 시시각각 살피며 때로는 소극적으로, 때로는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스토리의 방향성을 결정했다.

 하지만 편당, 150컷에 남짓한 단편 웹툰의 경우 작가의 의도와 메시지가 더욱 명확하게 표현된다. 짧은 만큼 하나의 관통된 메시지가 분명히 존재하는 것.

특히, 2012년 N사 포털 사이트에 게재된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 베스트』는 웹툰 장르의 무궁무진한 발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마치 애드거엘런포의 단편소설을 보는 듯한 오싹한 공포를 자아내는 작품으로, 음습한 그림체를 더한 각각의 단편들은 독자에게 새로운 시선을 전달한다. 

▶ 실존적 공포에서 비롯된 두려움 

 작가 배진수의 작품은, 단순히 자극적이고 대중의 흥미를 끄는 작품에서 한 발짝 벗어나 있다. 특히 그의 처녀작인 『금요일 베스트』에서 사용된 금은 ‘禁’(금할 금)으로 일반적인 인간 사회에서 금기시하는 실존에 관련된 죽음과 삶에 관한 이야기가 주를 이루며, 만화적인 허용 가능성을 통해 독자가 실존에 관한 관념적인 질문을 스스로 끌어내도록 유도한다. 

 『금요일 베스트』의 장르적 분류는 공포이나 여타 다른 공포물과는 사뭇 다르다. 예상치 못한 부분에서 애니메이션적인 효과를 가미하며 독자를 깜짝 놀라게 만드는 공포물과는 분명한 차이를 보인다.

매 작품마다 예상치 못한 반전적인 요소를 내포하여 독자의 감탄과 공감을 끌어내는 재미를 제공하는 동시에, 현실적인 공포를 전달한다. 

 단편 중 <역행>은 죽기 직전 새로운 삶의 기회를 부여받은 인간임에도 결국은 동일한 결과를 맞이하며, 마치 니체의 ‘영원회기’ 사상과 같은 반복하는 삶의 구조를 보인다.

본 단편에서 신도 악신도 아닌 어떤 절대자가 던지는 “선택은 사소할지 몰라도 결과는 사소하지 않으니까”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무한히 반복하는 뫼비우스 띠를 만들어내며, 삶에서 자유의지를 갖고 선택하는 의미 자체가 사라지는 생의 구조적 공포를 전달한다.

 인간을 바라보는 작가의 회의적인 시각은 자유를 잃은 인간의 모습을 잘 그려내고 있다. <알파>를 보면, 인간 또한 식용으로 키워지는 닭과 다름없는 존재임을 만화적 상상으로 허용하며 우리 삶의 목적에 관한 의문을 던진다.

독자는 이로써 신선한 충격과 재미를 느끼는 것을 넘어, 죽을 때까지 삶의 본질적인 질문에 답해 나가지만 완전한 답은 찾을 수 없는 인간의 모습에서 회의와 두려움을 느끼게 된다.

만약, <알파>에서처럼 인간이 어떤 외계인에 의해 사육되었다고 하더라도, 현세를 살아가는 인류는 이를 영원히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독자의 공포심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리처드 도킨스가 말하는 『이기적 유전자』처럼, 다음 세대로 나의 유전자를 전달하기 위한 맹목적인 번식 욕구가 어디서 비롯되었는지는 알 수 없기 때문에, 만화적 상상이 현실 가능성이 되는 순간 가장 두려운 공포물로 변모한다.

▶ 완성도 높지 않은 그림

 배진수 작가의 그림체는 음습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예쁘고 잘생긴 만화 캐릭터에서 탈피하다 못해 기괴하며 괴상하기도 한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또 하나의 컷을 잘라 여러 컷에 사용하는 데서 발생하는 유사 이미지는 역동적인 느낌은 찾아볼 수 없을뿐더러 정적이다. 마치 기억을 더듬는 사람이, 한 장면 한 장면을 어렵게 구현해 내는 듯한 방식으로 구성하며 독자가 그림보다 스토리 전개에 자연히 몰입하게 만든다. 

 또 흑백에 가까운 채도가 낮은 색상으로 그려나간 각각의 컷들은 음침한 웹툰의 분위기를 이끄는 데 일조한다.

