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삼월의 마지막 날 봄날은 온다
[덕암 칼럼] 삼월의 마지막 날 봄날은 온다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3.3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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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연분홍치마가 봄바람에 휘날리더라. “ 구성지고 한이 맺힌 듯 애절한 목소리로 봄날은 간다던 장사익 가수의 노래는 남녀간의 사랑을 주제로 만남의 반가움과 이별의 아픔을 시적으로 표현한 곡이다.

필자 또한 애창곡으로 평소 쌓인 한을 소리로 풀어낼 때 즐기는 곡인데 요즘처럼 온국민이 힘든 시기에 개사한 노래로 멋들어지게 바꿔보면 어떨까 싶다. 기쁨과 슬픔이 교차하더라도 봄날은 오고 있다고, 절기상 봄은 오고 가듯 우리네 삶도 이제는 봄이 올 때가 되지 않았을까.

코로나19는 특성상 겨울이 성수기고 기온이 올라가면 다시 움츠러들다 사라질게 아닌가. 오늘은 3월의 마지막 날로써 지난 한달 동안 어떤 일이 있었을까.

그냥 지나가도 될 것을 왜 굳이 돌아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연말이면 지난 한해를 돌아보면서 월말이면 지난 한 달을 돌아보는 것이 다음 달을 위해 새로운 각오도 하고 미리 계획을 세워 하나라도 더 가치 있고 보람 있는 일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루의 계획은 아침에 하고 십년은 나무를 심고 백년의 계획은 교육에 있다한다. 내일 일도 모르는 사람들이 오늘 하루를 대충 산다면 부실한 단면이 모여 부실한 전체가 되는 것이다.

3월을 돌아보면 삼일절로부터 시작해서 개구리가 입을 연다는 경칩, 봄의 알리는 춘분, 대통령선거, 각종 기념일들이 줄줄이 지나갔다.

곳곳에 하얀 목련이 꽃봉오리를 맺기 시작했고 들에는 봄나물들이 고개를 내밀었다. 개인적으로 필자는 한글 글자크기 10포인트에 원고분량 13매 짜리 칼럼을 23회나 작성했고 37년째 쓰는 일기에는 3월 한 달 동안 눈뜰때부터 잠들때까지 모든 동선이 낱낱이 적혀있었으니 볼펜으로 깨알같이 적어놓은 일기장이라는 종이 타임머신이 남은 것이다.

물론 앞으로도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적어보겠지만 훗날 덕암 칼럼이 한 국가의 단면을 볼 수 있는 기록으로 가치를 존중받는다면 노벨상은 몰라도 기네스북에는 오르지 않을까.

사람이 살면서 남는 건 대·소변과 입고 있던 옷가지가 아니라 글과 사진과 녹음한 말이다.

돌아보면 자전거가 자동차가 되기까지 미친 사람들의 열정과 무모한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조선팔도를 거지처럼 돌아다닌 덕분에 김정호의 대동여지도가 있었으며 목숨 걸고 온갖 화약을 시험해본 최무선이 있었기에 국방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덕암 칼럼은 정당·종교 등 어떠한 분야에도 치우치지 않고 진솔한 내용을 토대로 대한민국의 이모저모와 지난 3월을 써낼 수 있는 이유가 되었던 것이다.

하루를 귀히 여기지 않으면 일년도 십년도 그냥 가는 세월이지 특별히 시간 귀한 줄 모르고 살게 되는 것이니 이미 지난 시간은 보내고 내일부터 오는 4월에 대한 기대를 모아보자.

4월에는 무슨 일이 있을까. 아지랑이 가물가물 피어오르는 봄날 절기상 음력 춘삼월이니 나무를 심는 식목일도 있고 조상의 묘소라도 손보는 한식날도 있다. 19일엔 혁명 기념일, 20일은 곡우, 22일은 자전거의 날에 25일은 법의 날이기도 하다.

그동안 미리 앞당겨 사회 각 분야의 대표자를 미리 예약해서 인터뷰도 하고 홀연히 훌쩍 여행도 다녀보는 그런 4월이었으면 한다.

4월에는 온도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의 지갑에도 봄날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각박한 민심은 조금만 허리를 펴야 남을 살펴볼 수 있는 각도가 나온다. 당장에 허리띠를 졸라매고 누가 누구를 살필까.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각자가 알아서 뛰어다니고 나서지 않은 일반 국민들은 각자의 생존권을 위해 고군분투 하는 노력이 자생의 길을 여는 것이다.

언제까지 정부가 준다는 방역지원금이나 혹시 모를 로또나 비트코인에 행운의 기대를 걸까.

그래서인지 토요일 저녁이면 로또 판매점마다 길게 장사진을 이룬다. 대구의 모 판매점은 1등만 열 번도 더 나오는 덕분에 유명세를 타고 늘어선 줄만도 100m가 넘는다.

봄날은 그렇게 오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게 정성을 다하고 하루하루를 귀히 여기며 입에 들어가는 밥도 중요하지만 산에 나무 한 그루라도 식재함으로써 자연과 더불어 살아감을 공감하는 것도 방법중 하나다.

그러한 여유로 필자가 해마다 추진해 온 식목일 행사는 올해도 어느 곳에 어떤 수종을 심어야 할지 행복한 고민을 하게 되는 것이다.

10년 전 심었던 나무가 이제 제법 가지를 팔처럼 벌리고 반겨준다. 앞으로 20년·30년 지나 거목이 되었을 때 그 그늘에 기대어 앉아 돋보기 안경 너머 책이라도 읽을라 치면 오늘이 이 글과 현재 오십대 중년의 모습이 어떻게 회상될까.

서기 2000년 과연 그날이 올까했지만 2022년이 되었고 2050년이나 2060년쯤 자라는 아이들이 사회의 주역이 되었을 때 부끄럽지 않은 현재를 만들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한정된 시간을 아껴 시간 대비 가치 있는 발전이 병행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 길은 시간을 아껴 3월보다 나은 4월, 2022년보다 나은 2023년으로 한걸음씩 옮겨가야 하는 것이다.

오늘은 고양시 어울림 극장에서 200명도 넘는 국내 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28년째 이어지는 예술인공로상 시상식에서 국내 유명가수들과 필자의 1:1 인터뷰 일정이 줄줄이 잡혀있다.

3분씩만 계산해도 5시간이라는 인터뷰 대장정, 또 하나의 추억이자 삶의 가치 창출로 남을 것이라 예상한다.

지난 2021년에도 ‘고맙소’라는 노래로 인기 정상을 달린 조항조 가수외 37명이 가수들을 릴레이로 인터뷰하여 유튜브에 올린 기록이 지금도 ‘덕암 스토리’를 검색하면 볼 수 있다.

올해는 80명 이상의 인기가수들을 초대했고 3월의 마지막 밤은 문화예술인들과의 반가운 만남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화려한 조명, 각자의 기량과 평소 쌓은 노력에 주어지는 트로피에는 대한민국 전국민의 열정과 흥을 만들어낸 예술인들만의 축제다.

“꽃이 피면 같이 웃고 꽃이 지면 같이 울던 알뜰한 그 맹세에 봄날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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