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웅교의 정치분석] 안철수의 ‘여론조사 방식 야권 후보 단일화’ 고난도 고차방정식, 압도적 정권교체 최대 관문...윤석열 후보, 해법에 고심
[정웅교의 정치분석] 안철수의 ‘여론조사 방식 야권 후보 단일화’ 고난도 고차방정식, 압도적 정권교체 최대 관문...윤석열 후보, 해법에 고심
  • 정웅교 기자 210ansan@naver.com
  • 승인 2022.02.14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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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대선 정국의 블랙홀은 물론 대선 승패의 최대 변수
- 야권 후보 단일화 성공한다면 압도적 정권교체 가능성 높고, 야권 단일화 실패하면 윤석열 후보 위기에 직면
- 안 후보, 윤 후보에게 고난도 고차방정식 제시 목적은 세 가지...윤 후보가 경선 수용하면 후보·대통령 될 수도, 공동정부 등 양보 얻고 차차기 발판 마련, 야권 단일화 불발 시 차선책 이재명·안철수 후보 단일화 추진 명분
정웅교 기자
정웅교 기자

[경인매일=정웅교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대선후보 등록 첫날인 13일 오전 후보 등록 절차를 마친 후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특별기자회견을 했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며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게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야권 후보 단일화를 공식 제안했다.

1. 안철수 후보의 '여론조사 경선' 방식의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 제안의 정치적 함의 및 목적

대선 후보 등록인 첫날 안 후보가 전격적으로 야권 대선후보 단일화를 제안하면서 '야권 후보 단일화' 이슈가 대선 정국의 블랙홀은 물론 대선 승패의 최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철수 후보가 '여론조사 경선' 방식 단일화라는 고난도 고차방정식을 윤 후보에게 선제적으로 제시함에 따라 그동안 여론조사 방식이 아닌 일대일 담판에 따른 단일화를 염두에 둬온 윤석열 후보가 어떤 해법으로 풀 수 있을지, 또는 못 풀고 야권 단일화가 무산될지 여야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만약 우여곡절 끝에 윤석열·안철수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한다면 압도적인 정권교체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에 야권 단일화가 실패하여 안철수 후보가 3월 9일 대선일까지 완주하거나, 이재명·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가 성사된다면 윤석열 후보가 위기에 직면할 것이다.

여러 대선 여론조사의 야권 단일 후보 적합도 또는 경쟁력 조사에서 대부분의 경우 안철수 후보가 우위를 보이고 있다. 

▲ 여기에는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도 상당히 포함돼 있다. 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 이유는 두 가지이다.

첫째, 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서 안철수 후보의 본선 경쟁력이 약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둘째, 민주당 지지층 입장에서 윤석열 후보에 비해 안철수 후보에 대한 적대감이 덜한 측면도 있다.  

▲ 안철수 후보가 윤석열 후보에게 고난도 고차방정식을 제시한 목적은 세 가지이다.

첫째,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만약 윤 후보가 안 후보의 '여론조사 경선' 방식을 수용한다면, 안 후보가 야권 단일 대선 후보가 될 수 있고, 이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둘째, 윤석열 후보 측이 수용하기 힘든 제안을 함으로써 책임 총리제와 내각 지분 등을 골자로 한 공동정부 구성 등 최대한 양보를 윤 후보로부터 받아내어 차차기 대선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포석이다.

셋째, 만약 윤 후보 측이 안 후보의 제안을 거절할 경우 차선책으로 이재명·안철수 후보 간 단일화를 추진할 명분을 축적하기 위한 것이다.  

2. 안철수 후보, 13일 야권 대선 후보 단일화 제안 기자회견 내용

안 후보는 후보 등록 첫날인 이날 오전 등록 절차를 마친 뒤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한 특별기자회견에서 "더 좋은 정권교체를 위해, 즉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의 길을 가기 위해 야권 후보 단일화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야권 후보 각자는 자신의 길을 걸어왔다. 하지만 정권교체를 통한 구체제 종식과 국민 통합을 통해 미래로 가자는 목표를 동시에 이루는 건 어느 한 사람만의 힘만으로는 어렵다. 특히 당장 극복해야 할 지금의 위기와 미래 지향적인 개혁 과제들을 수행해 나가려면, 선거에서 이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신뢰 속에 압도적 승리가 뒷받침되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야권 후보가 박빙으로 겨우 이긴다고 하더라도 식물 대통령이 될 가능성이 높다. 압도적 승리를 위해서는 단일화 방식이 두 당사자와 지지자들은 물론이며 아직 후보를 정하지 못한 국민들도 동의할 수 있는 합리적 방식이어야 한다”며
“그래야만 누가 후보가 되든 지지자들을 설득해서 온전한 통합과 화학적 결합, 그리고 확장성 있는 지지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먼저 차기 정부의 국정 비전과 혁신 과제를 국민 앞에 공동으로 발표하고 이행한 것을 약속한 후, 여론 조사, 국민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정하고, 누가 후보가 되든 서로의 러닝 메이트가 되면 압도적 승리를 이끌어낼 수 있다”며 여론조사 국민경선을 제안했다.