그림의 완성도가 높지 않고 화려함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그의 그림은, 뛰어난 그림체로 상세한 장면을 독자에게 전달하는 여타 다른 웹툰과는 다르게 독자가 활자를 읽고 집중하는데 방해하는 요소를 제거한 상태다. 웹툰이지만 활자로서의 매력에 집중한 작품으로, 인간이 갖진 상상력 자극을 극대화시킨다. 

-1) 『금요일』, 소담출판사 1권, 지은이 배진수, (네이버 웹툰). 단편으로 이뤄진 구성으로 제목이 <역행>이다. 앞으로 『금요일』 작품 중, 단편 제목은 편의상 < > 으로 표시하겠다.

2) 영겁회귀(永劫回歸)라고도 한다. 니체의 공상적인 관념. 그에 의하면, 생(生)은 원의 형상을 띠면서 영원히 반복되는 것이고, 피안의 생활에 이르는 것도, 환생(還生)하여 다음 세상에서 새로운 생활로 들어가는 것도 모두 부정하고, 항상 동일한 것이 되풀이된다는 사상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영원회귀 [永遠回歸, Ewige Wieder-Kunft] (철학사전, 2009., 임석진, 윤용택, 황태연, 이성백, 이정우, 양운덕, 강영계, 우기동, 임재진, 김용정, 박철주, 김호균, 김영태, 강대석, 장병길, 김택현, 최동희, 김승균, 이을호, 김종규, 조일민, 윤두병)

3)『금요일』, 소담출판사 1권, 지은이 배진수, p43, <역행>, 죽기직전 새로운 기회를 부여해주는 어떤 신, 또는 악신이 하는 말.

4)『금요일』, 소담출판사 1권, 지은이 배진수, <알파>, p146 외계인의 에너지원으로 사육되며 변화하는 인간의 진화과정을 담은 작품.

5) 『이기적 유전자』 진화생물학자이자인 리처드 도킨스의 작품. ‘적자생존과 자연선택’의 개념을 사용하여 유전자 단위로 진화를 설명하는 작품.

하지만 그렇다고 『금요일 베스트』의 모든 단편이 활자에 치중하였다는 것은 아니다. <리버스>, <침묵>은 글을 제외한 그림으로만 구성하였으며, 독자가 궁금증을 가진 채 스크롤을 내리면서 눈으로 훑고 지나가게 만든다.

어떤 대사나 상황설명이 없기에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독자들은 스스로 찾기 위해 노력하며 그 과정에서 숨은 그림을 찾아내는 희열을 맛보게 유도한다. 무심코 지나간 컷들로 인해, 되돌아가 재차 작품을 감상하게 되고 작품이 전달하는 의미와 메타포를 스스로 곱씹게 한다.

 한 예로 <샴엔터테이먼트>에는 애꾸눈을 한 궁예가 작게 그려져 있는데, 실질적인 내용과는 관계없는 데서 발생하는 엉뚱한 재미를 독자가 느끼게 한다. 사실 이를 찾아내건, 찾지 않건 독자가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긴장감 있게 진행되는 스토리에서 예상치 못한 웃음은 장면적 환기를 일으키며 독자가 몰입의 순간에서 빠져나와 객관적으로 작품을 느끼도록 돕는다.

 본 작품의 기괴한 그림체는 개개인의 자유로운 해석과 발견을 거쳐, 만화 콘텐츠의 영역을 더욱 확장한다. 다각도의 포스터 모더니즘적 사고를 바탕으로, 단순한 매게 전달을 넘어선 예술성 있는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된다. 

[금요일], 소담출판사 2권, 지은이 배진수, [샴엔터테이먼트] p31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금요일], 소담출판사 2권, 지은이 배진수, [샴엔터테이먼트] p31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금요일』, 소담출판사 1권, 지은이 배진수, [알파], p146[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금요일』, 소담출판사 1권, 지은이 배진수, [알파], p146[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금요일』, 소담출판사 1권, 지은이 배진수, [리버스] p36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금요일』, 소담출판사 1권, 지은이 배진수, [리버스] p36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 짧지만 강렬한 매력

 매주 새로 업로드되는 웹툰의 특성상, 각 회차마다 전개되는 내용은 인기에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독자는 지난 회차의 기억을 더듬으며 읽게 되는데 여기에 큰 무리가 없어야 일주일마다 읽는 스토리를 편히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점은 웹툰마다 회당 그리는 컷은 상이하다는데 있다. 회당 컷의 양과 스토리의 전개속도, 독자가 느끼는 재미는 각기 다르다. 동일한 분량의 그림임에도 스토리의 전개 속도가 떨어져 내용이 빈약하여 금방 읽히고 마는 작품이 있는가 하면, 급속한 전개속도에 한 컷, 한 컷에 온전히 집중해 읽어야 하는 작품도 있다.  

