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홍준표 의원, 상임고문 수락 조건 제시...‘종로 최재형, 대구 중·남구 이진훈 공천’ 요청으로 내홍, 윤석열 후보·홍 의원 ‘원팀’ 불확실
[정웅교의 정치분석] 홍준표 의원, 상임고문 수락 조건 제시...‘종로 최재형, 대구 중·남구 이진훈 공천’ 요청으로 내홍, 윤석열 후보·홍 의원 ‘원팀’ 불확실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2.01.2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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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이 어제(1월 19일) 만찬 회동을 갖고 윤 후보는 홍 의원에게 선거대책본부 상임고문을 맡아 선거를 적극 도와달라고 요청했고 홍 의원은 수락 조건으로 윤 후보에게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를 취해 국민 불안을 해소할 것과 처가 비리를 엄단하겠다는 대국민 선언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제안을 했다고 자신이 운영 중인 온라인 플랫폼 '청년의꿈'을 통해 밝혔다.

홍 의원은 여기에 더해 국정운영 능력을 담보할 만한 조치의 일환으로 탕평 인사 차원에서 홍 의원의 대선 후보 경선 캠프에서 자신을 도왔던 최재형 전 원장과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을 각각 3월 9일 대선과 동시에 실시되는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에 공천해줄 것을 윤 후보에게 제안했다. 

그러나 국민의힘 지도부와 윤석열 후보 측은 서울 종로와 대구 중·남구 보궐선거 공천 관련 홍 의원의 제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한편 홍 의원은 20일 자신의 제안에 대한 당내 비판에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로 인해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의원 간 '원팀' 구성이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경선 경쟁자였던 두 사람의 19일 만찬 회동을 계기로 홍 의원의 선대본부 합류가 극적으로 성사될 것으로 기대됐으나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국회의원 보궐선거 중 서울 종로구와 대구 중·남구 공천 문제가 뇌관으로 급부상하면서 향후 윤 후보와 홍 의원 간 갈등이 격화돼 원팀 구성이 불가능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홍 의원 제안에 우회적 비판...이준석 대표도 의견 표명

권영세 국민의힘 선대본부장 겸 사무총장은 1월 20일 국회에서 열린 선대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당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절체절명이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며 "만일 그러지 못한 채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라고 홍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권 본부장은 회의 후 '홍 의원을 겨냥한 발언이었나'는 기자 질문에 "드릴 말씀이 없다. 있는 그대로 이해해 주시고, 거기에 대해 특별히 보태지 않겠다"고 했다.

당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대구시장 출마를 염두에 두고, 이진훈 전 구청장과 대구에서 '러닝메이트'를 하려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이준석 대표는 1월 20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지금 와서 보면 저는 얼마나 참 사심 없는 사람인가. 세상에 어떤 사람이 지하철 인사하는 걸 요구 조건으로 걸겠나"라고 말했다.

지난 1월 6일 윤 후보와의 갈등 봉합 과정에서 자신이 내놨던 요구 사항과 비교하며 홍 의원의 요구를 우회적으로 비판한 것으로 보인다.

2.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 홍 의원의 공천 요구에 부정적인 당 공식 입장 발표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홍 의원이) 추천한다고 무조건 공천이 된단 건 아니고 당이 국민과 함께 이뤄내온 합리적 의견 수렴, 정당한 절차를 통해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변인은 "홍 의원이 훌륭한 분을 추천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리지만 추천했다고 해서 바로 공천되는 건 우리 당의 민주적 절차에 걸맞지 않고 우리 의사 구조와도 맞지 않기 때문에 윤 후보는 공정과 상식이란 원칙 하에서 공천을 할 것이다. 추천된 분과 또 다른 출마 희망자들이 함께 투명한 과정 속에서 최종 후보자가 결정될 것이라는 원칙을 말씀 드린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홍 의원이 '청년의꿈'에서 밝힌 두 가지 사안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공감한다. 후보도 꾸준하고 일관되게 그런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에 다 받아들인다는 뜻이나, 공천 문제에 관해선 당의 투명하고 합리적 의사결정 구조에 따라 진행될 것"이라며 재차 무조건적 공천 수용은 어렵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이 대변인은 이어 "어제 윤 후보가 홍 대표에게 상임고문직을 맡아 선거에 참여해 달라고 부탁했고, 홍 대표도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하면서 받아들이면 돕겠다고 했다. 후보와 선대위는 두 가지 조건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홍 대표는 우리와 함께가야 할 동반자라는 결론을 맺었다. 그래서 우리가 모시고 싶어하는 것"이라며 "홍 의원도 적극적으로 선거에 참여해서 정권교체에 애써줄 걸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대변인은 홍 의원의 '처가 비리 엄단 선언' 요구에 대해서는 "윤 후보는 모든 사람은 법 앞에 평등하다, 예외없다, 처가도 예외가 될 수 없단 걸 꾸준히 밝혔다. 앞으로 그런 것을 선언하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한편 홍 의원은 이날 한 언론과의 통화에서 "둘 다 깨끗한 사람이며 행정능력이 뛰어나 윤 후보의 국정능력을 보완해줄 것"이라며 두 사람을 추천한 이유를 설명했다.

3. 윤석열 후보, “공천에 관여할 생각 없어” 

윤석열 대선 후보는 홍준표 의원이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2개 지역에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과 관련 “저는 공천 문제에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윤 후보도 1월 20일 당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홍 의원의 전략공천 요구에 대해 “공정한 원칙에 따라서 한다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공천관리위원회를 구성해서 공관위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서 하는 것을 저는 원칙으로 세워놨다”고 밝혔다.

윤 후보는 이어 ‘공천 제안으로 인해서 당내 파열음이 나온다’는 지적에 대해 “그런 이야기가 있을 수 있겠다. 저는 아직 듣지 못했다. 공정한 위원회를 구성해서 위원회에다 맡기고 저는 공천 문제는 직접 관여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윤 후보는 “공정한 원칙에 따라 공천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공천관리위원회가 공정하게 정한 기준과 방식에 따라 하는 것을 원칙으로 세웠다. 더 구체적인 말씀을 드리기 어렵다. 어떤 사람이 공천되느냐, 어떤 방식으로 공천을 하느냐는 것은 정당이 선거에 임하는 태도와 방식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것이다. 훌륭하고 전문성 있는 분이 오시면 국정 운영에 도움되는 면이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국민의힘이 국회의원 선거를 어떤 식으로 치를 것인지에 대해 국민에게 애티튜드(태도)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4. 홍준표 의원, ‘공천 요구’에 대한 당내 비판에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어떻게 후보하고 이야기한 내용을 가지고 나를 비난하느냐. 그건 방자하기 이를 데 없다”고 말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을 해서 정리를 했어야 한다. 자기들끼리 염불에는 관심이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서, 공개적으로 갈등을 증폭시키는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대선이 되겠느냐”며 권영세 선대본부장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홍 의원은 “깨끗한 사람이고 행정 능력 뛰어난 사람이고, 국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종로에 최재형 전 원장 같은 사람을 공천하게 되면, 그런 사람들이 대선의 전면에 나서야지 선거가 된다. 국민이 불안해 하니까, 국정 능력을 담보할 수 있는 조치 중에 하나로 요청을 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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