그러면서 “승리 후에 차기 정부가 성공한 정부가 될 수 있도록 서로의 부족한 점을 메워 주며 함께 노력해 나갈 수 있을 거다. 누가 더 미래를 이끌 적임자인지는 오롯이 국민의 판단에 맡기면 경선은 복잡할 일도, 시간 끌 일도 없다. 나는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모든 조건을 수용하기로 결단함으로써 정권교체의 기반을 만든 사람이다. 그 결과, 제가 아닌 국민의힘 후보가 시민의 선택을 받았고, 야당이 정말 오랜만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그때 합의한 방식과 문항이 있다. 따라서 단일화 경선 방식을 두고 다시 원점에서 논의할 이유는 없다. 상식에 기반해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양당이 합의했던 기존 방식을 존중하면, 윤 후보 말씀대로 짧은 시간 안에 매듭 지을 수 있다. 제 제안에 대한 윤 후보의 진정성 있는 화답을 기대한다”며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시 여론조사 방식을 적용하자고 말했다.

안 후보는 “제가 이러한 제안을 드리는 이유는, 제가 완주한다고 그렇게 이야기해도 집요하게 단일화 꼬리만 붙이려고 하니 차라리 선제적으로 제안해 국민의 판단과 평가에 모든 것을 맡기고 제 길을 굳건히 가는 것이 안철수의 이름으로 정권교체 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2021년 4월 7일, 정권교체의 교두보를 만들기 위해 함께 싸워 이겼듯이, 2022년 3월 9일, 대한민국 미래를 위해 함께 손 잡고 승리하자. 이제 선택은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에 달려 있다”고 밝혔다.

작년 4월 7일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국민의힘 오세훈 당시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당시 후보는 여론조사 기관 2곳이 각각 1천 600명을 대상(무선전화 100%)으로 '적합도'(800명)와 '경쟁력'(800명)을 절반씩 물어 조사한 결과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단일화 승패를 결정했다.

3.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이준석 대표·이양수 수석대변인, 안철수 후보 제안에 대한 반응

▲ 이양수 국민의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13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100% 국민여론조사 방식을 통한 야권 후보 단일화 제안에 대해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다"며 안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거부했다.

이양수 수석대변인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안 후보가 밝힌 야권통합 원칙은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국민적 요구를 수용한 것으로 긍정 평가한다"고 밝혔다.

그는 "그러나 안 후보가 국민경선이라 지칭해 제안한 방식은 정권교체를 원하는 국민적 요구에 오히려 역행할 위험을 안고 있다.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안 후보 간 지지율 격차가 큰 상태에서 정권교체를 바라지 않는 더불어민주당과 이재명 대선 후보의 농간에 넘어가 야권분열책으로 악용될 우려가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 수석대변인은 "안 후보가 정권교체라는 국민적 열망과 대의를 존중해 야권통합을 위한 용기 있는 결단을 내려주길 기대한다. 윤 후보는 열린 마음으로 안 후보와 야권통합을 위한 허심탄회한 논의를 해나갈 것"이라고 윤·안 후보 간 담판 형식의 단일화를 고수했다.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13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안 후보의 기자회견 일부 영상 링크를 걸고 “매일 네이버 켜고 자기 이름만 검색하고 계시니까 세상이 본인 중심으로 돌고 단일화 이야기만 하는 걸로 보이시는 겁니다”라며 날을 세웠다.

이어 “토론에서 다른 사람에게 말할 기회 15초 나눠주는 것도 대단한 인심 쓰듯 하는 사람과 뭘 공유합니까”라며 비판했다.이 대표는 안 후보와의 단일화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대선 정국 내내 견지해왔다. 지지율에 있어 앞서 나가는 후보가 단일화를 제안할 필요가 없고 단일화 없이 승리할 수 있다는 입장이었다. 

▲ 윤석열 대선 후보도 13일 오후 서울 송파구 한 호텔에서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면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한 대의 차원에서 제안하신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를 한다”면서도 “고민해보겠습니다만, 아쉬운 점도 있다”고 말했다.

4. 안철수 후보, 자신의 제안에 대한 국민의힘의 사실상 거부에 반박·비판 

안철수 대선 후보는 국민의힘이 자신의 '여론조사 경선' 방식 단일화 제안에 대해 사실상 거부 의사를 나타낸 것과 관련 13일 "더 이상 제가 할 말은 없다"고 밝혔다.

안 후보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여기서 이게 안 되면 어떻게 되고 이런 시나리오는 전혀 없고, 이제 국민의힘이 답할 차례"라며 이같이 말했다.

안 후보는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유일한 제안이다. 확실한 것은 저는 이제 더 이상 할 말은 없다"고 단호하게 말해 여론조사 방식 단일화를 고수했다.

그는 국민의힘의 ‘역선택 우려’와 관련 "오히려 제가 역선택 당할 우려가 크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일대일로 싸우면 저는 거의 더블로 격차를 벌리는데 역선택은 오히려 윤 후보에게 유리한 것이다‘며 반박했다.

안 후보는 ‘안 후보의 용기 있는 결단’을 촉구한 국민의힘이 논평과 관련 "중간에 포기하라는 말을 어떻게 공당 후보에게 할 수 있나"라며 비판했다.

그는 '담판 방식의 단일화는 불가한 것이냐'는 질문에 "여론조사에 대한 담판이면 몰라도 뭘 포기하라는 식은 안 된다"며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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