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암 칼럼] 건강이 최고라며
[덕암 칼럼] 건강이 최고라며
  •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kyunsik@daum.net
  • 승인 2022.04.07 12: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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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경인매일 회장 김균식

한동안 국민들이 입으로 흥얼거렸던 대중가요 중 진성 가수의 보릿고개라는 노래가 있었다.

소년가수 정동원이 선택하여 많은 팬들이 열광했던 노래, 가사에는 구구절절 배고픈 시절의 어려움과 굶주린 환경을 쉽게 연상할 수 있는 내용들이 담겨있는데 특히 제때 먹이지 못한 어머니의 한숨이 한이 되는 장면은 잘 먹고 사는 지금시대에도 공감대를 샀다.

이때만 해도 배고파 죽겠다던 환경이 지금은 배불러 죽겠다고 변했으며, '먹방'이라는 전대미문의 용어가 인기를 끌면서 얼마나 맛있게 먹느냐에 따라 시청률이 올라가는 기이한 현상도 현실이 됐다.

허리가 휘도로 고생하시던 60, 70년대 여성들의 시대가 가고 온갖 전자제품과 여성중심의 다양한 컨텐츠가 개발되면서 살을 빼느라 온갖 정성을 들이는 게 대세다.

어쨌거나 식량 걱정은 안하는 시대에 살면서 평균수명도 늘어나게 됐고 얼마나 건강하고 행복하게 사느냐가 관건이 됐다.

육체적인 배고픔 보다는 정신적인 만족감이 우선시되는 세상을 살면서 병원은 치료와 사전 예방을 위한 진료로 그 영역이 넓어졌다.

치아가 빠져도 그냥 살던 사람들이 임플란트로 치아를 대체하고 걷지 못하는 환자들도 휠체어로 어디든 다닐 수 있는 환경이 도래하면서 이제 국민들의 의료보건지수는 선진국 못지않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 모든 게 하루아침에 이루어졌을까. 당연히 아니다. 국민들의 의식수준 향상과 의료분야의 연구, 발전, 정치권의 관련법 개정 등이 시대적 흐름에 따라 빠른 속도로 변화에 순응하면서 얻어진 것이다.

6.25 동란 이후 처참한 폐허에서 눈부신 대한민국으로 발전한 요인 중 하나가 건강하게 잘 먹고 잘사는 것이며 기왕이면 아프지 않고 자신의 육체를 돌보는 것이다.

오늘은 제50회 보건의 날이다. 보건하면 선뜻 떠올릴 수 있는 게 각 지방자치단체의 보건소다. 소속은 행정기관이지만 의료기능을 갖추고 일반 시민들의 건강에 정부차원의 정책을 적용하는 일종의 보조 개념이다.

전염병과 에이즈 등 특수질병에 대한 통계, 약국이나 병원 등 건강관련 인, 허가는 물론 지도 단속권까지 갖고 있어 의료관련종사자들 입장에서 볼 때 보건소는 사실상 상급기관이나 마찬가지다.

특히 이번처럼 코로나19 발병 시 대 시민 방역체제의 대응시스템을 관리해야하는 중책을 맡은 바 그 노고는 상당하다 할 것이다.

기승을 부리던 전염병으로부터 국민들의 건강을 지켜야할 의료진, 방역당국, 일반 약국은 물론 방역 지침까지 일괄 관리하며 신경을 곤두세운 지 2년이 지났다.

일각에서는 의료분야의 종사자들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환자들을 돌보고 있는 점을 감안, 간호법을 제정하자며 목소리를 올리고 있고 보건관련 예산을 증액해야 한다는 의견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어떤 분야든 예산은 발전을 위한 첫째 요건이다.

약국이나 병원에서 청구하는 의료보험수가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올라가고 심사평가원을 거쳐 다시 청구기관으로 돌아가는 만큼 필요한 재원이 충당되었을 때 그러한 흐름은 원만해 지는 것이다.

물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일부 문제점도 있지만 전 세계 어디를 가도 대한민국처럼 저렴한 비용으로 약 처방이나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나라도 드물다.

오죽하면 외국에서 원정수술 받으러 오는 경우가 속출하여 국회 청문회에서도 논란이 되었을까. 국민건강의 사령탑인 보건복지부는 정부 산하 기관으로서 건강과 삶의 질적 향상을 추구하는 부서다.

오늘 같은 날 관련 공무원들의 자체 기념식이나 포상도 좋지만 작은 시골 보건소에서 묵묵히 일하는 종사자들과 보조업무를 맡은 분야의 모든 분들의 업무환경이 개선되기를 바라본다.

오늘도 선별진료소에서 방역복에 마스크를 쓴 채 구슬땀을 흘리는 의료진들을 보면서 무슨 말이라도 하고 싶지만 말보다 시원한 음료수라도 권해 보는 게 어떨까.

밝은 미소와 함께 건네는 한 병의 음료, 수고 많다며 힘내시라고 전하는 한마디는 그 어떤 말보다 큰 힘이 될 것이다.

당연한 것처럼 여기고 월급 받는데 왜 그래야 하느냐며 민원인이 왕인 것처럼 착각한다면 어찌 함께 사는 사회가 될 것인가.

필자도 이번 코로나19로 인해 적어도 10번 이상은 검사를 받아봤다. 노부모를 모시는 입장에서 수시로 병원을 들락거리니 한 번씩 검사받을 때 마다 여간 곤욕이 아니다.

적당히 찔러 넣길 바라지만 검사하는 의료진의 고지식한(?) 검사 방법은 변하지 않았고 눈물이 찔끔 날 만큼 아찔한 검사가 무척이나 불편했다.

하지만 입장 바꿔 하루 한 두 명도 아니고 수 십 명의 콧구멍을 쑤셔대야 하는 상대방은 얼마나 곤혹스러울까 하는 마음에서 참게 된다.

검사소 앞에 길게 줄이어선 대기줄 을 보면서 필자에게 저 많은 사람들을 죄다 검사하라면 아마 한 시간도 못 버티고 줄행랑을 쳤을 것이다.

2년째 이어지는 코로나19와 관련, 어려움을 겪은 곳이 과연 선별검사소뿐일까.

백신접종 주사, 코로나 확진자에 밀려 치료조차 못 받았던 일반 환자들, 장례식장과 화장터는 연일 혼잡한 상황이 이어지는가 하면 연일 새롭게 발견되는 신종 변이는 방역당국의 모든 종사자들을 초 긴장상태로 몰아간다.

2020년 2월 발병이후 지금까지 약 2년 2개월, 매일 300명 이상이 코로나로 사망하고 연일 30만 명의 확진자가 발생하는 작금의 현실을 상상이나 했을까.

백신 부작용에 대한 의혹이 무성한 가운데 정부는 어린이 대상 백신주사접종을 강조하며 홍보에 열을 올린다.

확진자 중 대다수가 백신 접종자라 백신의 효과에 대해서도 별반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 보건의 날 국민의 건강이 혼란의 소용돌이 속으로 휘말려 가고 있는 분위기다.

지금이라도 정부는 특정 인물 추켜세우기 연출보다 전문 의료진과 함께 현실적이고 심도 깊은 대책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제 영웅은 필요없다. 3월 한 달에만 6,000명 이상이 코로나로 사망하고 매월 1,000명 이상이 자살하는 현실에 봉착했다. 이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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