 배진수 작가는 짧게 끊어가는 스토리를 그리는 대가로, 독자가 체험하는 전개속도는 매우 빠르지만 읽는 속도는 오히려 늦춰진다. 자신이 놓친 것은 없는지 재차 확인하며 읽게 되기 때문. 나아가 단편 하나하나가 끝이 날 때마다 독자가 느끼는 새롭고 신선한 재미는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특히 반전적인 요소가 가미되어 있는 작품은, 단편이 완결되기 전에 다음 회차에 공개되기까지, 독자 스스로 그 내용을 상상하게 유도하며 반전적 재미를 더욱 극대화한다. 『금요일 베스트』의 반전적인 요소는 누구나 쉽게 예상 가능한 반전과 그렇지 않은 것들이 섞여 있다. 쉽게 예상되는 작품은 기발하지는 않지만, 누구나 생각해볼 만한 현실적인 문제들이 녹아있어 씁쓸하고 찝찝한 여운을 남긴다. 반면 예상치 못한 반전이 가미된 작품은 짧게는 3년, 길게는 10년 이상 연재하는 웹툰과는 다른 단편만이 갖는 강력함을 선사한다.

 
▶ 무너진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

 배진수 작가의 『금요일 베스트』는 웹툰 시장에 그림보다 더 중요한 콘텐츠적인 요소와 작품이 가진 메시지의 중요성이 가장 잘 표현된 작품으로 스토리가 좋다면 누구나 웹툰 시장에 뛰어들 수 있다는 것을 방증하였다. 2004년 N사에서 도입한 만화 서비스를 시작으로 웹툰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누구나 각종 웹툰 플랫폼에 자신의 작품을 실시간으로 게재할 수 있게 됐으며, 만화가가 될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과거 단행본 만화가 성행했던 시기와 비교하면 그 진입장벽이 낮춰졌다.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무너진 곳에서는 특정 자격증, 출신, 지위 등은 필요치 않으며 순수 실력으로 평가받는다. 기존에 아무리 뛰어난 작품을 창작해 냈다고 하더라도 과거의 영광을 웹툰 시장에서 무조건적인 성공보증 수표로 이어지지 않는다. 『키드갱』, 『용비불패』, 『럭키짱』 등의 종이만화로 알려진 기성 작가들은 웹툰 시장에 뛰어들었지만, 그중 과거 스토리 진행방식을 고집한 『키드갱 시즌2』는 기대보다 인기를 끌지 못했고, 『돌아온 럭키짱』 역시 작품에 대해 쏟아지는 비하 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을 주는 밈을 만들어내는 것에 그쳤다. 작품을 즐기기보다는 구시대적인 콘텐츠 자체를 비하하며 소비하는 형태를 보였다. 

『키드갱』, 신영우 작가, 삼양출판사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키드갱』, 신영우 작가, 삼양출판사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키드갱 시즌2』, 신영우 작가, 삼양출판사 / 네이버 웹툰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키드갱 시즌2』, 신영우 작가, 삼양출판사 / 네이버 웹툰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럭키짱』, 김성모 작가, KOCN출판사[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럭키짱』, 김성모 작가, KOCN출판사[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돌아온 럭키짱』 김성모 작가 소울트리 출판사 /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돌아온 럭키짱』 김성모 작가 소울트리 출판사 /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물론 『용비불패』와 세계관을 이어가는 『고수』의 경우, 처음 웹툰 시장에 들어오면서부터 수준 높은 그림체와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관심을 모았다. 『용비불패』(종이만화)와 동일한 세계관을 갖고 있었던 『고수』(웹툰)는 종이만화 독자들로 하여금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종이만화와 웹툰의 독자를 모두 아우르는 확장적인 횡보를 보였다. 

『용비불패』, 문정후 작가, 학산문화사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용비불패』, 문정후 작가, 학산문화사 [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고수』, 그림 문정후, 글 류기운, 용비화실 출판사 /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고수』, 그림 문정후, 글 류기운, 용비화실 출판사 /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프로와 아마추어의 경계가 무너진 만큼 웹툰 시장에 유입 가능한 신입 작가의 수는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종이만화와는 다른 신선한 재미를 주는 웹툰들이 선보인다. 그 예로 첫 작품을 끝으로 더는 작품을 연재하지 않은 작가 도국은 그의 작품인 『스펙트럼 분석기』로 웹툰 시장에 센세이션한 분위를 일으키며 독자를 압도하였다.

흘겨 그리는 듯한 그림체부터 대사, 반전, 분량, 모든 게 기존의 만화에서 벗어나 있는 새로운 스타일을 선보였다. 또한 시니, 혀노 작가의 『죽음에 관하여』는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웹툰이라는 특성을 활용해 쉽게 독자에게 다가갔다. 여기에 죽음과 관련된 인간적 애환을 작품에 녹여내며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켰고, 자극적이고 단순 소비적인 형태를 띠었던 기존 웹툰과 비교해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스펙트럼 분석기』, 저자 도국, 네이버 웹툰. 1화[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스펙트럼 분석기』, 저자 도국, 네이버 웹툰. 1화[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죽음에 관하여』 저자, 시니&혀노, 네이버 웹툰, 예고편[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죽음에 관하여』 저자, 시니&혀노, 네이버 웹툰, 예고편[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 웹툰 작가 1인당 평균 1.4편 연재

 2020 웹툰 작가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5년 이내 작품활동을 한 웹툰 작가 63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데뷔 연도는 2015~2017년 사이(40.9%)가 가장 많았으며,  2000~2014년(36.2%), 2017~2019년(19.4%), 2000년 이전(3.5%)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아마추어에서 프로 작가로 대비한 작가들의 수가 최근 들어 더욱 증가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데뷔연도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웹툰 작가 실태조사] p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데뷔연도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웹툰 작가 실태조사] p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하지만 현재 각 포털사이트에서 제공하고 있는 웹툰 가운데, 지속해서 후속 작품을 연재하는 작가의 수가 많지 않다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현재 한국에서만 창작된 웹툰은 1만4천 편을 넘겼고, 약 1만 명에 육박한 작가가 활동 중이다. 프로로 넘어온 새로운 작가 수보다 창작 웹툰 수는 1인당 1.4편으로 그 수가 현저히 떨어진다.

최근 새로 유입된 신입 작가가 늘었고, 하나의 작품을 다년간 연재하는 웹툰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창작된 웹툰의 수는 현저히 떨어진다. 이러한 형태가 보이는 것은 한두 작품의 끝으로 웹툰 작가로서 수명을 다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다.

 진입장벽이 낮춰진 만큼, 탄탄한 스토리에 기반하여 출간했던 종이 만화와는 달리, 누구나 참여 가능한 게임으로 변화한 웹툰 시장은 콘텐츠 전반의 질적 하락을 만들고 있다. 웹툰 작가 실태조사로 확인된, 최근 연재 중인 작가의 연령대는 29세 이하(35.1%)였으며, 30대가(48%)인 것을 가만하면 프로 작가의 평균 연령대가 높지 않은 것을 알 수 있다. 

연령대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웹툰 작가 실태조사] p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연령대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 웹툰 작가 실태조사] p9[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또한, 다년간 연재 중인 작품들을 보면 처음 그렸던 그림체와 연재되는 시점의 그림체가 확연하게 다름을 발견할 수 있다. 여기에 컷을 이어나가는 구조와 스토리를 표현해내는 방식 자체도 달라지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보인다. 오랫동안 연재하며, 서브 작가들의 유입과 교체에 따라 그 차이가 너무 커서 같은 작품이 맞는지 의심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다행히도 매주 업로드되는 웹툰의 특성상 이를 단번에 알아차릴 수 없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큰 위화감을 주지는 않는다. 단, 작품의 스토리나 그림체 모두 프로로서의 면모를 띠며 높은 퀄리티를 보일 때에 국한해서다.

 만약 다년간 연재되는 작품이 초기 설정에서 벗어나 단순히 연재 지속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 스토리의 붕괴와 함께 완성도는 떨어지며 인기는 급격히 하락한다. 실제로 1부에서 성공한 뒤, 2부, 3부로 이어가며 처음 설정한 스토리 세계관과 캐릭터가 무너지는 작품도 심심찮게 보인다. 이것은 비단 한국 웹툰만의 문제점은 아니지만,(일본 만화, 원피스의 경우도 초기설정과 현재 연재되고 있는 세계관 간에 오류가 있는 것이 지적된다.) 용두사미의 웹툰 작품은 완성도 면에서는 아쉬운 대목이다. 

▶ 양산형 방식의 웹툰

 웹상에 무료 만화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한 지 어느덧 15년이 훌쩍 지났다. 작품 수와 작가 수는 증가하였으며, 디지털 만화서비스 제공 플랫폼 산업은 계속해서 성장하였다. 하지만 이에 반해 K웹툰의 작품 수준은 초기 단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양산형 웹툰으로 변모하며 공장식으로 찍어내며 디지털 만화의 형태를 띠며, 퀄리티적인 면에서 한계에 도달했다. 

 웹툰은 매주 독자에게 실시간으로 평가받는 피드백이 가장 빠른 콘텐츠 중 하나로 매회 스토리에 기승전결을 녹여내 다음 편이 궁금하도록 유도해야 하기 때문에 사건 발생과 사건 해결이라는 스토리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마치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일일 드라마와 유사한 형태다. 여기에 옴니버스식의 스토리를 구성하면서 매회 마다 새로운 갈등을 양산하며 빠른 호흡을 갖는 웹툰은 조금만 스토리 전개가 느슨해지면 지루하다는 비난의 화살이 댓글 창과 별점을 통해 즉각적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소비적인 문화의 웹툰은 피상적이고 즉각적으로 반응하는 콘텐츠의 시험 무대에 국한해 이용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전개속도가 빠른 웹툰의 특성은 지속적인 관심을 끌어내는 장치지만, 동시에 단점이 된다. 대(大)서사적 구조의 작품을 기대하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단편적이고 일률적인 반복된 갈등 구조가 오히려 지루함을 일으키는 결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한 예로, 액션물에서 이러한 구조가 많이 사용되는데, 만화 주인공은 언제나 자신보다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고 우열 곡절 끝에 이를 극복해내는 형태를 무한히 반복한다. 더는 강한 상대가 없어 보였지만 상대를 넘어서고 나면 또다시 강한 상대를 만나게 되는 마트료시카적인 구조는 해당 작품에 대한 불만을 넘어 전반적인 웹툰의 퀄리티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진다. 

 웹툰 플랫폼의 비약적인 성장과 더불어 10대에 처음 웹툰을 경험했던 독자들은 성인이 되면서 디지털 만화를 즐기는 연령대는 계속해서 확장 중이다. 빠르게 소비되는 문화 콘텐츠를 즐기는 MZ세대의 특성에만 집중된 웹툰이 지속적인 콘텐츠 강자로 살아남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퀄리티를 수반한 예술성 있는 작품의 등장이 필요한 때이다.

▶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콘텐츠가 갖는 의미
 
 최근 인기몰이를 하는 <오징어게임>, <지옥>을 통해 세계적으로 K문화콘텐츠 한류 열풍을 만들며 세계인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와 함께 글로벌 시장에서 웹툰이 차지하는 의미와 영역 또한 점점 확장되는 추세다.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만화 산업백서 자료에 따르면 포괄적 의미에서 글로벌 웹툰시장  규모는 100조 원대 시장 가치를 보이고 있으며, 전 세계 웹툰 플랫폼 1위인 N사는 2014년부터 영어, 일본어, 태국어, 프랑스어 등 10개 언어로 글로벌 서비스를 구축을 통해 현재 100개 이상의 국가에서 구글 플레이 만화 분야 매출 1위에 올라 있다. 

16) 16)  한국콘텐츠진흥원, 『2020만화 산업백서』, p28

2019년 11월, 미래에셋대우리서치센터는 웹툰을 종이만화책의 디지털 버전으로 보면 7 조 원의 시장이지만, 스마트폰에  최적화된  새로운 콘텐츠로 인식하면 100조 원의  모바일 콘텐츠 시장이 된다고 밝혔다. 현재 웹툰의 세계화 성장 과정은 유튜브의 10년 전의 모습과 유사한  흐름이라고  예측하며 네이버웹툰과  카카오페이지의 기업 가치를  7.5조 원, 3.4조 원으로 전망했다.

최근 N사 웹툰 플랫폼을 통해 발굴할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 『로어 올림푸스』는 영어 단행본이 출시되며 북미 시장에서도 성과를 거뒀고, 지난 8월에는 한국 웹툰시장에도 정식 연재를 시작했다. 거대해진 플랫폼을 통해 현지 작가 및 해외 작가의 이동이 용의해짐에 따라 나타나는 현상으로 보인다.

이제는 한국 웹툰도 수출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해외 웹툰과의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유할 수 있도록 양질의 콘텐츠가 필요하게 되었음을 시사한다. 비약적으로는 K웹툰 플랫폼을 이용한 외국 작품들이 한국 웹툰 시장을 점령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다. 

 또한, 2014년부터 N포털사는 북미 시장에 웹툰 플랫폼 산업 투자를 통해 상당수의 구독자를 확보하였지만, 그 연령대는 24세 미만이라는 점, 미국 웹툰 시장 내 한국 작품 비중이 떨어지며 현지 작품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커짐에 따라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성장이 필요한 것은 분명하다. 미국 코믹회사 ‘마블코믹스와 디씨코믹스’ 미국의 만화영화 제작사 ‘디즈니’가 갖는 그들만의 색채처럼, 차별화된 K웹툰만의 색과 가치를 지닌 콘텐츠적인 성장이 필요한 시점이다.

『로어 올림푸스』,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 /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로어 올림푸스』, 레이첼 스마이스 작가 /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웹툰 주요 플랫폼의 해외 수급 생태계/미래에셋대우 리서치 센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웹툰 주요 플랫폼의 해외 수급 생태계/미래에셋대우 리서치 센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 확장적시각과 융합이 필요

 4차 산업 혁명시대의 키워드는 융합이다. 최근 주 5일 연재로 뜨거운 감자에 놓여있는 웹툰, 『쇼미더럭키짱!』은 종이만화 작가로 유명한 김성모 작가가 그림을 맡았고, 『외모지상주의』 박태준 작가가 스토리 구성을 맡으면서 웹툰계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왔다. 김성모 작가만의 종이 만화스러운 그림체와 스크롤 방식으로 읽히는 웹툰에 최적화된 스토리를 창작 작가인 박태준의 협업은 독자에게 신선함과 재미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내며 인기순위 1위에 등극하였다. 

 이러한 융합적인 콘텐츠는 과거 만화를 즐겼던 세대의 디지털만화 유입을 증가시키는 것을 넘어, 해외시장으로 K웹툰이 진출하기 위한 하나의 방안을 제시한다. 국가마다 독자가 친숙하게 느끼는 만화 그림체가 다른데, 외국 작가의 그림에 한국식 스토리를 입힌 작품을 연재하며  독자들로 하여금 이질감을 줄여나감으로써 세계시장의 독자들에 친숙하게 접근하는 하나의 방안이 될 것이다. 

『쇼미더럭키짱!』 글 박태준 / 그림 김성모 1화/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쇼미더럭키짱!』 글 박태준 / 그림 김성모 1화/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쇼미더럭키짱!』 글 박태준 / 그림 김성모 1화/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쇼미더럭키짱!』 글 박태준 / 그림 김성모 1화/네이버 웹툰[사진제공=한국현대문화포럼]

또한, 웹툰은 콘텐츠 특성을 살려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하는 것을 넘어 다양한 세계관으로 확장된다. 급부상하고 있는 메타버스세계에 웹툰 세계관을 접목시켜 각 만화 캐릭터들이 살아 숨 쉬는 공간을 제공하며, 실제로 독자와 소통하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가령, 완결 작품으로 막을 내린 캐릭터들이 메타버스 공간에서 자신이 출연한(?) 작품에 대해 실시간으로 독자와 소통하거나, 가상의 기자회견 현장을 만들어 해명하는 시간을 가질 수도 있다.

나아가 음악과 관련된 웹툰은 실제로 가상현실에서 콘서트를 개최하는 등등, 웹툰의 확장과 관련된 방안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서는 플랫폼 시장에서의 국내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전 세계무대에서 K웹툰만이 갖는 차별성이 있을 때 가능하다. 

김장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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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dhsrlawkdd@k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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